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구정연휴를 마치고 신임 산림청장의 취임소식이 들려왔다. 세계산림연구기관연합회 회장이자 동북아산림포럼 위원장, 한국임학회 회장, 한?아세안환경협력사업단 단장 등을 역임한 이돈구 서울대학교 산림과학부 교수가 29대 산림청장으로 취임한 것이다.

이 청장은 취임사를 통해 “목재산업을 우리나라 청정산업의 핵심이 되도록 육성하겠습니다”라는 말로 목재산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를 갖게 했다. 목재업계는 “역대 청장의 취임사에서 목재산업을 강조한 첫 사례”라며 이돈구 청장의 취임에 기대를 걸고 있는 듯 하다.

취임사에서 한 말이 꼭 지켜질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목재산업에 관심을 표명한 것에 대해서는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관심이 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기 위해 필요한 것은 산림청장이 산업을 위해 얼마나 투자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인적으로나 물적으로나 산림청의 목재산업에 대한 투자는 미미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돈구 청장이 목재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지금과는 다른 수준에서 목재산업을 지원하고 격려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산림청 내 목재담당 부서의 확대가 절실하다. 산림청에서 목재산업을 담당하는 부서는 산림자원국의 목재생산과에 불과하다. 목재생산과의 인원은 과장을 포함해 단 3명뿐이다. 3명의 인원이 우리나라의 목재산업 정책을 만들어내고 관리한다는 것은 누가 봐도 버거운 일이다. 목재산업은 산업 내에서도 원목, 제재, 가공, 유통 등으로 나뉘고, 관련 산업만해도 건축, 인테리어, DIY, 조경, 토목, 가구, 공예, 에너지 등 다양하게 연계돼 있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주요사업만 해도 목재펠릿과 한옥 등 목재수요가 크게 증가할 분야가 산재하고 있다. 과연 단 3명이 이러한 목재산업의 광범위한 분야를 전문적으로 해결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담당관 확대와 함께 중요한 것이 예산 편성이다.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는 것은 어느 산업이나 마찬가지로 요구하는 것일 테지만, 목재산업은 관련 예산이 얼마인지 그 범위를 알 수도 없고, 산림청에서조차 얼마나 늘고 준 것인지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작아 확인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그나마 명확히 구분되는 목재문화 관련 예산의 경우 지난해 6억 원에서 금년 4억 원으로 감소했다. 이돈구 청장이 말한 청정산업의 핵심이 되기에는 관련 예산이 터무니없이 낮은 수준이다.

목재산업을 육성시킨다는 이 청장의 취임사가 거짓말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목재산업에 대한 관심만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지원과 투자가 필요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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