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유통되는 방부약제는 크게 ACQ와 CUAZ, CB-HDO가 사용되고 있다. 국내 보존업계에서는 특히 ACQ가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할 만큼 사용량이 엄청나다. CUAZ이나 CB-HDO와는 달리 다수의 업체에서 공급하고 있다는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가격이 가장 저렴하다는 점에서 선호되고 있다. 잘 아시다시피 국내 목재산업은 가격이 우선하는 시장이다. 때문에 ACQ의 절대적 인기는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ACQ의 엄청난 인기에도 한 가지 불편한 사실이 있다. 청태가 잘 낀다거나, 철부식성이 높아 일반 못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점, 용탈이 비교적 잘 일어난다는 점 등이 그것이다.

사실 ACQ 이전에는 CCA라는 약제가 시장을 평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CCA가 환경적 문제로 국내에서 영원히 사라지게 되면서 대체제로 ACQ가 자리잡게 됐다. 환경적으로는 일단 큰 불을 껐지만, 성능 면에서는 CCA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평가였고, 실제로 용탈이나 철부식성 면에서 뭇매를 맞기도 했다. 가격이 타 약제에 비해 저렴하지 않았다면 ACQ의 오늘날의 영화는 없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CCA가 지난 2007년 사라지게 됐으니, ACQ의 천하도 3년이 조금 넘어가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최근 MCQ라는 새로운 약제가 출시를 알리면서, 기세 등등하던 ACQ의 입지도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MCQ는 ACQ와 기본적으로 구리화합물이라는 점에서 동일하다. 하지만 차이점은 어떻게 구리성분을 목재 내에 주입시키느냐는 것. MCQ는 아민이나 암모니아 등 알칼리용제를 사용하는 ACQ와 달리 구리를 매우 작은 고체입자로 만들어 목재 내로 침투시키는 방식이다. 단순히 구리 주입방식이 달라서 ACQ가 긴장하는 것은 아니다. MCQ는 해외에서 실험 결과 ACQ에 비해 철부식이 덜하고 용탈이 월등히 적게 일어난다고 한다. 또한 양생기간도 상대적으로 짧아 생산성 향상도 기대된다고 한다. 다만 약점이라고 하는 것은 ACQ보다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다. CUAZ이나 CB-HDO와 같이 분명 이는 ACQ와의 경쟁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가격이라는 걸림돌이 있어도 MCQ의 등장은 국내 보존업계의 판도를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시장이 언제까지고 가격에만 매달릴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주도의 공사는 물론 일반 소비자까지 품질에 대한 신뢰는 구매에 있어서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결국 품질의 향상이 없이 가격만 외쳐대는 시장은 대체재에 의해 잠식될 수 밖에 없다. 방부목도 마찬가지다. 이미 보존업계는 WPC라는 걸출한 경쟁자를 통해 이를 피부로 느끼지 않았던가? MCQ의 등장이 즐거운 이유는 이 같은 시장 변화를 경험한 보존업계를 품질향상의 길로 접어들게 할 매개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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