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우하우징랜드 임기원 대표
남부지역을 통틀어 가장 경쟁력 있는 목조건축자재 유통 회사. 국내 초유의 전국 지점망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회사. 타 회사보다 일찍이 차별화된 인터넷 쇼핑몰 사업을 시작해 화제가 된 건우하우징랜드(대표 임기원). 마라톤의 매력에 푹 빠져 1년도 안 돼 풀코스를 완주하는 기쁨을 누린 남자. 부동산업을 거쳐 목조주택자재 유통지점망 확산을 통해 업계의 강자로 떠오르기까지 그가 살아왔던 역정과 미래를 인터뷰했다.

목조건축자재 입문 동기는?
대학원을 졸업하고 브리테니커 백과사전 외판원 등 여러 일을 하다 안되겠다 싶어 부동산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해 부동산 사업을 시작했다. 창업 당시에 부동산 경기가 좋아 호황을 누렸는데 YS정부가 들어서면서 부동산 시장 전망이 흐려졌고 거래량도 눈에 띄게 줄었다. 사업을 접기로 하고 부동산업을 하면서 알았던 건재상이나 건설업체에 합판이나 각재 등 목자재를 납품하는 사업에 뛰어들었다. 여담이지만 아주 힘들 때 역학공부도 한 적이 있다. 내 사주를 보니 쇠금자가 많았는데 목재를 팔면 좋을 사주였다. 그래서 목재를 취급했는지도 모르겠다.

시작은 어땠나?
처음에는 건재상에 자재를 주문받아 넣는 소위 나까마부터 시작했다. 그러나 건재상을 거래하는 게 정말 쉽지 않았다. 까다롭기도 하고 반품도 많아 애로가 많았다. 그래서 건설사 납품으로 방향을 바꿨다. 화물차를 타고 가다 레미콘 차만 보면 일단 세우고 누구하고 거래하는지 확인할 정도로 열정적으로 일했다.

가장 어려웠을 때는?
IMF 때였는데 내 재산을 다 정리해도 빚이 더 많았다. 그땐 우리 회사가 이건합판을 남부지역에서 가장 많이 팔던 때였다. 그래서 자구책으로 모건설사에서 선어음을 받아 이건산업에 그동안의 거래신용으로 협조를 얻어서 오히려 역으로 매출을 늘려 극복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게 됐다.

홈페이지에 자재 가격 공개가 화제였는데?
경남 일대의 프로젝트 업무를 수주하기 위해 영업을 하면서 늘 부딪히는 게 서울·경기지역 가격을 맞출 수 있느냐는 질문이었고 그렇다고 해도 믿어주지 않아 애로사항이 많았다. 그래서 고민 끝에 홈페이지에 자재 가격을 오픈하게 됐다. 외국의 자재유통회사들도 그렇게 하고 있어 벤치마킹했다. 가격을 오픈한 후에는 고객들은 좋은 반응을 보였다. 인터넷을 통한 아주 작은 주문까지 소화하느라 무척 고생이 많았지만 고객의 작은 요청까지도 서비스로 응대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업무를 해왔다. 홈페이지를 통한 고객이 또 고객을 흡수해 준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다.

인터넷 주문을 소화하기 어렵지 않은지?
생각보다 인터넷 주문을 소화하는 것이 어렵다. 사실 수익성 면에서도 어려움이 따른다. 그래도 고객의 주문에 대해 최선을 다해 응대하는 원칙을 세워 일하고 있다. 회사의 긍정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서다. 하지만 주문의 내용과는 달리 터무니 없는 배상을 요구해 오거나 댓글 등으로 회사에 심각한 명예훼손을 입히는 안타까운 사례도 있었다. 무차별한 댓글의 피해는 없어져야 한다. 대부분의 회사는 대응을 할 수도 안 할 수도 없는 벙어리 냉가슴을 앓는 처지에 놓이기 마련이다.

