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서른명의 국내 목조주택관련 임직원들과 함께 찾은 씨애틀은 사철 푸른 전나무, 솔송나무들이 무성한 해안도시로 미국내 전체 목재수요량의 80%를 공급하고 있는 숲의 보고였다.

거리의 간판 첫마디에서 ‘에버그린(Evergreen)’이라는 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도 그럴 듯 했다. 나무가 많은 씨애틀에서는 모든 건축물이 경골목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심지어 도로 옆 전신주, 교통 표지판의 기둥, 가드레일까지도 그랬다. 말 그대로 생활 속의 목재였다.

씨애틀은 워싱턴주 건축법과 소방법령에 따라 4개층의 목조건축 시공이 가능하고 스프링클러시스템을 갖출 경우 5개층까지 가능하다.

도시 곳곳에 녹색의 잔디위로 하늘 높은 전나무가 운치를 더하고, 시내의 대학들은 수목원인지 캠퍼스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

이튿날 건축자재 백화점 몇 곳을 찾았다. 문짝, 바닥재, 인테리어재 등 주택 건축에 필요한 모든 자재가 세세하게 전시돼 있다. 쇼핑센터 Lowe's를 돌아다니다 목제품 조립을 하고있는 한 가족을 발견했다. 서너살로 보이는 남매가 부모와 함께 쇼핑사가 제공한 연필꽂이 목제품을 조립하고 있었다. 보안경까지 구색을 맞추고 어린아이들에게 목공을 가르치는 모습이 자연스럽고 다정해 보였다.

일정에 동참했던 한 분이 우리에게 공감대를 불러일으켰다.

“이 아이를 보세요. 목재로써 감성을 키우고 있는 교육입니다. 이들이 이다음에 자라서 집을 짓거나 자재를 구입하려면 이 순간을 기억하고 또 이곳을 찾게 되겠죠.”
이제 우리 목재인들도 나무와 함께 할 수 있는 생활, 그 기회를 제공하는 사회를 만들도록 자성의 목소리를 높여야 할 때다.


장민우 기자 minu@wood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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