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가구제작 도제식 학교인 가람가구학교가 다음달부터 8월 20일까지 2010년 가을학기 수강생을 모집 중에 있다.

1999년 실직자들을 위한 취업훈련을 목적으로 처음 출범한 가람가구학교는 공방 창업이라는 집중화된 교육을 목적으로 한, 시니어 중심의 대안학교 개념이다. 디자인에서 제작실습까지 실무 위주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가람가구학교. 그곳의 교장이자 한국조형예술원(KIAD) 교수인 가람 김성수 교장을 만나보았다.

▶커리큘럼은 어떻게 구성돼 있으며 학생 선발 기준은 무엇인가?
총 5학기 중 1~3학기는 소자본 창업과정인 전문가 클래스이고 4, 5학기는 심화과정인 마스터 클래스로 나뉜다. 마스터 클래스는 전문가 클래스를 마친 후 성과 발표회를 통과해야만 수강자격이 주어지는데 한국조형예술원의 소수정원제 학교인 KIAD 콘서바토리에서 진행되며 작품 및 연구보고서 발표를 수행하게 된다.

쉽지 않은 길을 걷기 위해서는 투철한 직업의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2시간에 걸친 심층면접을 통해 입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현재의 능력보다는 그 사람의 자질과 이념의 방향이 학교가 추구하는 것과 일치하는가, 이 일에 즐겁게 몰두할 수 있는 사람인가가 가장 중요한 선발기준이다. 따라서 30세 이하는 잘 받지 않는다. 혈기왕성한 젊은 사람이 하기에는 ‘인내심’이 많이 요구되는 일이다.

 

▶가장 강조하는 교육이념은?
가구를 만듦에 있어 손재주(기술)나 형태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인간에 대한 배려가 기초한 디자인이 선행돼야 한다. 즉, 감성과 지성이 결합한 ‘디자인 철학’이다. 디자인의 목적은 딱 한 가지,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거다. 고로 인문학적 요소 즉 작가적 양심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 학생들에게 공연예술 등을 부지런히 접하라고 이야기한다.

 

▶가람가구학교가 갖는 역할 혹은 의미는?
가람가구학교는 국내 가구산업 종사자를 양성하는 기관은 아니다. 하지만 졸업생들이 대부분 독립적인 스튜디오(공방)을 갖고 활동하면서 실험성, 제안성을 띤 가구를 선보이고 있기 때문에 가구회사 기성품들을 자극하는 역할은 어느 정도 수행하고 있지 않나 싶다. 패션쇼의 옷들이 다 상품화되는 건 아니지만 패션계 트렌드를 주도하듯이 말이다.

또한 한국 스튜디오 퍼니처를 토착화시키는 데 많은 기여를 했다고 본다. 처음 개교했을 때는 공방가구에 대해 일반인들이 잘 몰랐으나 지금은 졸업생들이 많이 배출돼 활발히 활동하고 있어 어느 정도 공방가구문화가 정착단계에 올랐다.

더불어 제도권 교육이 수행하기 힘든 특수목적의 교육을 제공하는 대안학교로서는 나름의 역할을 잘 찾아가고 있다는 것이 자체적인 평가다. 최근 30~40대의 시니어 계층이 제2의 인생을 위한 아이템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국내에는 이들을 위한 교육시설이 마땅히 없는 실정이다. 가람가구학교는 새로운 전문직으로 전환하기 위한 곳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숨겨진 끼에 불을 지피고 자신감을 키워 동기를 부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2010년 6월16일 제 2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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