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국산 낙엽송은 그야말로 골칫덩이 수종이었다. 변형이 심하고 목가시가 생겨 일하기도 어렵다는 이유에서 였다. 몹쓸 나무를 심어 조림을 잘 못했다는 비판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이런 것은 문제되지 않는다. 유령목에서 성숙목이 된 낙엽송은 제대로 된 건조가공을 통해 아주 쓸 만한 수종으로 바뀌었다. 우리나라에서 건축, 토목용재로 공급되고 데크나 벽재로도 공급되고 있다. 애석하게도 지금은 낙엽송을 심지 않는다.

10년도 넘었다. 누가 그렇게 결정했나?침엽수는 활엽수와 달리 산업용 목재자원확보 측면에서 일정 수량을 지속적으로 공급가능토록 해야 함에도 그렇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낙엽송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잣나무도 그렇고, 소나무도 건조시설이 없어 제대로 공급되지도 또 개발되지도 못하고 있는 처지다. 소나무도 건조시설이 부족하고 여의치 않아 전통한옥건축이나 신한옥에 시의적절하게 공급 못하고 있다.

기둥이나 보의 경우 건조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지금의 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 건조하지 못한 국산목재가 건축부재나 실내장식소재로 공급되면 과거 낙엽송과 같은 ‘편견에 쌓인 저급대우’를 받게 될 것이다. 지금 산에 용도가 없어 벌목하지 못하는 잣나무도 전문가들은 “제대로 건조하면 아주 좋은 소재”임에 틀림없다고 한다. 산림청은 시급하게 건조시설 확충을 위해 나서야 한다.

지역 제재소에 건조시설을 지원해서 국산재의 공급에 숨통을 트이게 해야 한다. 또한 국산재가 산에서 벌목돼 생산공장까지의 운송 및 벌채비용을 줄이는 획기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목상의 관행을 합리적으로 개선해서 산주가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제 그들의 이마의 주름을 펴줘야 한다. 유통은 적정량이 적정품질로 지속적으로 움직여 줘야 시장이 형성된다.

소나무, 잣나무, 낙엽송이 그렇게 돼야 한다. 또한 활엽수재에 대해서도 최소한의 유통이 가능하도록 집하장과 건조장을 전국 1곳이라도 세워서 그것을 이용해 우리의 가구도 만들고 공예품도 미술품도 만들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임업에서 이 보다 소중하고 궁극적인 게 무엇이란 말인가. 생산-소비-재생산-재소비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자원의 고갈 없이 오히려 축적량을 늘여 가면서 충분하게 이용할 수 있는 국가라는 것을 입증해 줄 책임이 산림청에 있다. 보수적 환경보호가 아니라 진보적 환경보호를 통해서 진정으로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을 해야 할 때다.

‘이쑤시개 산림’ ‘장작 산림’의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국내재의 공급 확대를 위해 건조시설부터 확대하는 정책으로부터 실마리를 찾길 바란다.100억 원 이상의 건조시설지원금을 마련해서 최소 10여 곳 이상에 건조장이 설치되도록 해야 한다.건조된 국산목재가 엄격하게 유통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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