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천 대표

 

 

 

국내 목재기업들 중 생산제품을 해외로 수출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목제품 수출기업으로서 당당히 이름을 내건 태화목재(대표 김학천)는 ‘베하이 태화’라는 중국법인 기업을 설립해 생산제품의 90%를 수출하고 있다. 김학천 대표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목재가 좋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목재가 가진 단점 때문에 쉽게 다가가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오랜 연구 끝에 이런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고, 그러다 보니 해외 수출도 꿈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원목도어에 대한 도전과 실패
한 때 잘나가는 건설사 출신이었던 김학천 대표는 재직 당시 도어파트를 담당하고 있었다. “도어를 자주 접하다 보니 어느 순간 매력을 느끼게 됐다”는 김 대표는 회사를 그만두고 직접 원목도어를 생산하게 됐다. 이후 원목도어의 국내 생산은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인도네시아로부터 수입을 시작했다. 김 대표는 “지금이야 PVC가 많이 사용되지만, 1980~90년에는 원목도어 수요가 국내에서도 상당했다”며 “IMF가 오기 전에는 원목도어 판매로 국내에서 재미를 봤다”고 말했다. 그러던 그에게도 IMF는 큰 충격이었다. 수입량이 늘어날수록 환차손도 크게 다가왔다.

그 후 김 대표가 재도약을 위해 선택한 것은 중국시장 진출이었다. 그는 “2000년도에는 중국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던 차라 운남성 텅츈헌에 현지 법인공장을 설립했다. 물론 공장 설립 전까지 현지 사정을 잘 모르던 터라 실패도 두 번이나 경험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이렇듯 태화목재가 현재 베하이 태화라는 중국법인으로 세계시장에 문을 두드리기까지는 숱한 실패와 도전의 연속이었다.

▲(왼쪽부터)월넛 원목 도어, 전통살문, 홍성 원목도어

 

원목도어로 유럽시장 노크

2만5천여 평에 이르는 베하이 태화 생산공장에서 월간 만들어 내는 원목도어는 1만5천~2만개 정도가 된다. 연간 약 20만개의 원목도어가 생산되고 이 중 90%는 해외로 수출되고 10%는 한국으로 공급하고 있다. 수출되는 원목도어는 유럽과 미국, UAE, 리비아, 베트남, 미얀마 등 세계 각국으로 판매되고 있다.
태화의 원목도어가 수출중심의 제품이 된 데에는 “끊임없는 품질개발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김 대표의 의견이다. 그는 “도어는 항상 문틀과 같이 생각해야 한다. 틀에 딱 맞으면서도 목재의 수출과 팽창 시에도 틀에서 어긋나거나 틈이 많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 특히 원목도어는 이러한 점에서 기술개발이 필수적이다”라며 “원목도어의 경우 940㎜기준에서 5~10㎜의 변화가 일반적이었지만, 태화가 개발한 원목도어는 0.2~0.5㎜로 변형률을 극소화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또 “도어 자체의 품질 외에도 최근에는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친환경 인증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유럽진출을 위해서는 FSC 인증이 필수적인데, 이를 위해 태화는 2008년 FSC 인증을 획득했다”고 말했다.

 

수입*수출에 유리한 입지

베하이 태화가 위치한 광서장족자치구는 원자재 확보도 쉬울 뿐 아니라 인근 베하이 항을 통해 수출에도 유리한 입지에 있다. 김 대표는 “중국이 외국 기업들을 퇴출시키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고, 실제로 한국의 여러 기업들이 실패하고 돌아왔다. 하지만 중국은 각 성마다 정책이 다르다. 베하이 태화가 위치한 광서성은 해외기업 유치를 꺼리지 않는 분위기다. 오히려 태화를 우대해주는 편”이라며 “입지자체도 미얀마나 베트남, 라오스와 인접해 있어 원목 반입도 어렵지 않고, 광서성 내에도 충분한 목재 자원이 있다. 필요할 경우 베하이 항을 통해 해외 자재를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생산기지로서는 최적”이라고 말했다.

 

중국산… ‘싸구려’ 아니다

김학천 대표가 제품의 품질 개발에 몰두하면서도 항상 고민스러웠던 것은 ‘중국산은 싸구려다’라는 인식이었다. 제품에 대한 평가는 가격으로 나타난다. 양질의 제품이 단순히 생산지의 이미지 때문에 폄하되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 김 대표는 “이 점은 중국 정부에서도 신경을 쓰는 부분이다.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으로 기업들을 종용하고 있고, 엄격한 품질기준을 정해서 합격해야 수출할 수 있도록 했다”며 “태화의 제품 역시 품질만큼은 최고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최고 품질의 제품이지만, 아직까지 한국으로의 공급은 미비한 상황이다. PVC도장 도어가 워낙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을 점유하고 있기 때문. 김 대표는 “PVC제품과 지금까지도 가격경쟁이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8월부터는 제품 가격을 20%가량 올려야 하는 실정”이라며 걱정했다. 중국 내수시장보다 한국으로의 수출 가격이 더 낮기 때문에 가격 인상이 부득이한 실정이라는 것.

실제로 중국은 미국과 내수시장, 그리고 한국으로 도어를 판매하고 있는데, 이 중 한국 수출 가격이 가장 낮다고 한다. 더욱이 최근 금융위기를 통해 쓰러진 공장들이 대부분 한국 수출용 도어를 제작하던 기업들이었고, 그나마 남은 기업들도 차라리 내수시장으로 판매를 하자는 분위기다. 김 대표는 “중국 내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이 올라가는 것이기는 하지만, 한국 시장에서 중국산 원목도어에 대한 인식 재고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원목도어로 세계최고 될 것”

태화목재는 국내에서 도어와 건축자재로 루버, 소송 다루끼, 남양재 데크 등을 취급하고 있다. 김학천 대표는 “친환경 자재를 공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건축자재를 일부 공급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이 확대된다면 원목도어를 집중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라며 “세계 최고의 원목도어라는 수식어가 어울릴 만큼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낼 것이다. 국내 공급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세계 시장을 무대로 경쟁력을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의 원목도어 생산기업이라는 목표를 위해 김 대표는 조만간 전문 경영진을 둘 계획이다. 그는 “전문 경영진 도입은 회사의 성장을 목적으로 계획한 것이기도 하지만, 직원들이 언제든 사장이 될 수 있다는 목표의식을 심어주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다”며 “기업 내에서 직원들이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인재 중심 기업으로서 원목도어 하나에서만큼은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베하이 태화 공장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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