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의 월정교(月精橋, 사적 제457호) 복원 공사에 들어가는 목재 가운데 북미산 홍송이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월정교는 국내 최초로 석교 위에 목조회랑(回廊)으로 연결한 누교(樓橋) 형태로 통일신라 경덕왕 19년(서기 760년)에 축조됐다.

경주시는 월정교 복원에 총 사업비 235억 원을 투입, 길이 66.15m, 폭 9m, 높이 8.25m 규모로 복원할 계획이며 현재 4개의 석재 교각 10단 중 8~9단 쌓기를 하고 있다.

7일 경주시에 따르면 월정교 복원을 위해 상부 회랑과 교각 석재 위에 사용할 목재 54만5000재를 확보했다. 이 목재들은 제재, 건조, 방부처리를 거쳐 현재 진행 중인 교각 공사가 끝나는 올해 말부터 목조 구조물 공사에 사용될 예정이다.

그러나 목재의 절반에 가까운 26만재가 국내산 육송이 아닌 북미산 홍송이어서 일부에서는 신라시대 다리 복원이라는 기본 취지와 동떨어진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경주시청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한 시민은 “월정교에 쓰이는 목재가 터무니없이 북미산 나무로 만들어진다면 그 다리는 신라시대 월정교가 아니고 북미산 월정교”라면서 “국내산 목재를 구하기가 어려워 북미산을 쓴다지만, 짧으면 이어 써도 될 것이고 공사비가 많이 든다면 예산을 더 확보해서라도 제대로 복원해서 후손에게 부끄러움 없는 역사를 물려줘야 한다”고 비판했다.

시는 목재 가운데 국내산 육송은 교량 상부 회랑에 사용하고 북미산 홍송은 교량 하부 석재 교각 위에 쓸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사람들이 걸어다니는 구간인 교각 위 목재는 강도 측면에서 어느 정도 길이와 두께가 돼야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를 충족할 수 있는 목재를 생산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문화재 전문가의 기술자문을 받아 북미산 홍송을 쓰기로 했다”면서 “북미산 홍송은 국내산 육송과 유사하고 육송보다 강도가 센 편이다”고 말했다.

교량 상부 회랑의 경우 길이 10m 내외, 두께 45㎝ 이하 목재로 충분하지만 교각 위에 사용하는 것은 교각 간 거리와 두께를 감안할 때 이보다 훨씬 큰 목재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시의 주장이다. 또 교대와 교각, 교각과 교각 사이에 쓸 목재는 길이가 16~17m, 두께가 45~60㎝는 돼야 한다고 시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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