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마다 한옥 한 채 갖기 캠페인
 
최병길  한국종합목재주식회사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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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을 서재로 바꾸는 캠페인이 한 언론사의 주도로 활발하게 진행되어 사회적인 지대한 관심사가 된 적이 있었다. 집에서 가장 좋은 위치에 가장 넓게 배치되어 있는 거실의 주요 역할은 가족들의 공동적인 생활공간으로서의 기능보다는 사실상 TV를 주로 시청하는 공간으로 저락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요즈음은 컴퓨터의 보급률이 높아 각자 자기 방에서 게임이나 TV를 시청하는 경우가 많아 거실의 역할이 더욱 축소된 경향마저도 있다. 

 선진국에 비하여 독서의 량이 현저히 부족하다는 통계에 비추어 때마침 기획된 거실을 서재로 바꾸는 캠페인은 많은 사람들에게 호응을 받기에 충분했다. 서재를 꾸밈으로 해서 더불어 목재업계에도 신규수요가 발생되는 부수효과가 있었을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집에 일정 공간을 한식으로 꾸미는 운동을 전개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필자는 장손인 관계로 제사도 있고 해서 방 하나를 한식으로 꾸며 서재 겸 제사도 지내고 때론 손님방으로 활용해 온지 오래되었다.

 책장은 붙박이 구조로 하되 홍송을 주 소재로 하고 전통 살 위에 창호지를 붙이고 바닥은 온돌용 마루판을 깔았다. 한 켠에는 병풍을 ㄱ자로 배치하고 벽에 좋은 글의 서예작품과 가 족 사진 등을 걸었다. 그리고 일반 교자상 대신 공을 조금 더 드린 상을 놓아 평소에는 책상으로 때로는 차 테이블로 제삿날에는 제사상으로 사용하니 분위기와 실용성이 그만이다. 웬만큼 성장한 우리 아이들도 이 한식 서재에 들어오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차분해져서 좋다고 한다.

 도시와 아파트생활에 일상화된 많은 사람들이 한옥 혹은 전원주택으로의 일탈을 꿈꿔보지만 소망만큼 누구에게나 쉬운 일은 아니다. 한옥에 살아보지 못했던 요즘 젊은이들도 한옥에 대한 호기심을 갖는 것을 보면 한옥은 분명히 우리 삶의 가장 적합한 모태적 환경 일지도 모른다. 

 온돌용 마루판이 오랫동안 절대적으로 사용되어오던 서구적인 화학제품, 륨들을 일거에 대체하는 시장혁명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도 돌이켜보면 옛 전통적인 우리나라의 마루를 현대에 맞게 재창조함으로써 가능했다고 본다. 과거 어떤 제품도 이렇게 짧은 시간에 보편화되고 각광받은 예는 거의 없다. 짐작해 보건데 그만큼 우리민족에겐 나무 또는 흙 등에 대한 친근감이 매우 깊게 잠재 되어 있고 그것은 자연스럽게 한옥과도 깊은 관계가 있지 않을까? 

  전자기기의 발달로 인하여 개개인 스스로 밀폐화 되어 가는 경향으로 날로 감성이 메말라가는 요즘, 사회생활에 정상적으로 적응하지 못하는 사건들이 눈에 띠게 증가하는 것을 보면 가족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가족들의 소중한 공간을 도식적이고 무표정의 하드한 인테리어 구조에서 소프트한 생명의 공간으로 바꾸자! 그러기 위해서는 그곳에 분명한 공감대가 있어야 하고 가정 특유의 아늑함이 있어야한다.

 그것의 대안은 맛깔스럽고 포근한  한옥식이다. 거실이든 방이든 심지어 식탁이 있는 주변이든 규모를 떠나 집의 어느 한 곳만이라도 한옥 식으로 꾸미자! 그래서 우리나라 아파트 숫자만큼 한옥을 한 채씩 갖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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