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다는 말을 어렵지 않게 하는 요즘 같은 시기, IMF때보다 더 어렵다는 최근 2대째 회사를 이어가며 승승장구하는 기업이 있어 화제다. 바로 수출용 파렛트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는 한성목재공업이다. 한성목재공업은 올해 1월 1일자로 대표이사가 최정중 씨에서 아들 최승갑 씨로 교체되면서 2대째에 돌입했다. “한성목재공업을 키우는 것이 목표다. 100년 이상 유지될 수 있는 회사로 성장시키기 위한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하는 최승갑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과거 일일 생산량 1,200조 기록
한성목재공업은 1968년 개인 회사로 설립돼 1988년도에 법인으로 전환했다. 창업한지는 올해로 44년째, 12형 파렛트나 13형 파렛트 등 건조목 파렛트 주문제작을 통해 파렛트 소비업체로부터 신뢰를 쌓아온 기업으로 인천 목재산업 전체에 기여한 바가 크다.
회사 설립 초기에는 땔감을 파는 소규모 사업을 하다가, ‘어상자’같은 생선 박스, 사과 박스, 귤 박스 등을 제조했다. 본격적으로 파렛트 사업에 접어든 계기는 제일제당과 거래하면서부터였다. 제일제당이 새로 세우는 공장마다 전부 한성의 목재 파렛트가 납품됐었는데, 그 일을 계기로 목재 파렛트 수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파렛트 자동화기계를 도입해 가공한 것은 1989년, 이는 국내에서는 최초로 도입된 것이었다. 당시 하루 생산량이 1,200조에 달했을 정도였으니 혁신이나 다름없었다. 1991년도에 접어들면서는 사업장을 이전했고, 이듬해인 92년도에는 전자동 제재라인을 구축한 바 있다.

신뢰와 성실을 기반으로
한성목재공업이라는 이름을 떠올리면 ‘근면·성실’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여기에는 최정중 前대표의 영향이 컸다.
최승갑 대표는 “선친인 최정중 前대표가 한성목재공업의 큰 자산일 것이다. 목재업계에서는 산증인이자, 개인적으로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다. 곁에서 20년 이상을 봐 왔지만 단 한번도 얕은 장사꾼이라는 소리는 듣지 않으셨다. 우직하고 성실하게 목재업계 한 길만을 걷는 모습을 지켜보며 자랐기 때문에 아버지의 영향도 적지 않게 받았다”고 입을 열었다.
최승갑 대표가 입사한 것은 벌써 20년 전의 일. 대표이사가 된 것은 올해 1월 1일 부터였지만, 경영일선에 발을 들이고 있었던 것은 그 이전부터였다. 자수성가해 회사를 꾸려온 최정중 前대표는 아들이라고 해서 특별히 다른 대우를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직원들과 똑같은 대우를 했고, 최 대표 또한 그러한 위치에서 경영을 배우고 업계에 발을 들였다. 최정중 前대표의 이러한 교육 방침은 최승갑 대표가 회사경영이라는 무거운 책임감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됐다.
최승갑 대표는 “아버님께 배웠던 성실함으로 직원들과 함께 인간적인 소통을 하며 회사를 키워나가고 싶다. 한성목재공업이 계속 남아있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다. 한성목재공업은 80년 이상, 100년 이상 유지될 수 있는 회사라고 믿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파렛트 경쟁력, 퀄리티에 있다
최근 파렛트 시장에 변화가 일고 있다. 수출 물량들이 중량급에서 경량화되다 보니 파렛트가 작아지면서 가격 또한 내려가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어 경쟁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 게다가 파렛트 사용이 많은 섬유 산업이 축소됐고, 목재 파렛트 대신에 일회용 플라스틱 파렛트가 시장을 대체하고 있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근래 들어 환경규제가 심해져 파렛트의 사양도 고급화가 이뤄지면서 퀄리티 높은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퀄리티로 충분히 경쟁력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 최승갑 대표의 생각이다.
목재 파렛트가 경쟁력을 가지기 위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가격이다. 목재 파레트의 개당 단가는 박스나 플라스틱 파렛트 등 타 대체품보다 저가여야 한다는 것. 다만 목재는 타 대체품과는 달리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이기 때문에 많이 사용하면 할수록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접근이 가능하다.
기업체들의 환경규제가 적용돼 인식이 바뀔 수 있다는 점 또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플라스틱 파렛트를 선호하지 않고 있다. 폐기 비용이나 처리 비용이 훨씬 많이 드는 까닭에 수출용 파렛트의 대부분은 목재다. 물론 자국 안에서 내수용으로 쓰는 파렛트도 마찬가지로 목재가 주로 쓰이고 있다. 최승갑 대표는 이러한 점이 목재 파렛트의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회사 한성팀버 설립
1998년도부터 품목을 다양화 해 온 한성목재공업은 2004년도에 자회사인 한성팀버를 설립해 조경재, 원목, 시설목 등의 유통과 시공까지 책임지고 있다. 한성목재공업에서 생산된 조경시설재는 한성팀버를 통해 유통 및 시공현장에까지 도달한다. 가장 많이 생산되는 것은 파고라와 데크재로, 주로 미송으로 만들어진다. 특화수종은 딱히 없다. 침엽수와 활엽수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사용하는 편으로 침엽수 가운데서는 미송을, 활엽수 가운데서는 타운, 딜레니아, 칼로필럼, 부킬라 등 기타 강질목을 주로 사용하는 편이다.
최승갑 대표는 한성팀버를 조경 시설물이나 인테리어 분야에서 더욱 나아가 ‘목조주택’ 분야까지 영역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최근 개인주택과 단독주택이 많이 보급되고 있는 것에 주목한 최승갑 대표는 “수평으로 인구가 줄다보니 개인주택 보급이 많아지고 있다. 앞으로는 더더욱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일본의 목재산업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있었던 것과 비교해 볼 때, 우리나라에서도 향후 몇 년 내에 목조주택이 보급화되는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승갑 대표가 생각하는 주택은 ‘보급형 주택’이다. 우리나라에는 중산층 이하나 중산층이 갖기에는 비싼 형태의 단독주택이 대체로 많은데, 누구나 살 수 있고 누구나 접할 수 있는 보급형 주택이 늘어났으면 하는 것이 최승갑 대표의 바램으로, 그는 이를 위한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나가고 있다.

○ 회사 프로필
회 사 명: 한성목재공업
대     표: 최승갑
본사주소: 인천시 서구 오류동 434-496
설립년도: 1969년
전     화: 032-577-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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