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8년 시작된 형제목공기계(대표 송정율)의 역사는 ‘BROTHER’에 이어 ‘KOSTA’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냈다.
 송정율 대표는 “25년 전부터 대만으로부터 목공기계 수입 판매를 시작한 것이 현재 회사의 핵심 사업부로 성장했다. 이후 KOSTA라는 브랜드로 DIY용 공구에서 목재까지 분야를 넓혀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BROTHER 몰더기는 국내 시장의 70~80%를 점유하고 있으며, DIY용 선반의 경우 시장의 95%가 KOSTA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국내 시장에서 절대적인 시장점유율을 점할 수 있었던 원인에 대해 송 대표는 “’품질’과 ‘A/S’가 경쟁력”이라며 제품을 소개했다.
김태영 기자
young@wood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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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마리 토끼를 잡아라
 어떤 제품이든 ‘품질’과 ‘가격’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특히 공구류는 ‘싼 맛에 샀다가 낭패를 봤다’는 말들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그렇다고 모두가 비싸고 질 좋은 제품을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송 대표의 고민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것에 있었다. 그는 “몰더기의 경우, 소비자마다 사용환경이 다르다 보니 제품에 필요한 옵션도 각기 다르다. 때문에 예전에는 선주문 후생산의 시스템으로 납기도 느려지고, 가격도 높을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그러나 우리는 옵션을 최대로 단일화해 대량생산으로 가격을 낮춤은 물론 품질을 높일 수 있었다. 또 국내 재고를 두기 시작하면서 3개월씩 걸리던 납기를 수일 내로 줄일 수 있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송 대표는 또 “대량생산으로 단가를 낮췄다고 해도, 옵션을 최대로 끌어올렸기 때문에 가격이 비쌀 수 밖에 없었다. 제품을 들여온 후 처음에는 판매 자체가 어려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품질을 통해 인정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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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사원이 없다
 업계 최고의 점유율을 가지면서도 영업사원이 없다는 것은 다소 의아한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송 대표는 “영업은 제품이 품질로써 하는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 비췄다.
 그는 “우리는 영업사원은 없지만, A/S사원을 3명 두고 있다”며 “기계류는 아무리 잘 만들었다고 해도 사용자의 부주의를 통해서도 언젠가는 고장이 발생하는데, 이때 A/S가 얼마나 잘 되는가가 소비자에겐 제품 선택의 기준이 된다”고 역설했다.
 송 대표가 A/S 직원에게 교육하는 것 역시 조금은 특이하다. 그는 항상 직원들에게 “현장에서 수고비를 받으면, 그만둘 각오를 하라”고 교육한다. “소비자들은 좀 잘 해달라는 의미에서 수고비를 주는데, 직원들도 수고비를 받으면 아무래도 좀 더 꼼꼼히 체크해 주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이러한 일들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면, 누군가는 상대적으로 질이 낮은 서비스를 받기 마련”이라는 송 대표는 “직원에게만 이런 교육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협조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를 위한 도전Image_View
 품질이 좋은 제품을 싸게 들여오기 위해 국내 재고를 두기 시작한 것은 오로지 소비자를 위한 일이지만, 그만큼 회사에는 큰 부담이 됐다. 이 같은 소비자를 위한 회사의 도전은 몰더기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 DIY 시장이 생겨나면서 7~8년 전에는 형제목공기계에서 DIY용 기계 공구를 찾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국내에서 DIY용 공구를 살만한 곳이 마땅치 않다는 것을 확인한 송 대표는 또 다시 무리수를 던진다. 그는 “목공용 ‘선반’을 저렴한 가격에 수입하려면 컨테이너로 들여와야 했다. 작은 기계이기 때문에 1컨테이너면 50대가 들어간다. 또 국내 재고를 가져와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이라고 말했다. 말이 50대지만, 당시는 1년에 많아야 5대가 팔리던 때다. 결국 10년치 재고를 가져온 셈이다.
 “매번 이런 식이니 몇 년 전 DIY용 목재를 사오겠다는 말을 했을 때는 직원들이 급기야 ‘사장님 미쳤다’고 말했다. 목공기계가 갖춰진 소비자들이 이제는 목재 구매가 어렵다고 해 생각한 것인 데, 직원들은 엄청난 반대를 해왔다”고 말하는 송 대표는 “소비자를 위한 도전이 결국에는 좋은 결과를 가져왔고, 나를 미쳤다고 반대하던 직원들은 이제 나보다 한 술 더 떠서 무리수를 찾아내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

 

 

신뢰가 경쟁력
 엄청난 재고, 비싼 가격, 적은 시장 수요는 몰더기를 수입해 올 때도 그랬고, 목공용 선반과 DIY용 하드우드 목재를 들여왔을 때도 회사에는 굉장한 부담으로 작용했다.
송 대표는 몰더기를 처음 시장에 소개했을 때의 일화를 말해 줬다. “인천에 있는 한 업체가 처음으로 관심을 보여왔다. 기계를 Image_View보더니 연신 ‘좋다’는 반응이었다. 그런데 회사가 부산에 있어서 인천까지는 너무 멀다며, 거래를 꺼려했다. 전화 통화를 마친 후 곧장 인천으로 내달렸고, 새벽부터 기다린 끝에 그 회사의 사장님을 만났다. 처음 한 말이 ‘사장님, 인천에서 부산이 참 가깝죠?’였다. 계약은 바로 성사 됐다”고 말한 그는 “중요한 것은 ‘지리상의 거리’가 아닌 ‘마음의 거리’라는 것을 깊이 새기며 실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렇게 소비자의 신뢰를 쌓았고, 몰더기는 물론 10년 치 재고를 가져왔던 선반은 3년 만에 동이 났다.

 

새로운 도전
 KOSTA의 브랜드로 몇 년 전부터 인도네시아와 터키, 일본, 미국으로부터 DIY용 목재를 수입해 오고 있다. DIY 소비자들이 목재를 구매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기 때문이다. 송 대표는 “번들 단위로 판매하는 목재상에서는 목재를 구매할 수 없던 DIY 소비자들을 위해 소량의 주문 판매를 하고 있다. 직접 보지 않고는 구매를 꺼려하는 소비자도 있지만, 제품이 마음에 안 들면 반품을 해도 좋다는 조건을 내걸고 판매하고 있다. 목재 역시 기계류와 마찬가지로 좀 비싼 편이지만, 품질만큼은 최고임을 보장한다”고 전했다.
 목재 유통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면서 송 대표는 또 다시 새로운 도전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 “소위 강남에서 판매되는 명품원목가구를 보면 엄청난 가격을 자랑하지만, 사실 이건 디자이너의 이름 값인 경우가 많다. 우리는 몇 가지 패턴의 디자인을 통해 저렴한 명품원목가구를 OEM으로 생산하고 있다”고 원목가구 제조유통에도 도전하고 있음을 밝히며 “생산된 원목가구는 영세한 공방에 저렴한 가격으로 유통해 공방 수익구조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또 “우리 회사의 작은 노력이지만, 소비자에게 진정한 제품의 가치를 알리는 일이야 말로 산업을 성장시키는 밑거름이라는 생각을 한다. 앞으로도 목공기계는 물론, 목재와 DIY산업에 있어서도 소비자와 산업을 위해 무모한 도전을 계속할 생각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2010년 2월 16일 제 2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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