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리카 원목, ‘아조베’를 수입하다
1999년 어느 여름, 김태규 사장이 “사무실로 찾아가도 되겠느냐”며 필자에게 전화를 걸어왔던 적이 있다. 당시 필자는 연안부두에서 ‘(주)코마’ 라는 원목 수입상을 하고 있을 때였다. 필자의 사무실 뒷 편에 있는 연안부두 어시장 조그만 횟집에서 김태규 사장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김 사장은 “아프리카 원목 중 ‘아조베’라는 수종을 6000㎥정도 수입하려고 하는데 아조베가 어떤 수종인지 아느냐”고 물어왔다. 이에 필자는 “철도침목을 만들기에는 단단하고 좋지만 주의해야할 점은 아조베라는 수종이 변재가 약 5㎝정도 되는데, 부후하기 쉽다고 문헌에 나와있으니 변재 부분을 감량받아서 와야 할 것”이라고 일러줬다. 서너 달이 흘렀을까. ‘아조베’가 한국에 들어왔을 때 동양목재 야적장에 쌓아놓은 아조베를 보러가기 위해 찾아갔던 적이 있다. 직경이 1m가 넘는 둥글둥글하게 큰 원목들이었는데 변재를 만져보니 딱딱하고 부후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김 사장은 감량을 받아왔다고 했다. 그때 김 사장은 이 아조베로 철도침목을 만들어 철도청에 납품해 철도청으로부터 많은 신임을 받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 ’04년 철도의 날, 건교부장관 표창 수상
2004년 10월 18일, 제 105회 철도의 날 기념식에서 (주)동양목재 김태규 사장은 철도산업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건설교통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이 날 기념식에는 강동석 건설교통부장관, 김한길 국회 건설교통위원장, 철도청장 및 대전지역 기관장 등 내외빈 7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철도청장은 “세계적으로 원목 자원의 고갈로 인해 원자재 구입이 어려운 현실에서 동양목재 김태규 사장은 경영난을 겪는 와중에서도 철도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철도침목 주약설비 개발 등 철도침목의 품질 향상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1995년 이래 지금까지 9년간 철도침목을 꾸준히 납품해왔다”고 말했다.
동양목재는 1998년 5월 1일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독일 라인랜드社로부터 ISO9001(독일TUV) 인증을 받았다. 그 때 동종업계 경영자들은 ‘귀찮게 그런 건 왜 하느냐’는 식의 반응이었지만 이 인증서는 후일 각종 관급공사나 민간 시장에서 입찰을 할 때 큰 효과를 발휘했다. 2000년 5월 22일에는 철도청으로부터 철도용품(철도침목 10종) 품질보증 인증업체로 지정받기도 했다. 동양목재는 철도청 및 각 지하철에 철도침목을 공급했을 뿐 아니라 한국고속철도건설 및 남북 철도연결 개성공단 건설에도 철도침목을 납품해 철도침목 제조업체로서의 역할을 꾸준히 해왔다. 뿐만 아니라 국내 연구기관과 협력해 새로운 철도침목용 수종개발과 품질향상을 위한 연구도 추진하고 친환경적인 주약개발 및 주약 방법 등을 연구해 철도침목 품질향상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함으로써 한국 철도의 안전 운행에 이바지하는데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동양목재, 김태규 사장
김태규 사장(1937년생, 현 76세)이 처음 목재일을 시작한 것은 43년 전이다. 충남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이런저런 일을 해오다가 친척이 운영하는 목재회사에 취직했다. 그 곳에서 3년간 일을 하다가 1972년 독립해서 독산동에 ‘동양목재’라는 작은 제재소를 차렸다(당시 그의 나이 36세). 처음에는 합판 회사에서 절단목 및 박심 등을 사다가 제재해서 포장박스를 만들었고 그 후 맥주상자를 만들어 맥주회사에 납품했다. 1991년에는 공장을 인천 가좌동으로 옮긴 뒤 후로링보드, 후로링블록 등 다양한 목재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1993년에는 KSF 3103 후로링보드 인증을 획득했고, 1994년 2월에는 인천 오류동에 제2공장을 짓고 철도침목 제조업체로의 준비를 했다. 1995년 6월, 가압식 방부처리 생산설비를 갖추고 그해 말 철도청과 조달청에 철도침목 납품 업체로 등록했다. 이렇게 사업분야를 꾸준히 넓혀 온 것은 김 사장의 목재에 대한 특별한 신념 때문이었다. 김 사장은 ‘일단 회사에 들어온 나무는 어떤 형태로든 제품이 아니면 나갈 수 없다’라는 평소 소신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다시 말해 일단 회사내로 들어온 원목은 주제품을 생산한 다음 나오는 부산물로 파렛트, 후로링 보드, 원예용 지주목 등을 만들었고 마지막 찌꺼기는 화목으로 사용하는 등 나무 한토막이라도 버려지는 일이 없이 활용율이 거의 100%에 육박했다. 목재회사에서 가장 중시되는 것 중 하나가 목재 수율인데 보통의 경우 수율이 50%만 넘어도 잘 나온다고들 하는데 동양목재의 목재수율은 항상 60%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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