지방 3곳에 지점을 냈는데?
건우하우징랜드는 남부 지역을 우선적으로 커버하는 목조주택자재업체로 성장하는 모델을 가지고 있다. 사원이 조직 내에서 성장해 임원이 되어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지점을 둬 지점장으로 승격시키고 성과 메리트를 주면 더욱 열심히 하게 된다. 그렇게 하다 보니 고성, 광양, 광주에 지점을 두게 됐다. 지점이 늘어가면 공동목표와 비전도 직원들이 공유하게 된다.

지점의 위치는 어떻게 결정됐는지?
지점이 들어서려면 입지를 분석해야 하고 대부분의 입지는 초기의 물량이 비교적 많이 필요한 곳을 선정했다. 그래야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고성은 거제의 수요를 염두해 둔 결정이었고 광양은 여수엑스포를 염두해 둔 결정이었다. 광주는 전남 도서지역에 다리를 많이 놓기 때문에 관광객을 위한 펜션 건축이 늘어난다고 판단했다. 그 수요를 예측해 서남해안 유통거점이 필요해 회사를 세웠다.

계속 지점을 늘릴 생각인지?
어디라고 밝히긴 어렵지만 지점이 늘어날 것은 분명하다. 각 지점은 독립 법인체로 운영된다. 무리할 생각은 없다. 우리는 제조를 바탕으로 하지 않고 유통을 중점적으로 하는 업체다 보니 판매방식에서 앞서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궁극적으로는 전국 지점망을 갖는 게 꿈이다. 대기업의 진출을 고려해서라도 지점망을 더 확충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김해 본점과 임 대표의 역할은?
김해 본점은 3천여 평 부지에 4개의 창고가 있고 전시장과 사무실과 회의실 및 간단한 스포츠를 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4층 건물이 들어서 있다. 구조재, 합판, OSB, 방부목, 집성판재 및 각재, 석고보드, 판재, 데크재, 벽판재, 도어, 창호, 도료, 스테인 등이 전시장과 창고에 진열돼 주문과 동시에 납품 가능하게 준비돼 있다. 요즘은 지점을 순회 방문하면서 지점장과 사원들하고 한잔 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듣고 용기를 주고 매출증대를 위해 격려도 하는 일에 재미를 느끼고 있다. 직원들과 회사를 어떻게 키워갈까 논의하는 것도 흥미롭다. 상장까지 가야하지 않나 생각한다.

살이 많이 빠져 보이는 데?
마라톤 애호가인 무라카미 하루키 씨가 모 잡지사로 부터 마라톤에 관한 원고 요청을 받고, 그 스스로 아테네 시대의 마라톤이 생성된 역사의 길을 직접 달리면서 쓴 책을 읽고 나도 한 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마라톤을 하기 시작했고 42.195㎞를 완주했다. 4시간 40분에 걸쳐 결국 해냈다. 마라톤을 하면서 얼굴살이 빠져 야위어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미래에 대한 준비를 말해 달라.
일본의 교세라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이 하루를 열심히 하다보면 내일이 보인다고 했듯이 우리도 매일 매달을 열심히 하는 기조로 운영된다. 우리의 주특기를 살려서 열심히 하다보면 어느 순간에는 우리가 앞서가 있지 않을까 한다. 우리 회사도 외국의 홈디포나 로우스홈처럼 되길 바란다. 또 특별한 기술영업을 할 수 있는 분을 양성해서 프로젝트 물량 수주를 받아 개런티를 해 줄 수 있는 방향을 만들어 가고 싶다. 늦은 나이에 축적된 경험을 살려 시작한 맥도날드나 투자의 원칙이 확실한 아마존의 제프베조스 회장의 경영을 배우고 실천하는 기업모델을 갖고 있다. 값싸고 질 좋은 제품을 빠르게 고객에게 전달해주는 유통사업을 발전시키고 싶다.

○ 임기원 대표이사 약력
부산강서 출생
부산대학교 대학원 생태학 졸업
낙동고등학교 총동문회장 역임
1999년 건우하우징랜드 설립

저작권자 © 한국목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