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화목재

고고학적인 조사과정에서 발견되는 유물에는 탄 화목, 탄화미, 탄화곡물 등의 이름이 흔하다‘. 탄화’ 라는 접두사에 대한 사전적인 정의는‘유기물을 적 당한 조건하에서 가열하면 열분해하여 비결정성탄 소를 생성하는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목재를 포함 한 대부분의 유기물은 3 0 0∼4 0 0℃에서 탄화를 일 으킨다. 유기물의 탄화는 곧 黑化를 연상시키며 따 라서 외관상 검은색을 보이는 것에는 모두‘흑화’ 라는 접두사로 표현되는 것이 상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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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목재를 포함한 유기물은 불에 노출되지 않 았더라도 흑색을 보일 수 있다는 데에서 유물해석 의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목재의 경우에는 불 에 탄것인지의 여부가 유물이나 유구의 해석에서 관점을 크게 바꿀 수 있다. 또한 탄화여부 뿐만 아니 라 어느 온도에서 탄화되었을까를 알 수 있다면 유 물의 내력에 중요한 정보를 줄 수 있다.

 목재가 불에 탔을 경우, 화재에 의한 것이거나 연료재로서의 사용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주거용 이나 시설물에 해당하는 탄화된 목구조체에서, 부재별로 다수의 시료를 취하여 분석하면 불의 진 행방향을 알 수 있다. 또한 높은 소성온도를 나타내는 목재의 현미경적 내부구조를 면밀히 관찰하 면 연료재로서의 사용을 유추할 수 있다.

주지하는 바처럼 목재가 고온에 노출되면 세포벽의 구성성분의 열분해가 발생되면서 목재의 성 능이 저하된다. 목재가 1 0 0℃ 이상의 온도에 노출되면 세포벽 구성성분 내의 화학결합이 끊어지 기 시작하는데, 이러한 속도는 노출온도에 비례한다. 450℃ 이상에서는 목재내의 모든 물질이 이 미 빠져나가고 남는 것은 활성탄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청동기시대의 주거지에서 입수한 시료를 대상으로 탄화여부와 탄화온도를 추적해본 결 과를 소개하고자 한다. 불에 탄 흔적이 뚜렷한 토양층 에서 취한 시료의 수종은 벚나무속, 참나무속, 오동나무속이 확인되었다. X선 회절분석 결과는 셀룰로스의 결정구도가 모두 붕괴되 었음을 나타내었으며, 이로부터 목탄의 탄화온도는 최소 3 6 0℃ 이상임을 알 수 있었다. 원소조성 분석(질소, 탄소, 산소, 수소에 대한)결과 탄소가 50 . 60%로 나타났으며, 이는 약 5 0 0℃ 이상 또는 7 0 0℃ 이상의 고온에서 탄화가 일어났음을 나타냈다. 이는 조사대상인 주거지에서 출토된 목탄이 薪炭材로 사용된, 즉 모두 불을 얻기 위한 연료재로 사용되었던 것들로 판단되었다. 다만 연료재로 사용하기 위하여 목재를 제탄하는 과정을 거친 후 숯을 사용하였는지, 또는 원목을 절취하여 연료재로 사용하였는지에 대한 구분은 시료의 한계로 접근하기 어려웠다.

Image_View추후의 다른 유적을 대상으로 한 같은 방법의 연구에서, 주거지의 탄화목주나 완전히 소실되지 않은 신탄재 무더기를 연구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면 보다 더 진전된 결과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즉, 미탄화층이 남아있는 탄화과정중의 목재와, 완전 히 소실되어 토양화된 시료를 함께 분석해 볼 수 있기를 기대한 다. 또한 고고지자기학 등과의 학제적 연구를 통해서 고고학적 해석에 새로운 시각을 제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제 열에 노출되지 않은 유기물의 검은색으로의 변색은‘흑 화’로 부르고 싶다. 그렇게 하면‘흑화목’,‘ 흑화미’,‘ 흑화곡물’ 로 바꿔 불러야 마땅할 유물들이 다수일 것이다. 목재의 흑화는 주로 목재의 표면오염균에 해당하는 것들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 흑화목들은 그러한 균들의 생장환경과 같은 조건에 일정기간 이상 놓여 있었던 것들임을 알 수 있다. 목재를 아는 이들의 시각 으로는 어렵지 않게 알아 챌 수 있는 내용이 유물을 통한 역사의 해석에서 때로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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