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포레스트 운동을 생각하며
 
이상석  순천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Image_View이제 지구환경의 문제는 선택이 아니라 인류 생존을 위해 해결해야 할 필수적 과제가 되어 버렸다. 영화 <불편한 진실>은 자연 재해가 쉽게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원인으로 지목된 ‘지구 온난화’에 대한 우려와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미국 대통령 후보였던 ‘엘 고어’가 환경 운동가로 변신하여 직접 제작한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이다.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들이 1997년 채택한 교토의정서에 따르면 선진국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1990년보다 평균 5.2% 줄이고, 한국이 포함된 개도국에서는 2013년부터 시작되는 2차 공약기간(2013~2017)에 의무대상국에 포함될 것이 예상되고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 세계 9위인 우리나라에게도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수준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지 못하면 산업활동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다.
 
목표만큼 줄이지 못하면 배출권을 사야 하고, 배출권을 사지 못하면 그만큼 공장 문을 닫아야 한다. 아직 시간이 남은 듯하지만 온실가스의 특성상 지금부터 줄여나가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선진국에서는 벌써 차량연비기준을 강화하고 물류이동의 효율화를 통하여 에너지를 절약하며, 태양광을 이용하는 기업에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하는 등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시책과 제도를 준비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있는 국가 사이에 배출쿼터를 거래하는 제도인‘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Emissions Trading)’에 주목해야 한다. 기술개발이나 에너지 사용 효율화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인 만큼 다른 나라에 돈을 받고 팔수 있으며, 또한 온실가스를 흡수하거나 저장할 수 있는 숲 등을 조성해도 배출권을 확보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모의 거래가 실시중이며, 일부 기업에서는 해외에 대규모 숲을 조성하고 있어 온실가스를 줄이는데 기여한 만큼 배출권을 팔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온실가스 배출권의 국제가격이 톤당 5~6달러 정도로 추정되고 있는데, 1~2억톤에 달하는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권을 돈으로 환산하면 적지 않은 돈을 부담해야 한다.

이제 나무와 숲이 주는 생태적, 경관적, 위락적, 사회문화적 가치뿐만 아니라 산업적 가치에 주목해야 할 때이다. 나무와 숲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대기에서 흡수하여 뿌리를 통해 얻은 물을 사용해 유기물을 만들어 자기의 몸체에 저장하게 되므로 나무가 생장하면 대기중의 온실가스를 더욱 많이 저장하게 된다. 이러한 직접적 효과뿐만 아니라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냉방에너지의 사용을 줄여주어 온실가스의 배출을 줄여 주기도 하며, 목재를 가공하여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소요되는 에너지가 적게 드는 친환경적인 재료이기도 하다. 최근 들어 도시숲, 마을숲, 지구환경을 생각하는 생태숲(eco forest)의 조성에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국가나 지자체, 기업의 짐으로만 돌리기에는 한계가 있다. 국민들이 주체로서 참여하는 에코포레스트 운동이 필요하다. 우리 주변에 나무를 심을 수 있다면 조각난 땅일지라도 열심히 찾아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조각난 숲을 연결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하루라도 먼저, 한 주라도 더 나무를 심는 다면, 그 만큼 지구환경의 문제라는 짐은 덜어질 것이다. 나무를 심고, 기르고, 보살피는 것은 사람이지만 나무와 숲이 인간에게 주는 혜택은 생존의 조건이 되고 있다.
저작권자 © 한국목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