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시장, 유통만 정리돼도…

서울에 사는 A 씨는 얼마 전 집안 리모델링을 하면서 평당 시공비를 포함해 8만 원대에 마루를 설치했다. PVC바닥재를 걷어내고 품질대비 저렴한 가격대에서 마루를 깔았다는 만족감은 꽤나 컸다. 그러나 인터넷상에서 자신보다 더 싼 가격대에 마루를 구입했다는 댓글을 본 후에는 제조사에 대한 불신감마저 들었다.

IMF 시절보다 더 혹독하다는 내수시장 침체, 공급과잉 등의 악재를 끼고 있지만, A 씨의 사례처럼 마루시장 위축은 유통질서가 이미 파괴돼 가격 주도형으로 흐르고 있는 원인이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유통질서를 확립하고 선진국과 같이 단계를 간소화해야 공급자와 유통자, 소비자 삼자가 윈윈할 것이라는 데에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국내 건자재 유통구조는 생산자 및 수입자-도매(총판)-소매(인테리어 사무소, 대리점 및 취급점)-소비자로 이어진다. 특히 마루는 도매와 소매 사이에 소위 보따리장수 겪인 낱가마 상들이 끼어 프리랜서 협력사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생산 및 도매업체의 박리다매, 유통단계 구분 없이 물건을 판매하는 낱가마상, 인터넷을 통한 소비자들의 정보 수집력 등으로 유통질서가 와해됐다. 심지어 도매와 일반 소비자 사이에 있는 모든 틈새에 최종 소비자도 끼어들 수 있게 됐다”며 “결과적으로 시장은 가격중심으로 움직여 기업은 상품이나 서비스 경쟁을 할 수 없게 되고, 소비자 역시 저품질의

바닥재를 구입하거나 바가지 구매를 피할 수 없게 된다”고 평했다.

국내 건자재시장은 느리지만 점차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형화 추세로 옮겨가고 있다. 페르고 코리아 정연집 부장은 건자재 시장 트렌드와 관련해 현재의 이마트와 편의점을 예를 들며 해결책을 제안했다. 정 부장은 “동네의 작은 슈퍼마켓은 사라졌지만 편의점은 오히려 그 숫자가 늘고 있다. 가격과 서비스 둘 중 하나인 것”이라며 “매스티지 상품은 대형할인매장을 통해 시장을 확대해 가고, 프리미엄급은 플래그십 마케팅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질적 양적성장을 모두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선진국은 시공비와 자재비가 1대1로 자재 값이 오르면 시공비도 상승된다. 이와 대조적으로 대형 자재판매점은 시공비가 빠지는 대신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이 두 유통구조의 완벽한 구분으로 DIY시장이 확대될 수 있었던 것”이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동화자연마루의 그린서비스 또한 좋은 사례로 꼽혔다. 2005년 직배직시공으로 시작된 그린서비스는 본사가 생산, 배송, 시공, A/S까지 직접 관리해 서비스 질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영남 기자 chang@wood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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