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간판이 도시를 바꾸고 있다. 그 중에서도 저탄소 녹색성장, 에너지절약시대, 에코디자인으로 주목받는 우드사인의 디자인은 공공디자인의 영역으로서 그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다.
 유럽여행을 하던 중 개성 넘치는 간판들을 보고 영감을 얻어 지금의 나무간판 사업을 시작했다. 그 후 10년, 나무간판의 수요는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더욱 반가운 소식은 서울디자인수도 명명과 함께 간판디자인이 큰 이슈로 주목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자체의 주도 아래 행해진 간판정비 사업으로 인해 그동안 이기적이고 화려한 불빛들로 가득했던 거리간판은 표준화되고 한 층 차분해졌다.
 우드사인에 대한 시민들과 업주들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나 일부 개성표현이 약해졌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간판정비사업 분야에서 부상하고 있는 우드사인이지만 본래 나무간판의 개성표현의 영역은 좀 더 넓은 편이다.
 버려진 나무 조각을 모아 건물 외벽에 붙이거나, 쓸모없는 나무합판을 몬드리안 구도처럼 조합해 장식적인 효과를 주는 등 규제를 넘지 않으면서도 개성적인 건물 외관을 연출하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이제는 업주들도 간판이 단순히 내 점포를 알리는 것에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조금씩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일반인들의 나무간판에 대한 인식은 아직까지 저조한 것이 사실이다. 우드사인을 널리 확산시키고 아름다운 도시조성에 일조하기 위해서는 ‘디자인 중심주의’가 선행돼야 한다.
 몇 해 전부터 국내 대기업들을 필두로 제창돼 온 ‘디자인 중심주의’는 이제 사회 전 영역에 보편화돼 국민들의 미의식의 수준도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다.
 간판도 공공디자인의 영역에 포함된 지금, 우드사인이 나아가야 할 길 또한 디자인 우선주의가 돼야 한다. 국가주도에 의해서든, 업주의 개성에 의해서든, 우드사인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데 있어 친환경성만을 내세우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디자인이 공공성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지를 우드사인 업계가 인식해야 한다. 그 다음에 새로운 소재를 연구하고 계속적인 콘텐츠 발굴이 이뤄져야 한다.
 현재 나무간판의 약점은 야간 가시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를 보완하는 것이 간접조명인데 이것이 디자인 요소로 자연스럽게 융화된다면 다행이지만 조명이 조명으로 느껴진다면 우드사인과 빛은 서로 겉돌 수밖에 없다 따라서 무엇보다 우드사인과 빛을 일체화하는 디자인 연구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간판은 개인 또는 소규모의 디자인회사에서 디자인을 한다. 그 중에서도 나무간판의 업체는 아직까지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경쟁과 win-win으로 상생한다면 간판디자인 분야에서 성장가능성이 매우 높다. 도시를 살리는 간판, 대한민국을 아름답게 하는 우드사인의 핵심어는 ‘디자인’ 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2010년 5월 1일 제 2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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