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_View
숭례문은 정말 잘 탔다? 장영남 취재부 기자 긴 명절 휴가의 마침표를 찍는 11일 새벽 1시 반. 숭례문은 위로 하얀 연기를 뭉게뭉게 내뿜고, 안으로는 붉은 화기를 안았다. 겉으로는 몹시도 굵은 물줄기를 방수 처리된 기와로 쏟아버렸다. 그리고 이따금씩 검게 타버린 형체를 맥없이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무너지는 억장 사이로, 그래도 나무 타는 냄새가 좋게 느껴짐은 참으로 어찌할 수 없는 아이러니한 기분을 갖게 했다. “대한민국 자존심이 무너졌다”, “국보1호를 잃었다”, “600년의 역사가 5시간 만에 없어졌다”는 등 비통함을 토해내는 말들이 여기저기서 쏟아졌다. 그러나 이같은 참담한 심정과 함께 불쑥 찾아왔던 걱정은 몇 시간 만에 숯덩이가 되버린 전 과정이 TV를 통해 생중계됨으로써, 다시 한번 목재는 화재에 취약한 건축재라고 믿어 의심치 않게 하는 대국민적 ‘오해’였다. 그간 목재업계의 노력으로 목재의 내화성 연구가 끊임없이 시도되던 가운데, 얼마 전에는 경량 목구조 내화구조인정 테스트에도 통과돼 업계는 이날을 한국목조건축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날이라고 환호했다. 목재업계 한 원로는 목조건축의 성장을 위한 업계의 노력은 가히 눈물겨울 정도라며 이러한 노력이 업계에서만 국한될 게 아니라 정부의 지원 및 참여가 있어야함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의 말마따나 이번 테스트의 의미나 내용을 알고 있는 국민은 몇이나 될까. 인간과 동식물, 지구에 대한 목재의 유익성은 언제나 업계내에서만 맴도는 메아리로 끝나는 것 같다. 최근 뉴질랜드 업계는 정부와 공동으로 상업TV를 통해 목재의 환경적 중요성을 대중에게 알리는 광고활동을 전개했다고 한다. 우리에게도, 다행이 소재가 목재여서 유독가스 방출이 극히 적었고, 현대의 석재나 철근 건축물 못지않게 잘 지어진 목조건축물이어서 찬란한 역사를 이어왔으며, 잘못된 진화방식에 따른 화마 속에서도 그만큼 견뎌낼 수 있었다는 헤드라인 뉴스를 들려줄 수 없는가.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물이 타는 날, 목조주택업계의 속도 검게 탔다.
저작권자 © 한국목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