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 수요가 지자체를 중심으로 증대되면서 한옥산업 개발에 대한 여러 문제점과 대안들이 쏟아져 나오는 요즘이다. 한옥이 정부의 한스타일 육성종합계획에 편승함과 동시에 대중의 관심으로 한옥마을이 각 도시에 생겨나기 시작했다.

목공사가 한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목재산업 역시 한옥 산업의 성장에 거는 기대가 적지 않다. 특히 지난해에는 2020년 한옥 르네상스 시대를 실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 신한옥 플랜이 발표돼 한옥 산업 성장의 미래가 밝아 보인다.

이 같은 시류에 편승에 산림청 역시 국산목재를 한옥에 활용하기 위한 대책안을 마련하기 위해 나섰다. 산림청은 지난달 14일 충남 공주 한옥마을에서 ‘국산목재 이용 한옥 심포지엄’을 개최해 국산재의 한옥부재 활용성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회를 열었다.

심포지엄은 스튜가이앤씨 최원철 대표의 ‘국산재의 한옥부재 이용 방안’과 산림조합중앙회 김종태 팀장의 ‘낙엽송 한옥 건축 사례’, 한국목조건축기술인협회 김헌중 회장의 ‘국산재 이용에 따른 기능인력 양성’, 서울대학교 이전제 교수의 ‘국산재 이용 한옥 표준 모델 개발’ 발표가 있은 뒤, 명지대학교 김홍식 교수가 좌장으로, 그리고 전북대학교 남해경 교수와 엑토종합건축사사무소 주대관 소장, 국립산림과학원 박문재 과장, 한국목조건축협회 이정현 회장, 미디어우드 윤형운 대표, 한라대학교 한재수 교수가 참석한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가장 주목할 만했던 것은 스튜가이앤씨 최원철 대표가 발표한 ‘국산재 한옥부재 이용 방안’이었다. 그는 발표에서 국산재를 활용해 한옥을 축조한 과정을 설명했는데, 특히 전통방식으로 수가공에 국산 원목 만을 사용해 건설한 한옥과 프리컷 방식으로 수입 원목 및 집성목을 혼용해 건설한 한옥을 비교, 신한옥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최 대표는 기둥과 보구조 부재와 지붕구조, 공사기간 및 관리비 비교를 통해 총 공사비용을 비교했는데, 국산재와 수가공을 했을 경우 수입재 및 프리컷 가공의 경우보다 기둥·보구조 부재에서 170%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전했다. 또한 공사 기간 및 관리비 비교에서 프리컷 가공의 경우 총 62일이 걸리는 반면, 수가공은 209일이 걸린다고 해 총 공사비에서 큰 차이가 발생함을 밝혔다. 실제로 그가 비교한 총공사비는 주택 건축면적 100㎡을 기준으로 국산재(육송)·수가공은 2억802만9180원인 반면 수입재(더글라스퍼, 삼나무 집성재)·프리컷가공은 1억2638만6892원으로 책정돼 전체 공사비에서도 국산재 수가공이 65% 가량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문화재급은 몰라도 신한옥의 경우 경제성이 있어야 한다”며 “국산재의 도입이 경제성에서 앞선다면 모르지만 실제로 국산재를 통해 한옥을 지어본 결과, 국산재는 목재를 구입하는 데만 45일이 소요됐고, 이를 제재하는 데 35일, 건조하는데 90일이 걸렸다. 국산재를 한옥 부재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유통구조 개선이 시급하며, 부재를 표준화하고, 기계가공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림조합 김종태 팀장 역시 낙엽송으로 한옥을 건축한 사례를 들면서 “프리컷 방식이 건축 공기 단축이나 전체적 비용 절약 측면에서 유리하다”며 국산재를 사용하더라도 기계가공이 반드시 필요함을 지적했다. 또 국산재를 이용한 한옥표준모델 개발을 발표한 서울대학교 이전제 교수도 “한옥은 경제성 면에서 수가공이나 높은 목재가격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한옥표준모델 개발에 앞서 건조제재목, 구조용집성재, 중공재 사용, 모듈화 및 부재 표준화, 접합부 개발, 부재의 기계가공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한옥에의 수입재 사용과 프리컷 도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한국목조건축기능인협회 김헌중 회장은 “한옥만큼은 국산재로 지어야 한다”고 말한 데 이어 “프리컷이 도입될 경우 기존 목수들의 고용불안에 대해 해소시켜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은 한옥 부자재로 국산재 공급을 위한 방안에 대한 논의가 주였으나, 한편으로는 현재로서는 경제성이 없는 국산재를 굳이 강요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도 낳았다. 일각에서는 한옥의 정체성을 위해서라도 모든 부재에 국산재를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었지만, 미디어우드 윤형운 대표는 “17세기 영국은 자국의 목재가 부족해 미국과 프랑스로부터 목재를 수입, 가공한 뒤 수출했다. 목재는 영국산이 아니었지만, 이렇게 수출된 가구들은 ‘영국 가구’로서 세계에 인정받고 있다”면서 “한옥의 정체성은 부재의 원산지가 어디냐가 아니라 디자인과 정서, 품질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또 “현 시점에서 국산재 우선사용 정책이 실시되면 오히려 한옥 활성화에 역행이 될 것”이라며 “경쟁력있는 부재를 원활히 공급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이 우선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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