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종건업 이호곤 대표이사
혜종건업의 시작은 이러했다. 이호곤 대표는 일본 캐논 복사기의 한국 OEM 수출관리업무를 하다 그만두고 우연하게 마루수입회사에 3년 근무한 인연으로 1995년 마루수입전문 혜종상사를 세웠다. 일본 명품마루를 수입해 3년 동안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렸으나 2000년 이후 국내 마루회사들이 하나 둘씩 생기면서 경쟁력을 잃어갔다. 그런 차에 230년 역사를 갖고 있는 독일 명품마루 생산회사인 벰베(Bembe)와 에이전트를 맺어 또 한 번의 도약을 이뤄냈다. 이후 이태리 타부(Tabu)사의 명품염색마루와 독일 아게톤(ArGeTon)사의 세라믹 고급 외장재를 론칭했다. 최근에는 이태리 이틀라스사와 명품마루도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최고의 제품으로 최고의 고객을 만나기 위해 명품브랜드를 고집하는 혜종건업 이호곤 대표와 명품마루에 관해 허심탄회한 인터뷰를 했다.

언제 마루사업을 시작했나
롯데 캐논 복사기의 OEM을 맡아 수출관리하던 일을 했었는데 우연히 넵스의 전신인 모회사에서 마루수입판매 관련 일을 3년간 하게 됐다. 이런 인연으로 욕심을 내 마루사업에 뛰어 들었다.

사업초기는 잘 됐나
1995년 창업했는데 아주 잘 됐다. 당시 일본 아사히우드테크의 마루를 수입했는데 도곡동을 비롯해 대형 빌딩에서 수요가 많아 사업 초기의 어려움을 모를 정도였다. 3년 정도 호황이었고 이어 IMF도 잘 견딘 것 같다.

그럼 언제 위기가 왔나
정작 위기는 2000년 초 일본 합판마루가 독점하던 시장에 국내의 마루생산업체가 하나 둘씩 생기기 시작하면서 발생했다. 대기업도 마루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당시 마루제조에도 손을 댈까 했지만 수입유통을 고집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제조시설이 없으면 입찰 자격조차도 제한받는 상황이었으니 그야말로 위기였다. 차츰 일본 마루는 가격 경쟁력을 잃기 시작했고 얼마 안 돼 설자리가 없어졌다.

어떻게 타계했나
오랜 고심 끝에 시장에서 원목마루라 불리우는 단판이 두꺼운 명품마루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 230년의 역사를 지닌 독일회사 벰베가 눈에 들어 왔다.

그전부터 벰베를 알고 있었나
아마 명품마루를 취급하는 곳에서는 알고 있었을 것이나 난 처음 접한 회사였다. 메일과 팩스를 보내고 취급의사를 타진했다. 상대회사는 매우 신중했고 여러 달이 지난 다음에야 샘플을 받아 볼 수 있었다. 벰베에서 내게 보낸 샘플들은 충분한 감동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정성이 가득 했다. 감탄이 절로 나왔다. 얼마 안돼 독일행 비행기 표를 끊어 벰베사로 직접 찾아갔다.

벰베社의 첫 느낌은
약간 의아했고 실망스러웠다. 본사 건물은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는 계단이 있었고 아주 오래된 건물이었다. 200년 쯤 된 건물이다. 나와 메일을 주고받았던 과장은 어디로 갔는지 하트레임이라는 이사가 나를 반겨줬다. 그 이사는 처음 본 내게 공장이나 제품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고 근처의 성과 교회를 돌아보자고 해 생각도 없는 관광을 하게 됐다. 관광을 하고 돌아오니 그제서야 제품을 꺼내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난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해 왔지만 할 필요가 없었다. 이어 슈트투가르트에 있는 생산공장을 방문했다. 150여 평도 안 되는 공장규모에 놀랐지만 아주 세밀하게 구성된 프로세스가 230년의 세월의 무게를 느끼게 해 주었다. 일본 공장에 비하면 너무 작다고 느낄 만큼 공장부지도 작았다. 그들은 재고를 두지 않고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 생산하기 때문에 외형이 클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었다.

