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목재산업 대표이사 김병진
아버님의 갑작스런 작고로 은행원이었던 그가 목재제조업에 뛰어 들었다. 법학을 전공하고 고시공부를 하다 포기하고 은행을 다녔던 터라 가업을 계승하는 일은 수월치 않았다. 새로 터를 마련하고 시설을 준비하면서 자금부족과 경험부족을 불굴의 열정과 의지로 헤쳐 나간 지 벌써 18년이 지났다. 지방에 있으면서도 누구보다 더 열심히 목재공부를 했다. 전국에서 열리는 목재세미나, 전시회, 심포지엄에 꼬박꼬박 참석했고 지역 대학의 목재전공교수와의 공동연구도 활발히 해 왔다. 이런 노력 덕택에 지금의 탄탄한 회사를 일으켜 세울 수 있었다. 날카로운 눈매 때문에 경찰공무원을 했으면 딱 어울린다는 주변 사람들의 얘기에 웃음으로 답한다는 그는 “남들에게 칭찬받지 못해도 손가락질 받지 않기만 해도 성공한 삶” 아니냐며 이웃에게 피해주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고 한다. 그가 만든 제품 하나하나에도 이런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아침마다 전체 공장을 청소하고 제품 하나하나 마다 규정된 품질표시와 인증도장을 반드시 찍는 등 정확한 품질을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전일목재산업 김병진 대표와 인터뷰를 했다.

지방인데도 회사의 짜임새가 훌륭하네요!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매일 새로운 제품개발을 위해 다양한 구상을 하고 있습니다. ‘차세대 제품은 어떤 게 좋을까? 어떤 방향으로 투자해야하나’ 생각하는 시간이 많습니다.

사업은 언제부터 하셨나요?
원래 아버님께서 경찰공무원을 하시다 벌채사업에 뛰어들어 강원도에서 전북지역으로 목재를 공급하셨습니다. 그러다 1978년 전일제재소를 세웠습니다. 제가 은행원으로 6년 정도 근무를 하고 있었는데 아버님께서 갑자기 쓰러지셨습니다. 그래서 은행원을 접고 가업을 승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지요.

경험이 없어 고비도 많았겠네요?
아버님이 경영하실 때 은행을 다니면서 회계부분은 도와주고 있어서 아주 생소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작업장에서 사용하는 용어가 뭔지 몰라 책을 찾아보는 등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현대식 가공공장을 계획하고 18년 전에 사업장을 군산에서 김제로 이전해야 했습니다. 지금의 이곳 김제 백구로 오게 된 거죠. 자금이 턱없이 달려 주변에 평당 50만 원하는 부지는 손도 못 대고 아는 분의 부지를 사용허가를 내서 터를 닦고 공장을 세웠습니다. 초기설비는 중기청 자금을 빌려 세웠고 벌어가면서 현대식 제재기, 원주가공기, 톱밥처리기, 파렛트제작기, 전선릴 제작기, 몰더, 건조기 등을 순차적으로 놨습니다. 그 당시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아주 훌륭한 기계들입니다. 이젠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품목을 주로 하시나요?
주 품목은 파렛트와 포장재입니다. 일반 파렛트도 있지만 기술력이 필요한 특수 파렛트가 많습니다. 건축소재와 조경용 방부목이고 한옥재도 생산합니다. 대부분의 자재들은 차별화되게 연구해서 개발한 것입니다.

매출은 어느 정도 되나요?
한 해 120억 원 정도 합니다. 대부분의 매출은 입찰을 통해서 이뤄집니다. 건설사 납품이나 유통제품 생산은 피합니다. 가격 경쟁에 휘둘리기 싫고 미수금으로 쩔쩔매기도 싫어 좀 더 노력해서 안정되고 확실한 쪽으로 노하우를 축적해 왔습니다.

품질관리가 잘 돼 있던데, 어떻게 하십니까?
방부목은 품질표시와 품질인증을 모두 하고 있습니다. 방부액 검사는 처리할 때마다 샘플을 떼어서 품질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품질표시는 원칙대로 하면 됩니다. 제품 하나하나 마다 표시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최근 방부목 표시 단속으로 논란이 많은 데 하실 말씀이 있나요?
원칙적으로 소비자의 신뢰가 높은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해야 한다는 데 찬성합니다. 또 규정대로 품질표시를 해야 하는 것도 옳은 방향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보존협회가 제대로 활성화 돼야 합니다. 정부가 보존협회를 통해서 의견을 취합하고 합리적 행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데 보존협회가 활성화 되지 못하고 발전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보존관련회사는 협회를 중심으로 논의하고 의견을 개진해서 정책이 올바로 실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목재사업을 시작하고 변화된 게 있다면?
목재에 대한 애착이 커졌습니다. 얼마 전에 고물가게에서 오래된 톱을 샀어요. 이렇게 목재와 관련된 것들을 모아 나중에 조그마한 박물관을 세울까 합니다. 목재가공 기계 때문에 유럽 등 여러 나라에 가서 경험했던 일들을 생각하면 군대 갔었던 경험만큼이나 할 말이 많습니다. 선진국의 벌채현장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좋은 목재를 보면 감탄과 기쁨은 말할 수 없습니다.

목재사업 전망은?
목재산업을 사양산업이라 치부하는 데 저는 강력하게 반대합니다. 패턴이 변할 뿐입니다. 지금은 오히려 전보다 더 쉽게 목재를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습니다. 지자체에서도 목재시설물을 선호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 가깝게 목재를 사용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타 산업처럼 기술개발하고 품질관리에 철저해져서 더 신뢰받고 선호받는 제품을 생산하면 지속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속가능하게 생산되는 게 목재말고 또 뭐가 있습니까?

미래를 위해 무슨 준비를 합니까?
한옥소재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저번에 독일에 가서 프리컷 가공기계를 봤습니다. 예정대로라면 연말에 들여와 설치할 예정입니다. 프리컷 가공 기계는 당장은 아니라도 나중에 필요한 역할을 하리라 봅니다. 한옥시설이나 조경시설물 쪽에서도 이 기계를 통해서 개발해야 할 제품이 있습니다.

회사가 깔끔하고 잘 정리된 느낌입니다.
저희는 모든 직원이 아침마다 청소를 하고 업무를 시작합니다. 그래서 크린사업장 지정도 받았습니다. 또한 다양한 경영인증과 벤처기업확인, 유망중소기업선정, ISO 9001, 14001 인증을 받았습니다. 저는 지저분하게 경영되는 회사에는 물건을 팔지 않을 만큼 이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지역사회에 많은 활동을 하고 계시던데요?
네. 물론입니다. 지역에 대한 봉사라고 생각합니다. 로타리클럽 활동도 여러 해 했고 중소기업융합전북연합회 회장직도 맡고 있습니다. 동반성장 위원회 등 몇 개 단체를 자동가입 돼 활동하고 있습니다. 활동하는 단체가 많아 올해 이후로는 줄이려고 합니다. 그동안 봉사 많이 했다고 생각합니다. 봉사활동도 사업에 도움을 주지만 이젠 회사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을 늘리고 싶습니다.

○ 김병진 대표이사 약력
원광대학교 법학과 졸업
전북대 경영대학원 수료
김제시 기업인협의회 회장
중소기업융합전북연합회 회장
전일목재산업㈜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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