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재는 우리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재다. 선박에 관한 자료를 찾으며 자연스레 목재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KCL 아카데미는 목재를 이용한 사업을 해보자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송재빈 원장의 말이다. KCL은 2010년 7월 건자재시험연구원과 생활환경시험연구원의 통합으로 출범한 국내 최대 시험인증기관으로, 최근 KCL 아카데미를 통해 목재 선박을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KCL 아카데미에서는 목재를 활용한 선박과 목가구 등에 대한 교육과정을 개설해 일반인 및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목공 기술을 가르치고, 창업을 지원하며 지자체와 협력을 이끌어내는 등 시험인증기관인 KCL의 역량을 한층 업그레이드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호에서는 KCL 아카데미를 직접 주도한 송재빈 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목재 선박, 직접 배우고 만든다
서초동에 위치한 KCL 분원 1층에 들어서면 서너명이 팀을 이뤄 목공 작업으로 카누를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작업 현장이 바로 송재빈 원장의 주도로 시작된 ‘KCL 아카데미’다.
계기는 송재빈 원장이 카누와 카약 특유의 곡선미에 매력을 갖게 되면서 시작됐다. 그의 유학시절 해외에서 자주 봤었던 카누가 국내에서는 찾아 보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게된 그는 인터넷을 통해 해외에서 DIY 미니어처 보트 키트를 구매했다. 직접 미니어처를 만들어보니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후 KCL 아카데미를 열었다.
KCL 아카데미의 원래 목적은 조직의 전문성과 긴장감을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었다. 직원들에게 다양한 업무를 가르침으로써 업무 능력을 기르도록 하기 위해 송 원장이 고안한 아이디어로, 송재빈 원장은 직원들에게 직접 목재 선박 제작 실습에 참여하도록 지시하며 조직 분위기를 바꿔나갔다.
이후 정부와 연계해(소상공인진흥원) 창업학교를 설립하고 서초동 분원에 제조 공간을 확보하며 교육사업으로써의 기틀을 마련했다. 여기에 참여한 교육 수료생은 실제 창업이 가능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완성된 선박은 지자체에도 제공돼 지역경제 및 레저산업의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으며 지난 5월에는 충남 당진 도비도에 상시 카누 체험장을 개설했고 5월 말에는 ‘2013 경기국제보트쇼’에서도 22종의 목재 선박을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목재 선박 제작기술 확보가 관건
송재빈 원장은 “목재는 틀에서 찍어내는 FRP(섬유 강화 플라스틱) 같은 소재와는 다르다. 목재는 친환경적이면서도 내구성이 좋고 복원이 가능한 재료인 만큼 우수한 성능의 제품을 만들기에 적합하다”고 설명하며 “KCL에서는 목재 원재료 가공기술을 확보하고 에폭시나 페인트, 접착제 등 목재 선박에 적합한 핵심 소재들을 국산화 하기 위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송 원장은 친환경 소재인 목재의 특성을 살려 목재 선박을 훌륭하게 제조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KCL에서는 목재 선박의 종류와 형태에 따른 목재 가공 기술을 확보했다. 원재료 가공부터 실제 제품까지 모두 수작업 공정에 의해 연구원에서 자체 제작이 가능하며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종류의 목재 선박을 제작해 나갈 방침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선박을 제조하기 위해 자체 설계기술 및 안전성 확보에도 만전을 기울일 계획이다. 용도, 목적별로 최적의 선체 디자인 설계기술을 구축하고 목재 관련 시험·분석을 통한 제품 안전 인증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 밖에도 선박 설계 전산화를 통한 자동화 프로그램을 구축해 한국형 선체를 개발할 계획이다.
송재빈 원장은 “KCL 아카데미는 목재로 보트를 만들면서 이슈가 됐다. 향후 보트 외에도 목가구 제작 교육 또한 진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시험인증기관으로 거듭날 것
지난 2011년도 9월, 송재빈 원장이 취임한 이래로 KCL은 긍정적인 성장궤도에 올랐다. 경영성과 자체만 놓고 봐도 그랬지만, 가장 중요한 변화는 조직 문화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는 데에 있었다. 송재빈 원장은 직원들이 ‘일하자’는 분위기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경영 합리화 및 혁신에 노력을 기울였다. 이는 실제로 매출이 오르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적으로 그가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주목한 기준점은 세 가지. 첫째는 명분이 있는 사업, 둘째는 조직의 전문성 강화, 셋째는 국민을 위한 사업에 대한 것으로 이 세 가지 기준을 충족시키는 위한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에코프렌들리(Eco-friendly) 인증과 KCL 아카데미 교육사업이다.
송재빈 원장은 “규모만 커진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앞으로는 전문화 및 세계화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내부적으로 ▲조직의 전문성 강화 ▲신사업 확보 등의 전략을 구사하고, 외부적으로는 ▲해외진출 희망기업 지원을 위한 시험서비스 강화 ▲해외 인증기관과의 활발한 제휴 등의 사업을 계획 중이다.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당당히 겨룰 수 있는 기반을 갖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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