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인터뷰’



밴쿠버 동계올림픽 선수촌 설계 담당자, 로저 베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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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 베일리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선수촌 설계 담당
현 로저 베일리 사 소장
현 메릭 건축 사 소장

주요 프로젝트
- 킹 압둘 아지즈 대학_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 밴쿠버 알일랜드 암센터_ BC주 빅토리아
- 빅토리아 대학 사회과학/수학 동_ BC주 빅토리아
-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노르딕 센터_ BC주 휘슬러
-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선수촌_ BC주 밴쿠버 외 다수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한국선수들의 선전으로 즐거웠던 2월이었다. 우리 선수들의 금메달 사냥을 살펴보는 것도 이번 올림픽의 재미였지만, 선수들 뒤로 보이는 건축물들의 향연 또한 볼거리의 하나였다. 많은 경기장들이 건립되고 화제를 낳았지만, 그 중에서도 올림픽 선수촌인 ‘밀레니엄 워터(Millennium Water)’는 건축계에서 오랫동안 회자될 패시브 디자인의 진수를 보여줬다.
지난달에는 밀레니엄 워터의 설계를 담당한 로저 베일리가 캐나다 주택청(CMHC)과 우리나라 국토부의 국제기술교류 프로그램에 초청돼 밀레니엄 워터가 제시하는 미래 건축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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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밀레니엄 워터에 대해 소개해 달라.
A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위한 선수촌으로 약 2800명의 선수들과 직원들의 숙소로 제공됐다. 원래는 밴쿠버 시 외곽에 위치한 공업용지를 재활용한다는 측면에서 개발되다가 선수촌으로 전환됐다. 총 1100세대의 주택이 설계됐으며, 단독 및 다세대 주택으로 구성됐다.

Q 설계 시 주안점은?
A 지속 가능한 지역 공동체를 설계하는 데 중점을 뒀다. 궁극적으로는 살기 편한 환경을 만들고, 더불어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건축물을 설계하는 것이 목표였다.
밀레니엄 워터는 공동체적 개념에서 전체적으로 패시브 디자인을 도입했다. 때문에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디자인 요소였다. 건축물과 조경 모두에 적용했으며, 모든 건축물이 LEED의 골드 등급을 획득했다. 더욱이 밀레니엄 워터 내의 커뮤니티 센터는 최 상위 등급인 플레티넘 등급으로 평가 받았다. 플레티넘 등급을 받은 건축물은 캐나다에서도 이곳 커뮤니티 센터 외에 한 곳 밖에 없다.

Q 밀레니엄 워터의 특징은?
A 디자인과 주변환경과의 연계, 고밀도 개발, 인프라와의 조화가 적절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설계했다. 개별 주택간의 창의적 디자인이 아닌 하나의 프로젝트로서 공동체를 유기적으로 설계해야 했다.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 한 것이 밀레니엄 워터의 가장 큰 특징이다. 패시브 디자인은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 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밀레니엄 워터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에너지는 ‘물’이다. 인간은 한시도 물과 떨어져 살 수 없다. 밀레니엄 워터는 물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일 예로 우수를 이용해 놀이터나 분수, 화장실, 조경 등에 사용하도록 했으며, 광장에 물을 흐르게 해 적정 온도를 유지하도록 했다.
한편 건축물의 단열성과 기밀성을 높이고, 특히 건축물 외벽에 블라인드 블록을 설치해 필요에 따라 일조량을 조절, 에너지 손실을 막는 등의 노력 역시 패시브 디자인의 일환이다.

Q 우리나라도 패시브 하우스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조언한다면?
A
녹색 건축물을 지으려면 최소한의 설비와 기술이 필요하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패시브 디자인이라 할 수 있다. 즉, 얼마나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라는 말이다. 설비를 들여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기존의 것들을 재활용하는 것 역시 패시브 디자인이라 할 수 있다. 밀레니엄 워터를 예로 들면, 현재 제과점이나 커피숍 등이 들어선 건축물은 1930년 대에 지은 소금창고를 재활용해 현대화 한 것이다. 이 역시 궁극적으로는 패시브 디자인이다.
밀레니엄 워터는 개별주택이 아닌 공동 주거단지의 패시브 디자인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밴쿠버 시의 홈페이지에는 우리가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패시브 디자인 매뉴얼이 게시돼 있다. 한국의 관계자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


김태영 기자 young@woodkorea.co.kr

[2010년 3월 1일 제 2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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