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염소를 즐겨 그리고 만드는 木조각가 한선현의 전시회가 5월 23일까지 대학로 샘터 갤러리에서 열린다. ‘염소의 꿈, 만들다’라는 주제 하에 열리는 이번 전시는 100여 점의 木부조와 조각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선현은 염소라는 의인화된 동물을 통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풍자와 위트로 풀어내고 있다. 나무에 끌을 이용해 조각한 후 필요한 부분에 채색을 해 마감하는 특징을 선보이는 한선현의 작품은 그 특유의 색채 감각과 감성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금세 친밀감을 갖게 한다.
 본래 돌조각가의 꿈을 품고 이탈리아 까라라로 향했던 한선현은 공교롭게도 그곳에서 나무스승인 마에스트로 Claudio Chiappini를 만나 나무조각에 눈을 떠 지금까지 나무조각에 심취해 있다. 변화가 심한 편인 나무는 조각가에게 있어 결코 쉬운 재료는 아니나 만졌을 때 생명력이 느껴지고 누구에게나 거부감이 없는, 매력적인 재료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나무에 크게 손을 대지 않고 나무 자체가 주는 물성을 드러내는 데 주력하는 그는 대신 색을 듬뿍 올려 젊고 발랄함을 더하고 있다.
한선현은 멀바우, 이로코, 알마시카, 부빙가 등 주로 단단한 나무를 즐겨 사용한다. 조각하기에는 무른 나무보다는 오히려 단단한 나무가 좋다고. 특히 이로코 같은 수종은 끌을 직각으로 내려치면 날이 부러질 정도로 단단하나 겨울이 없는 아프리카에서 자란 나무이므로 나이테가 없어 작업이 수월하다고 한다. Image_View
 최근 몇 년간 국내 미술계에서 목조각을 하는 작가들이 사라져가고 있는 가운데 왕성한 작품활동을 선보이고 있는 한선현은 유림목재 소일선 대표와의 인연으로 현재 유림목재 내에 특별히 마련된 작업실에서 최상의 나무를 골라 작업하는 호사를 누리고 있다.  이번 한선현 전은 국내 목조각의 현주소를 가늠해보고, 나무와 작가의 경계 없는 만남을 경험해보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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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16일 제 2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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