독점은 어떻게 받았나
처음에는 그들은 아무 조건도 내세우지 않았다. 거의 2년까지 그랬다. 특별한 서류도 없었다. 내가 판매량이 늘고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르자 혜종의 독점적 지위가 만들어 졌다. 모든 것이 순리대로 진행됐다.

타부社의 염색마루도 취급하던데
타부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태리의 회사인데 베니어나 단판을 염색하는 독보적인 기업이다. 이 회사에서 염색된 마루를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마루는 색차 때문에 크레임 소지가 많다. 사실 외국에서는 목재의 특성으로 받아들이는데 우린 아직 그런 문화가 없다. 타부사는 약 2㎜ 정도의 단판을 여러 색으로 염색해 적층하여 마루제품을 만든다. 하지만 3~4㎜ 적층단판 두께의 마루제품에 비해 가격이 높다게 흠이다. 단판을 염색하는 과정에서 많은 로스가 발생해 제품원가가 높을 수밖에 없지만 시장에서는 인정하지 않고 더 낮은 가격을 원한다. 아직도 갭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명품마루를 찾는 분께 바라는 점은
첫째, 주문시간이다. 고객의 주문이 있어야 마루를 제조한다. 짧아도 2~3개월이 걸린다. 시간이 촉박해 비행기로 공수해오는 비싼 비용을 치르지 않길 바란다. 둘째, 결재 지연이다. 명품백, 명품차 심지어 TV를 살 때도 지불을 먼저 한다. 설령 설치 작업이 있더라도 지불을 우선한다. 그렇지만 명품마루는 선지불은 커녕 계약금, 중도금, 잔금 순서도 제대로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 이도 대형건설사에겐 어림없다. 믿고 살 수 있는 제품인데도 그렇다. 셋째, 건축사의 제품 스팩을 시공사나 건설회사가 맘대로 바꾸는 관행이다. 결국 값싸고 보증이 되지 않는 카피제품이 들어오는 구실을 주고 디자인 철학이 무시되기 일쑤다. 서로를 위해 개선이 필요하다

곤란했던 컴플레인은 무엇인가
제품은 거짓말 하지 않는데 사람이 거짓말 한다. 제품하자가 아닌데 어떤 원인도 제품 탓으로 돌리고 물어내라고 한다. 우선 마루시공시방을 잘 지켜야 한다. 하자가 나면 모두 마루 탓이다. 무거운 피아노를 옮기다 눌린 자국이 생겨도, 정수기의 물이 흘러내려 마루가 부풀어도, 예리한 도구에 마루가 긁혀도 모두 마루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 차라리 취급부주의로 문제가 생겼으니 해결 해 줄 수 없냐고 하면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해결해 줄 수 있다. 아무리 명품이더라도 제품에 손상이 가는 환경을 만들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물론 판매 시공회사도 충분한 설명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명품마루는 분명 소장가치가 있다. 육안식별이 어려운 짝퉁제품의 피해도 있다. 동일한 디자인과 색까지 분별하기 어려운 중국산 제품이 납품되고 있다.

혜종건업의 미래준비는
마루명가로 최고급 명품마루의 수입판매 그리고 시공에 더욱 전문성을 높일 작정이다. 또 전문화를 더 깊게 할 수 있도록 부족한 콘텐츠를 보완하고 홈페이지도 보강할 계획이다. 시대의 흐름에 대응하는 다양한 제품개발에 더욱 매진할 계획이다. 또한 고급단독이나 고급빌라 등을 겨냥한 마케팅도 조금씩 접근해 볼 것이다.

○ 이호곤 대표이사 약력
   동국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1995년 혜종상사 창업
   2001년 혜종건업 법인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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