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에는 국내 목재업계 발전의 초석이 될만한 사건이 두 번 일어났다. 하나는 지난 4월 발기한 목재산업단체총연합회(이하 총연합회)이며, 다른 하나는 지난 5월 산림청이 구성한 목재산업대책 수립을 위한 TF팀이다.

이들 사건은 금년을 “목재산업 진흥의 원년”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목재산업에겐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었다.그러나 발족한지 6개월 여가 흐른 지금 총연합회와 TF팀은 아직 이렇다 할 진척사항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특히나 총연합회는 최근 대한목재협회가 탈퇴를 표명하면서 총체적인 난항을 보이고 있다. 총연합회 측은 “대한목재협회가 자신들의 의견이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은 모양”이라며 “탈퇴의사를 묻고 있으나, 아직 답이 없다. 확인되는 대로 총연합회에서 탈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총연합회는 지난 여름 산림청장과의 간담회 당시 모임을 가진 이후 3개월 여간 미팅이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현재 총연합회장인 한국목재공학회 이전제 회장이 사퇴 의사를 표명하고 있고, 사단법인화 진행도 주춤한 상태다.

현재로서는 한국목재공업협동조합 이경호 이사장이 유력한 총연합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전제 회장은 “총연합회를 발족하고 구성하는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구설수에 오르는 등 더 이상 회장직을 이어가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조만간 이사회를 통해 설명하고 금년 중 임시총회를 거쳐 후임회장을 선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TF팀의 사정도 총연합회와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TF팀을 주관하고 있는 산림청 목재생산과가 그나마 업무진행을 하고 있을 뿐이다. TF팀 역시 5개의 분과로 나뉘어 각계의 인사들이 포진해 있지만, “멤버 구성이 효율적이지 못해 의견을 일치시키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TF팀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같은 통계치를 두고 분과 내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통계치 조사도 이런 상황인데 문제점 도출과 대책마련 단계에 가면 어떤 상황이 나타날지 불 보듯 뻔하다”고 우려했다.

산림청 목재생산과 안의섭 사무관은 “목재산업의 성장을 위한 정책마련을 하려면 우선 기초데이터의 수집과 연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각계의 인사들을 통해 자료요청을 했으나 수치도 제 각각이고, 그마저도 정확한 것인지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행히 통계는 거의 완성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 통계치는 그렇다 쳐도 해외 정책정보에 대해서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정책건의를 위해서는 해외사례보고도 중요한 부분이다. 때문에 업계에 이를 요청하면 일본의 정책자료 정도만 줄 뿐인데, 미국이나 캐나다, 유럽 등 목재산업 선진국의 자료들은 산림과학원이나 업계, 심지어 학계에서도 얻을 수 없었다”며 “산림청의 예산도 부족한 상황이어서 직접 찾아 나설 수도 없는 형편”이라고 하소연 했다.

이에 대해 목재업계 관계자들은 “목재이용을 촉진시키겠다던 산림청장의 말은 거짓”이라며, “목재이용에 관련한 각종 예산들이 내년에 삭감된다. 워낙 규모가 작아 표면으로 드러나지도 않지만, 그마저도 삭감된다니 산림청장의 말은 겉과 속이 다른 것이 아닌가”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산림청의 목재산업 관련부서인 목재생산과의 인원이 3명뿐인데, 그 인원으로 국내 목재산업을 부흥시키겠다는 산림청의 자세부터가 코미디”라고 비난했다.한편 이 같은 예산축소와 목재산업에 대한 산림청의 홀대는 목재산업 종사자 스스로의 문제라는 의견도 분분하다.

이전제 회장은 “총연합회가 산림청장과의 간담회를 통해 업계의 건의사항을 발표했고, 산림청은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대책안을 제출해주길 바랬다. 하지만 우리가 묵묵 무답이어서 산림청에서도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듯 했다”며 “이를 보고 알 수 있듯, 아직 우리 목재산업은 체계와 논리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의섭 사무관 역시 “TF팀을 통해 건의된 내용들을 정책으로 만들려고 해도 업계에서는 아주 단순한 건의사항을 말할 뿐 구체적 문건이나 정책자료들을 내놓지 않는다. 현재 목재생산과의 목재산업 성장에 대한 의지는 어느 때보다 강하다. 업계에서도 이를 인식하고 적극적인 협조가 절실하다”고 업계의 동참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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