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학교 주거환경과 박희준 교수
2008년 이맘 때 남대문 화재가 났을 때 국민들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남대문이 무너져 내리는 광경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남대문이 불에 타지 않는 목재로 지어졌다면 그토록 허망하게 국보 1호를 잃지 않았을 것이다. 타지 않는 목재! 4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국내 과학자에 의해 그토록 원했던 난연목재가 개발된 것이다.

작년 말 전북대 주건환경과 박희준 교수의 친환경 난연목재 개발 소식이 공중파 방송을 타면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목재도 불에 타지 않을 수 있다는 연구성과를 발표한 박희준 교수와 그가 개발한 난연목재에 대해 인터뷰했다.

최근 친환경 난연목재 개발로 KBS, SBS, YTN 등의 매스컴에 나왔던데 반응이 어떻습니까?
국민의 관심이 정말 크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관심의 대부분은 불에 안타는 목재에 대한 일반적인 부분이었고 몇몇 기업에서는 상품화에 대한 문의가 있었습니다. 목조주택업계에서는 난연목재를 쓰면 내화구조인증에 대한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을 것 같아 희망적이다고 했습니다. 유투브에 동영상이 올라가기도 하고 일부 인터넷방송을 통해 해외에 뉴스가 나가 이란, 호주, 뉴질랜드, 일본 등의 나라에서 질문을 받기도 했습니다. 단 하나의 뉴스에도 세상이 열려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됐습니다.

난연목재를 개발하게 된 동기는?
나무집, 황토집에 살았던 과거에 비해 지금은 시멘트 집에 살게 되면서 친환경적 생활과는 거리가 멀다는 인식이 있었고, 제가 속한 주거환경학과가 폼알데하이드나 VOC 또는 라돈과 같은 유해물질을 다루다 보니 친환경이면서 기능성을 가진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목재의 고부가가치화라는 측면이 더해져 난연목재 개발이 가능해 진 것 같습니다. 과거 우리가 세계 합판수출 1위였을 때를 기억하고 있고 이제 다시 세계를 놀라게 할 수출목재상품을 고민하던 차에 난연목재가 그런 가능성을 갖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했습니다. 그래서 유기용매를 사용하지 않고 수용성이면서도 친환경적 원료를 이용해 난연수지를 개발하게 됐습니다.

현재 진행사항은?
추가 연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수종에 대해 난연수지 농도 및 사용량, 주입시간 등 표준화 작업이 진행돼야 합니다. 방부목처럼 객관화된 기준을 마련해야 합니다. 방염, 난연, 준불연, 불연 성능을 내기 위한 수종마다 최적화된 제조조건을 피팅하고자 합니다. 또한 전략적 수종으로 국산 낙엽송과 소나무 그리고 아직 용도가 개발되지 않은 잣나무를 난연목재로 개발하고자 합니다. 이들을 고부가가치화 해서 수출 상품으로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수입수종 중에 삼나무, 스프루스, 편백 등에 대해서도 부가적 연구를 진행하려 합니다. 여기까지 연구비가 아닌 제 개인의 사비로 진행된 사항이라 제약이 많습니다. 난연목재 시험비용 또한 만만치 않아 고민입니다. 난연처리를 하면 부가적으로 치수안정성이 50% 개선돼 제품의 안정성도 높아집니다. 이에 대한 고찰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난연목재에 대해 몇몇 기업과 해외에서 러브콜을 해와 검토 중에 있습니다. 지금 한 곳에서 난연목재를 시험 생산하고 있습니다.

난연목재 시장 전망은?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도 화재에 대한 안전의식이 높아지고 있고 법령도 강화되고 있습니다. 목재제품이 저렴하고 준공마감만 받으면 된다는 생각을 넘어서 친환경 자재로써 건강과 안전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기능성 소재로 인식이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난연목재에 대한 지속적인 홍보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목재의 조습기능과 향의 유지가 가능한 친환경 난연기술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일본의 경우에는 전문업체에서 생산된 난연목재를 시공회사가 규정에 맞도록 쓰기 때문에 시장이 형성된다고 생각합니다. 소득이 늘어나고 안전에 대한 욕구가 늘어나는 시점에서 난연목재의 역할은 점점 커지고 시장도 커진다고 확신합니다.

참여업체와 공조해서 시장개척에도 힘을 쏟을 예정입니다. 현재 행복홈우드테크에서 난연목재를 시범생산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난연수지 생산을 위해 삼화페인트와 업무협약도 조만간에 이뤄질 예정입니다. 전남 지역에서는 편백나무를 사용한 벽체 시공이 많은 편입니다. 주로 학교강당이나 다목적홀에 시공되는 데 이런 곳에서 난연편백루바를 원하고 있습니다. 난연처리한 편백나무가 비싼 편이지만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고 합니다.

저희 대학에서도 리모델링할 건물의 천정을 난연목재로 시공합니다. 시공사례를 늘리고 궁극적으로는 난연관련 법규 보완에도 의견을 낼 생각입니다. 난연루바를 생산해도 현재 법규로는 각 피스마다 방염필증을 붙여야 하는 데 이는 불합리한 제도입니다. 고부가가치 난연제품의 생산유통에 막대한 지장을 주고 있습니다. 평방미터 단위 포장에 난연인증을 받아 유통 돼야 합니다. 인테리어 시공회사가 손쉽게 구매해서 사용가능해 져야 합니다. 어쩌면 이런 일들은 회사나 협회가 진행해야 할 부분입니다. 아직은 난연목재관련 시장이 초기상태라 겪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 생각합니다.

지금까지의 연구는?
지금까지의 주된 연구는 목재와 목질재료의 치수 안정성에 있었습니다. 불소수지계통을 사용해 치수안정성을 높이는 연구를 해 왔습니다. 욕실 목재바닥재 개발과 목재욕조 개발을 해 왔고 완성된 기술은 대기업에 이전한 바 있습니다.

최근에는 난연목재개발과 아울러 4대강 유역에 조성된 억새를 이용하는 연구를 농림부 과제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매년 헥타르당 33톤씩 나오는 억새를 이용해 친환경 단열보드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난연성능을 가미한 억새단열재의 제조에 대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난연단판을 억새보드 위에 적층시켜 내장칸막이로 개발하려 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난연목재의 표준제조법에 대해 추가 연구를 해야 합니다. 수지고형분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고 수종에 따르는 맞춤형 제조기술도 더 연구돼야 합니다. 지속적 연구를 통해서 기술을 전수받은 회사에 연구결과를 업그레이드 해 줄 계획입니다. 표준제조법이 완성되면 난연약제비용을 낮출 수 있습니다. 범용화 되기 위해서 좀 더 낮은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려 합니다. 이 모든 연구는 많은 비용이 소요되므로 좀 더 포괄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웃 일본에 비해 낮은 비용으로 처리가 가능한 기술이라는 부분을 일본 현지를 방문해 결론을 얻었습니다. 좀 더 처리비용을 낮추고 난연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수지개발에도 진력하겠습니다. 진정한 수출상품이 되도록 계속 연구하겠습니다.

○ 박희준 교수 약력
서울대 농학박사
전북대 주거환경학과 교수
표준기술연구회 위원
한국목재공학회 이사
전북대 목조건축인력양성 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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