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림목재의 새로운 법인회사인 와이엘(대표 성열찬)이 하드우드 전문 유통회사로서 야심찬 출발을 알렸다.

영림목재의 ‘하드우드 판매법인’임을 자처하는 와이엘 측은 “‘특수목의 역사는 영림의 역사입니다’라는 영림목재의 슬로건이 무색할 만큼 다른 사업분야에 비해 하드우드 분야가 축소된 느낌이었다”며 “스스로 야전이라 부르는 북항보세창고에 사무실을 마련해 고객들에게 문턱을 낮추고 한 분 한 분 더 가까이 가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돌아온 하드우드 전문가

영림목재의 부사장과 e라이브러리의 대표로 재직한 바 있는 성열찬 대표는 사실 하드우드 유통을 담당으로 영림과 인연을 맺었다. 그러던 중 1994년 악기재만 생산하던 신복산업에 주방가구재 등 새로운 제품의 생산을 이끌었고, 본사와 e라이브러리를 오가다 지난해 12월 다시 하드우드 유통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 것. “과거와 달리 하드우드 시장이 많이 변했지만, 전공으로 복귀해서인지 마음만은 가볍다”는 성 대표는 “우리끼리 ‘야전’이라고 부르는 북항으로 자리를 옮겨 소비자와 접할 기회를 늘리다 보니 이제는 사업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할 지 어느 정도 감이 잡힌다”고 말했다.

 

영림의 하드우드 판매법인

와이엘은 영림의 하드우드 판매법인을 자처하고 있다. 주로 기업들을 상대로 하는 본사의 하드우드 유통 방식은 산업의 변화에 적극적이지 못함을 깨닫고 좀 더 소비자와 가까이 하겠다는 의지에서 발생한 것이다. 성 대표는 “본사에서는 지금도 원자재 중심의 기업 대상 영업을 하고 있지만, 북항 현장에서는 가공품까지 다루고 있어 품목에서는 더 다양화하고 있는 편”이라며 “하드우드 전공에 그간 신복산업과 e라이브러리를 거치면서 터득한 가공 노하우를 더하니 시너지가 생겼다”고 전했다.

 

달라진 하드우드 시장

과거 영림은 삼익악기, 영창악기, 보루네오가구, 동서가구 등 대형소비자들을 상대로 하드우드 영업을 해왔다. 소위 ‘큰 손’이라 불리는 이들의 소비량만 해도 엄청난 것이었다. 성 대표는 “최근에는 이들 기업이 중국 OEM 등으로 국내에서 가공을 하지 않고 있다. 큰 손 들이 사라지게 된 셈”이라며 “하드우드 시장은 규모도 많이 줄었지만, 대체용품도 많이 생겨 경쟁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러한 시장 변화에 반응한 와이엘은 새로운 수요층을 찾아냈다.
DIY를 즐기는 인터넷 동호인들이 그들로, 성 대표는 “현재는 이들 DIY 동호인들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집중하고 있다”며 “필요한 경우 이들을 그룹단위로 초청해 자재투어도 기획하고 있다”고 전했다.제품에 대한 홍보활동 외에도 와이엘은 동호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낱개판매와 1차 가공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와이엘 측은 “대부분의 동호인들이 자재를 구매해 대패나 쏘잉작업 등을 집에서 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자재상에서 이러한 작업을 해주지도 않기 때문에 많은 불편을 감수하고 있는데, 작은 일이지만 이러한 부분에서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가치 인정하는 문화 정착돼야

하드우드 유통의 역사가 깊은 와이엘에 있어서도 소비자와의 거리 단축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성 대표는 “이미 목재를 가까이 하고 있는 소비자들이지만, 품질보다 가격에 더 관심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DIY가 나만의 것을 만들어보겠다는 의지에서 시작한 것이라고 볼 때, 작은 가격 차이 때문에 큰 질적 차이를 경험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끔은 소비자들이 가격이나 품질의 차이를 두고 ‘우리를 속이는 것 아닌가’하는 자세를 취하기도 한다”며 “이러한 신뢰 하락은 판매자들의 실수가 빚은 것이기도 하지만, 소비자 역시 가치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동반돼야 한다.
그러한 문화가 정착됐을 때,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했다.

 

목제품 백화점이 목표

현재 와이엘은 하드우드 주문집성재나, 데크재 등을 주요 상품으로 하고 있다. 대부분 소재 판매만을 하는 업체들과 달리 자사의 가공라인을 통해 반완제품까지 주문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으로 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사실 와이엘에게는 다른 회사들과의 경쟁우위가 주 목표는 아니다. 성 대표는 “건축자재를 마트화한 곳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그와 달리 목제품만을 유통하는 목제품 백화점을 설립하는 것이 목표”라며 “DIY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자기만의 무언가를 만들고자 하는 아이디어가 있다.
하지만 이를 실현시켜줄 수 있는 환경이 되지 못하는데, 목제품 백화점을 통해 그런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다. 이는 개인적인 생각이자 크게는 영림목재로서도 사회공헌을 위해 꼭 해보고자 하는 일”이라고 밝혔다.그와 와이엘이 꿈꾸는 목제품 백화점은 그야말로 자투리 각재에서부터 대형 패널과 공학목재에 이르기까지 모든 목제품이 전시된 공간을 말한다.
그는 “아직 꿈일 뿐이고 실현될 수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꿈은 이뤄진다고 하지 않던가. 그 꿈을 이루는 것이야 말로 와이엘의 최종 목표다”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한국목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