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목조주택 개발의 걸림돌
송 재 승  주택문화센터 원장
 
 
Image_View산림과학원에서는 한국형 목조주택 개발이라는 획기적인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의 목조건축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고 국산목재를 이용한 구체적인 모델을 찾음으로써 목조건축시장을 활성화시키는데 그 의미가 있다고 본다. 현재 테스트 하우스를 산림과학원내에 신축하였으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면서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다각도로 검토하는 과정에 있다. 이 프로젝트는 10년이라는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를 계기로 한국형 목조주택 혹은 한국의 주거문화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형 목조주택이란 전통 한옥을 지금의 우리에게 적합한 모델로 재창조해 보자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 같다. 지금까지는 주로 한옥을 개량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개량 한옥은 전통의 요소는 고수하면서 기능성을 지금에 맞추려는 의도에서 매우 국수적이고 형태적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그래서 새로운 접근방법으로 한국형이라는 개념이 등장하였다. 한국형 주택이란 보편적 사고를 바탕으로 누구나 공감, 공유할 수 있는 주거형태를 의미한다. 개량한옥이 우리 중심으로 생각하였다면 한국형 주택은 우리와 세계인을 동시에 아우르는 발상이다. 한옥이라는 특수해를 세계인이 소유하고 싶은 보편성으로 승화시킬때 한국형 주택은 생명력을 갖게 될 것이다.

10여년 전 미국의 작은마을에 있는 목조주택회사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흥미롭게도 거기에는 전통 일본주택이 있었다. 알고 보니 그 회사 사장님이 전통 일본주택을 너무 좋아해서 원형 그대로 지어 살고 있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회사의 분양을 위한 모델하우스가 일본형 목조주택이었다. 일본 전통주택의 특성인 기둥 보 방식의 목구조에 다다미방, 일본식 욕실, 현관 등을 미국인이 공감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 주택이다. 물론 신발을 벗고 생활하는 구조다. 우수한 일본 주거문화를 서양인과 함께 공유하는 현장을 보면서 우리 한옥문화의 세계화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실 우리 한옥도 살아 본 사람은 누구나 한옥의 우수성에 만족을 한다. 한옥의 우수성인 바닥난방 시스템(온돌방)의 쾌적성과 청결함, 공간의 가변성과 유기적 활용, 기둥 보 방식의 목구조와 구조재 노출 마감, 비바람을 막고 외벽을 보호하는 긴 처마 디자인, 주택의 기단부에 의한 외부조망권의 확보, 마당의 다양한 활용 등을 우리 모두는 공감을 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한국형 목조주택이 활성화 되지 못하는 걸림돌은 무엇인가? 첫째 이유는 하절기에 비가 많고 고온다습하며 동절기에 기온이 매우 낮은 우리나라의 기후에 적합한 구조, 단열, 방수, 차음, 유지관리 등의 기술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활성화의 걸림돌은 한옥을 개량하기 위한 자재의 규격화와 능률적인 신공법이 개발되지 않으므로 인하여 경제성에서 경쟁력이 없다.

한국형 목조주택에 적용되는 구조재와 마감재의 규격화, 모듈화가 선결해야 할 과제다. 국산목재를 활용한 공업화 건축에 의한 대량생산 시스템을 구축하여 원가를 줄이고, 에너지 절약을 위한 자재와 기술의 개발이 선행되지 않는 한국형 목조주택은 외피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저작권자 © 한국목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