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가이앤씨 최원철 대표

지난 11월11일 전북 임실에서는 산림청의 주관으로 ‘국산목재를 이용한 한옥의 활성화’를 주제로 한 현장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국산목재를 한옥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데 여러 의견들이 나와 매우 실리적인 토론회였다.

개인적으로 산림청이 한옥에 국산재 활용을 모색한다고 직접 나서주어 참으로 반갑기 그지 없었다. 작년과 올해, 충남 공주에 신한옥을 지으면서 국산 소경목을 서까래로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산림청에 건의했던 경험이 있어 더욱 그랬다.

이날 토론회는 한옥학교의 한옥 시공과정의 견학을 시작으로 목구조기술인협회 김헌중 회장과 경민산업 이경호 회장, 태원목재 이영근 이사가 각각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경민산업은 집성목재 제조로 오랜 경험과 기술을 가지고 있는 회사이고, 태원목재는 최근 프리컷 설비를 갖춰 한옥의 산업화에 일조를 하고 있다. 사실 집성재와 프리컷이라는 것은 한옥 산업의 미래라고 할 만큼, 우리 한옥 산업 성장에 필수적인 분야다. 특히나 한옥의 저변확대와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러한 기술과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국산재 활용 증대도 이들 기술과 시스템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도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그런데 이날 발표와 토론을 통해 목조건축 전문가들의 생각도 차이가 너무 크다는 것을 느꼈다. 자재의 품질, 프리컷의 필요성, 한옥 기능자, 기술자 양성에 대한 인식 등 ‘개인적 관점과 이득에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한옥에서 ‘이러한 방법만이 해결된다’고 하는 주장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다. 잘못하다가는 우리 조상들이 만든 귀중한 전통문화유산이 변질되어 망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옥은 지어지는 형태와 방법이 도편수에 따라 조금씩은 다르게 지어져 왔다. 따라서 여러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고 신중한 자세의 대처가 필요하다.

수입 목재의 수요가 대부분인 우리나라에서 국산재를 사용한 한옥을 활성화하려면 한옥의 멋과 정취를 근본으로 한옥의 형태와 방법이 좀 더 세밀히 파악되어야 한다. 그래야 올바른 자재선정과 시공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 동안 비효율성으로 비경제적 면과 주택으로서 부족한 성능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한옥의 활성화는 어려울 것이다. 한옥의 활성화는 시대에 맞는 방법으로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하는 한옥만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70년대 수동식 전화기가 자동식으로 전환되면서, 우리는 많은 교환원들의 실직을 우려했다. 하지만, 산업화는 이들에게 또 다른 일자리를 창출해 줬고, 결국 우리는 선진화된 시스템과 더 많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게 됐다. 한옥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한옥의 활성화가 궁극적 목표라고 했을 때 산업화는 피할 수 없다. 한옥에 대한 관심이 증폭된 요즘만큼 산업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시점은 없을 것이다. 한옥과, 나아가 목조건축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당장의 이익에서 벗어나 더 넓은 시각으로 공통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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