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목 수입 급감, 제재목 수입은 급등

지난해 원목 수입은 전년도인 2009년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침엽수 원목 수입량은 11월까지 359만㎥을 기록해 연간 추정치로도 400만㎥을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최근 10년 간 가장 낮은 수치로 2009년에 비해서는 17%, 피크인 2002년에 비해서는 44%나 감소한 수치다.

침엽수원목 중 가장 많은 양을 수입하고 있는 뉴질랜드산 원목(이하 뉴송)은 지난해 245만㎥(추정치)을 수입해 2009년 264만㎥에 비해 7% 가량 감소했다. 이는 최근 10년 간 가장 낮은 수치이며, 뉴송 원목 수입이 피크를 이루던 2001년, 2002년에 비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뉴송의 수입량 감소는 국내 시장의 수요 감소도 원인이겠으나, 중국의 구매량 증가가 더욱 큰 영향으로 알려져 있다. 뉴송의 최대 수입국이던 우리나라가 중국에 수입량 1위 자리를 내 준 이후로는 가격 결정권이 약해져 구매가 쉽지 않다는 것. 이에 따라 현지 업체들도 우리나라에 원목을 공급하길 꺼려하는 상황이다. ㄱ 업체 관계자는 “가격을 낮게 부르는 한국이나 일본 보다는 중국으로 수출하려고 하기 때문에 앞으로 중국의 구매력이 줄어들만한 요인이 나타나지 않는 한 국내 뉴송 수입량은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지난해 뉴송의 한국 수출 가격은 ㎥당 140$로 예년보다 30% 가량 높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수입량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국가로 러시아를 빼놓을 수 없다. 러시아산 원목은 2006년까지 150만㎥ 대의 수입량을 유지해 오다가, 2007년 110만㎥, 2008년 70만㎥, 2009년 44만㎥을 기록하던 것이 지난해에는 21만㎥(추정치)를 기록해 4년 만에 1/7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러시아의 침엽수 원목 수출세 인상이 주요 원인으로, 앞으로도 러시아산 원목은 줄어들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편 우리나라 침엽수 원목 수입량에서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도 지난해 약 63만㎥(추정치)를 수입해 2009년에 비해 33% 가량 감소해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미국산 원목은 지난 2001년 15만㎥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09년 94만㎥으로 9년 새 6배 이상의 수입량 증가를 보여 왔으나, 지난해 수입 감소량은 다소 충격적이다.

미국산 침엽수 원목 수입량의 감소는 공급 부족이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ㄴ 업체 관계자는 “미국을 포함해 북미산 원목은 공급 자체가 어렵다. 미국 주택 경기 침체가 장기적으로 이어짐에 따라 제조 공장들이 잇따라 폐쇄돼 공급량이 크게 줄었다”며 “재고가 소진된 현 시점에서 기존 시장을 바라보고 공장을 재가동 하는 업체가 없기 때문에 공급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재고도 바닥 상태여서 2011년에는 북미산 원목 재고를 얼마나 적절히 가져가느냐가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원목의 수입량이 크게 줄어든 반면 제재목의 수입량은 25%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제재목 수입은 11월까지 110만㎥로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특히 100만㎥를 넘은 첫 해로 기록된다. 수입량 증가를 주도한 것은 러시아와 칠레, 캐나다 등으로 이들 국가는 10년간 꾸준히 수입량이 증가했으며, 2009년과 비교해 러시아산은 약 85%, 칠레산은 약 44%, 캐나다산은 약 16% 가량 상승했다. 이들 제재목의 수입량이 증가하는 이유로는 러시아의 원목 수출세 증가에 따른 여파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며, 캐나다산 제재목의 경우는 목조건축 시장의 수요가 늘어난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10년간 국내 원목수입추이
최근 10년간 국내 제재목수입추이

합판 시장, 하향세 이어가

지난해 국내 합판시장은 하향 추세였던 2009년과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해 합판 생산은 45만㎥로 2009년(49만㎥) 대비 9%가량 감소했으며 수입량은 120만㎥으로 4.6% 정도 소폭 감소해 총 공급량은 7.8% 줄었다.

건설경기에 민감한 만큼 합판시장은 최근 몇 년 간의 건설경기 침체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2년여 전부터 건축수요가 뚝 떨어짐에 따라 콘크리트 거푸집용 합판 수요가 크게 줄면서 내수용 합판은 수요가 없는 상태며 내장공사가 들어갈 시점인 현재는 인테리어용 준내수 합판이 들어갈 시장이 없다. 여기에 등급 외 저가합판인 ‘SB합판’이 국내에 대량으로 수입돼 국내 업체들의 물량을 상당부분 잠식하면서 큰 타격을 입혔다. 이에 국내 메이커사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지난해 7월 단가를 대폭 인하함으로써 적체돼 있던 물량을 대량 소화하기도 했다.

지난 12월15일 무역위원회는 한국합판보드협회의 제소에 따라 말레이시아산 합판에 대해 3년간 5.12~38.1%의 덤핑방지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달 말쯤 시행 예정인 덤핑방지관세로 인해 올해 수입량에 약간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수입산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합판시장의 경쟁구도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론이다.

그러나 최근 2~3년간 급감했던 주택공급량이 이제는 반등세에 접어들 시기여서 올 3/4분기 내지는 4/4분기에 이르면 약간의 회복세를 나타내지 않겠는가 하고 업계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고 있다.

MDF 호조 속 원자재난 우려

지난해 MDF 시장은 상반기에 호황을 보이다가 5월경부터 현재까지 상황이 악화돼오고 있으나 그나마 수입물량이 많지 않아 국내 메이커사들로서는 전반적으로는 괜찮은 해였다는 평이다.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공급은 3%, 수요는 6% 정도 소폭 확대됐다. 그 중 수입산 MDF의 점유율은 2009년 20%에서 지난해 12%로 줄었다.

최근 국내 MDF 생산업체들은 원자재 확보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예전보다 쭉데기 공급이 줄은 데다 특히 청정원료로 대대적인 정부지원을 받고 있는 목재펠릿 시장에 원료가 몰리는 바람에 지난해 초에는 수입산 목재 칩이 많이 사용됐다. 지난해 북부지방산림청과 동화기업이 동화기업과 함께 추진한 ‘신 산림사업 부산물 처리 방법 개선 시범사업’과 같이 임지잔재를 활용하는 여러 방안이 강구되고는 있으나 벌채비용이나 운반비 등 여러 난관이 남아있어 빠른 도입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내 MDF 생산케파는 207㎥을 넘어서 120% 생산 과잉 상태에 다다랐다. 게다가 90년대 대거 도입된 생산설비들의 정비, 교체시기가 도래해 생산 여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MDF를 생산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다른 용도를 개발하던지 수출길을 모색하는 등 잉여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다른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올해 MDF 수요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올해 시행 예정인 목제품 품질표시제에 앞서 많은 업체들이 E1 또는 E0등급의 친환경보드로 갈아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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