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아파트보다 더 경제적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건축시공학회에서 발행한 논문집 중 ‘아파트와 한옥의 LCC(Life Cycle Cost)분석 사례 연구’에 따르면 아파트는 거주기간이 늘어날수록 유지관리비가 크게 증가하는 반면, 한옥은 초기 시공비용은 아파트에 비해 높게 나타나지만 거주기간이 늘어나더라도 유지관리비가 아파트에 비해 크게 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LCC는 생애주기를 뜻하는 것으로 최근들어 경제성에 대한 개념이 확대되면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시설물의 생애주기는 시설물의 생산에서 철거에 이르는 전 과정을 나타내는 용어로 즉 계획, 설계, 시공, 운영/유지관리 및 폐기처분 등에 소요되는 총 비용을 말한다.

논문에서 분석한 단계별 비용요소는 ▲기획·설계비 ▲시공비 ▲유지관리비 ▲폐기물 처리비로 아파트와 한옥 모두 20년까지의 비용을 산정하고, 20년 후 폐기를 가정해 계산했다. 비교 대상 건축물은 철근콘크리트 구조에 건축면적 112㎡의 20층짜리 아파트 2동과 단층 목구조 흙집으로 건축면적 175㎡의 한옥이다.

결과를 살펴보면, 먼저 아파트는 초기 비용에서 설계비가 5%, 시공비가 95%를 이뤘고, 한옥은 설계비 10%에 시공비가 90%를 차지했다. 설계비를 비교하면 한옥이 아파트보다 약 6.8배 높았고, 시공비는 3배가 높게 나타났다. 따라서 초기에는 한옥이 아파트에 비해 많은 비용이 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생애주기에서 시공비는 15% 정도를 차지하는 정도로 LCC의 각 비용 중 80%를 차지하는 유지관리비에 비해 비중이 작다. 유지관리비를 환산할 경우, 아파트는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개인유틸리티와 수선 유지비의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한옥은 아파트와 비교해 부담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LCC 비율에서 아파트는 유지관리비가 전체의 43%를 차지한 반면, 한옥은 전체의 9%만을 차지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이번 논문의 결과를 두고 ㄱ 관계자는 “한 두 개의 사례가 평균적인 아파트 또는 한옥을 대표할 수 없기 때문에 LCC 패턴이 정확하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특히 논문은 한옥에서 사용한 에너지가 심야전기로 돼 있는데, 이를 가지고 아파트와 비교하면 안 된다”며 결과에 대한 의구심을 가졌다. ㄴ 업체 관계자 역시 “한옥의 평당 시공가와 유지관리비는 자재나 구조, 형태에 따라 상이하기 때문에 표준 단가를 정한 후에 가능할 것”이라며 “실제로 한옥은 아파트와 비용 면에서 경쟁하기 어렵다”고 답해 결과에 대한 신뢰성을 문제 삼았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건설사업비 비교에서 소비자들이 한옥으로 접근하지 못하는 것을 감안할 때, 앞으로 한옥의 LCC 분석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한옥이 우리 주거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논문은 결과의 신뢰성이 미흡함을 인정하면서도, 한옥이 자동화 생산 기법을 도입하게 되면 설계비와 시공비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며 아파트와의 비교에서 시공비 경쟁력 강화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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