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목재신문 이명화 기자
귀차니즘에 빠져있는 한국인에게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필요한 물건을 만들거나 고치기 위해 직접 팔을 걷어 붙이는 사람들, DIY족이 늘고 있다. 최근 대형 마트의 가구 매출 현황을 봐도 브랜드 가구들보다는 실속형 DIY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처음으로 DIY 전시회가 열려 만 여명이 넘는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DIY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에서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일까. DIY를 즐기는 이들은 기성 완제품을 사는 것보다 DIY를 하는 것이 비용 대비 가치가 있다고 여기고 있다. 나만의 특별한 제품을 원하는 많은 사람들이 가구들을 직접 제작함으로써 보람과 높은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최근 친환경 자재들이 쏟아지고는 있지만 일부 양심불량 유통업체들에서는 소비자가 등급을 알 길이 없다는 이유로 E2등급을 E0인양 판매해 소비자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또 저급 MDF로 만든 가구가 가족의 건강을 위협하고 성분과 제조과정이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직접 나만의 가구를 제작해 사용하겠다는 DIY인구가 늘고 있다.

본인이 재료나 부품, 만드는 과정 모두를 통제하는 DIY의 경우 정보 비대칭이 상당 부분 사라지기 때문에 소비자가 제품을 신뢰할 수 있게 된다. 자신이 직접 만든 가구는 자세히 보면 흠투성이에 짜임이 안맞는 구석도 많지만 스스로 훈훈함과 보람을 느낄 수 있다. DIY의 경우 몇 시간의 땀을 흘리면 작지만 눈에 보이는 세계를 만들었다는 뿌듯함을 맛볼 수 있다.

DIY는 기성 완제품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본인이 필요한 제품을 직접 제작하다보니 주문가구처럼 원하는 사이즈의 가구를 만들 수 있다. 더불어 한국인의 소득 수준이 높아질수록 맞춤화와 개성을 추구하고자 하는 니즈는 더욱 강해질 것이다.

체인형 공방인 헤펠레 목공방의 경우 지점수가 2004년 11개에서 현재 65개로 한국 공방의 성장을 잘 보여주고 있다. 공방은 DIY 작업뿐만 아니라 이제는 판매, 교육, 트랜드 전파를 위한 공간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이처럼 DIY 트랜드는 기업에게 의미있는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나만의’ 의미를 찾는 소비자의 트랜드에 맞춰 DIY 가구제작에 널리 사용되는 다양한 수종의 집성재를 판매하는 회사들이 점차 늘고 있고 소비자 기호에 맞는 다양한 상품들을 계속해서 선보이고 있다.

DIY 트랜드가 우리 산업에 기회를 가져다주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하기 위한 우수한 품질의 제품과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제공해 DIY족들이 제품을 구매하고 만드는 과정을 놀이처럼 즐겨 DIY가 의미있는 시장을 형성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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