DIY산업성장, 남성이 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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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70해를 넘긴 남편에게 장봐오기를 부탁한다면, 성공률은 과연 몇 퍼센트나 될까.
일본에서 DIY산업이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남성들의 역할이 큰 듯하다. 일본 DIY 전문 전시회 홈센터 쇼에서 어깨를 스치고 지나치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은 남성이다. 수많은 기계공구류와 코팅제, 배수, 원예용품 앞에서 진을 치고 있는 그들은 신제품에 온 정신을 빼앗긴다.

매우 넓어 서로 간의 위치파악에 핸드폰이 동원돼야 할 홈센터 리폼파트에서도 주요 고객층은 남성들이다. 특히 간단한 도면과 치수를 적어온 목록을 봐가면서 적합한 목재를 고르는 모습은 낯설기까지 하다.

도쿄의 한 주택가에서 장바구니를 자전거에 싣고 폐달을 미끄러지듯 밟으며 여유자적하게 집으로 돌아가는 노신사들도 간간히 눈에 띈다. 머리가 희끗거리고 피부는 늘어졌으며 양 입가에는 깊은 골이 八자로 파여진 그들의 장보기 일과는 자연스럽다. 마치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라는 듯.

특히, 장을 봐오는 노년의 남성들을 통해서 우리는 일본인들이 가사분배에 상당히 공정한 생각을 갖고 있음을 확신할 수 있다. 하물며 가구를 만들고 집을 보수해야 하는 남성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DIY는 어떠하랴.

우리나라에서 DIY활동의 주체는 주로 여성이다. 집 꾸미기 정도의 수준에서 도어 손잡이를 교체하고 띠 벽지나 포인트 벽지, 패브릭, 데코시트, 페인트 등으로 집안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정도에서 머물고 있다. 근래 들어 DIY공방이 확산되면서 가구 만들기로까지 그 범위는 확대돼 보다 적극적이고 진정한 DIY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여기서 남편들의 할 일이란 아내의 힘으로는 역부족인 작업들을 도와주는 정도.

부부가 함께 필요한 무언가를 직접 만들어간다면, DIY산업은 또 하나의 동력을 단 것과 같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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