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목재협회 정명호 전무
지난 1883년 인천항이 개항한 이래로 인천은 6.25전쟁 등의 가난하고 힘들었던 시절을 숨 가쁘게 달려왔다. 인천은 이제 공항과 항만을 중심으로 동북아를 넘어 세계적인 물류중심도시가 돼야 한다는 커다란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 100년 동안 인천지역 경제의 발전은 경쟁항만이 부상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도권 관문항으로서 역할을 감당해왔다. 그러나 중국교역에 유리한 지정학적 조건과 육해공의 종합적인 물류교통망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에 안주하다 보니 항만 시설은 노후화되고 항만도시라는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개발로 항만배후부지가 절대 부족한 상태이며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경쟁항만이 급부상했다.
이러한 인천항의 약점 때문에 수출입 화물 처리 시 고비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인천지역 경제에 있어서 2개의 축을 중공업과 경공업이라고 한다면 경공업에서 목재산업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전통적 향토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인천은 배후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넓은 소비시장이 있어 서민 생활의 주거와 밀접히 연관된 소비재 관련산업이 크게 발달 할 수 있었다.
1948년 동화기업이 설립된 것을 필두로 1959년 선창산업이 1956년 영창악기, 1959년 삼익악기, 이어서 보르네오가구, 바로크가구, 동서가구 등이 창립해 인천지역 목재산업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배고프고 어려운 시기에 노동집약산업으로 인천의 서민들에게 고마운 일자리를 제공했으며, 1970, 1980년대에는 우리나라 목재공급량의 90%를 인천지역에서 공급했다. 우리들이 자주 말하는 진실이란 필수적으로 시간적, 공간적 보편성이 확보될 때 성립되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목재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전 세계 모든 곳에서 흙과 함께 쓰이고 있다. 친환경이나 녹색성장 등을 말할 것도 없이 목재가 웰빙시대의 가장 인간친화적인 물질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인천항과 목재산업을 이야기하면서 잠깐 옛날 중국고사를 인용해 본다. 중국 후한 때 천하를 움켜쥔 광무제는 미망인이 된 누나 호양공주의 재혼을 위해 의중을 알아보니 당시 감찰을 맡아보던 송홍을 훌륭한 신하라고 평하므로 광무제는 송홍을 불러 말하기를, 흔히들 고귀해지면 천할 때 사귀던 친구를 바꾸고 부유해지면 가난할 때 살던 아내를 버린다고 하던데 그것이 인지상정 아니냐고 질문하니 송홍이 대답하기를, 빈천지교불가망(貧賤之交不可忘), 조강지처불하당(槽糠之妻不下堂), 즉 가난할 때 사귀던 친구는 잊지 말아야 하며 술지게미와 겨로 끼니를 이을 만큼 고생하던 아내는 버리지 못한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만약 인천항이 조강지처 목재산업을 버린다면 한국의 목재산업은 무너지고 말 것이며, 또한 친환경 녹색성장도 물거품이 될 것이다. 목재인들은 삼삼오오 모이기만 하면 목재산업의 장래를 걱정하고 있으며 인천항의 조강지처임을 자부하며 관계당국의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있기를 학수고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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