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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꿈꾸며 과거로부터 목조로 된 집은 양택(陽宅)이 라 하여 사람이 사는 집이란 인식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 반면, 석조나 조적조로 된 건 물은 음택(陰宅)이라 하여 죽은 자의 집이라 하였다. 삼국시대 무덤은 거의 대부분 돌로 된 무덤이므로 이 인식은 예로부터 전해져 내려온 기본적인 생활철학이라고 여겨진다. 이에 비추어 볼 때 현대의 아파트는 과연 누구를 위한 집인가, 과연 사람이 사는 살림 집인가에 대한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필자 역시 거주지가 아파트이며 들어가고 나갈 때마다 정형화된 주어진 사각의 공간 에 몸을 쑤셔 넣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 다. 더욱이 닫힌 폐쇄구조는 가뜩이나 외로 운 현대인들에게 소외감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해 본다. 사실 한옥은 우리의 살림집이며 우리 생활 에 맞게 진화되어 나온 것이다. 이 한옥 문화 가 중단되었다가 많은 이들이 문화의 복원 과 발전에 애쓰는 모습은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현재까지 한옥은 미학적인 관점, 철학 적인 관점에서 많은 관념적인 논의가 주류 를 이루고 있었지만 좀 더 실질적으로 과학 적인 관점에서 살펴보려는 노력은 미흡한 감이 없지 않다. 왜 그 당시 이런 나무를 사용하였는지? 기 둥이라면 왜 크기를 이렇게 하였는지? 기둥 과 기둥사이의 거리는? 기둥 높이와 기둥 사 이의 간격은? 이 모든 것에 대한 실질적으로 합당한 이유는? 등등에 대한 많은 의문점을 남긴 채로 지금에 이르고 있다. 또한 그 시대 와 지금 시대가 다른 데 같은 법식, 같은 개 념을 그대로 적용한다면, 혹은 만일 적용하 지 않고 변화시킨다면? 만일 그러하다면 이것은 과연 한옥인가? 에 대한 의문점도 만만치 않다. 이러한 와중 에 관련된 부서에서 장기프로젝트로 한옥을 과학적으로 조명하여 실용화하려는 것은 우 리의 살림집을 되찾는데 좋은 시도라 보여 진다. 하지만 이에 앞서 궁극적으로 한옥으로 대 표되는 우리의 살림집이 왜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중화되고 기본 살림집이라는 인 식이 미비한가에 대한 물음이 선행되어야 한다. 조선시대에 배가 난파되어 일본에 표류하 여 갔을 때 일본인들은 배를 수리하여 돌려 보내주었는데 되돌아오자마자 왜놈배라 하 여 배를 부수어버리고 말았다는 것을 책에 서 읽고는 우리가 남의 것을 수용하는 데에 는 매우 인색하다는 것을 알았다. 무겁고 움 직임이 둔한 조선배를 잘나가도록 개조하려 는 의지가 없다는 것은 문화의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좋은 의미로 해석하기가 힘 들다. 한옥을 우리의 살림집으로 되돌아 오게 하 기위해서는 우선 그 옛 모습을 찾는 일이 관 념적인 것으로부터 벗어나서 실질적인 것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 2008년 7월 16일 제 2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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