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고코리아(주) 정연집 박사
 초등학교에서 돌아온 아이의 무릎에 찰과상이 있었다. 까닭을 들어보니 체육시간 체육관(사실 다목적실용으로 지어진 건물인데 통상 체육관이라고 함)에서 순발력 측정하는 달리기를 하다 넘어져서 다쳤다는 것이다. 약간의 화상과 멍이 든 아이의 무릎을 보면서 오늘날 학교시설 중 체육관은 어떤 바닥재가 시공되어 있는지 또한 그 기능성은 어떤지가 궁금해졌다.

몇 번 학교를 방문한 적이 있지만 다목적실에 들어가 본 적이 없어 이번에 살펴보니 역시 강화마루가 시공되어 있었다. 강화마루는 바닥재로서 기능성이 뛰어나 상업용 마루로는 아주 적합하지만 스포츠용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바닥재이다.

물론 비용 측면에서 보면 스포츠용 원목마루와 일반 강화마루는 그 가격에 있어 너무나 큰 차이가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고, 당장 모든 다목적용 건물의 바닥재로 스포츠용 마루를 시공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도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어린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초등학교 체육관만은 반드시 스포츠용 바닥재를 선정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물론 예산 문제 등 직면하는 문제가 많겠지만 우선 그 기준만이라도 마련하여 점진적으로 체육관은 반드시 스포츠용 바닥재로 시공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선진국의 문턱을 넘었다고 하고 국격을 살려야 한다고 주창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아이들은 콘크리트 바닥위에서 체육활동을 하고 저급의 마루판이 시공된 바닥에서 생활하고 있는 곳이 많다. 황사가 많았던 올 봄, 비가 온다고, 황사가 온다고 운동회가 연기되었다. 교내행사가 아직 날씨에 따라 일정이 변경된다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에게, 방과 후 꽉 짜인 일정으로 운동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정기적이고도 일상적인 체육활동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인정 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네 학교 체육의 현실은 어떠한 가?

아직 학교 체육시설 그 어디에도 설계기준 내지 품질기준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차제에 체육교육 전문가와 마루판 전문가들의 검토를 통해 적절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고도 꼭 필요한 과제가 된 것이다.

지난 번 떠들 썩 했던 학교교실 마루 실태를 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되기도 한다. 그 높은 예산을 책정해 놓고서도 제대로 적용되지 못하는 낭비를 줄이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조금만 더 적절하게 사용하겠다는 인식만 있어도 현장의 상황은 훨씬 더 개선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학교의 교실은 기능성이 뛰어난 고급 강화마루를 사용하고, 체육관 또는 다목적실에는 적어도 스포츠용 바닥재를 시공해야 한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선진국의 사례도 검토해보고 전문 스포츠용과 일반 스포츠용으로 대별해서 성장기에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체육만큼은 그 기준을 만족하는 바닥재 위에서 할 수 있는 일이 가까운 장래에 현실화되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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