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태풍 곤파스와 2012년 볼라벤이 불어와 농지와 임야에 엄청난 피해를 입혔다.
태풍에 쓰러진 나무들은 대부분 산에 방치된다. 산에서 끌어와도 팔 곳이 없고 내릴 예산도 없어서 이곳저곳에 짧게 잘라서 쌓아둔 것을 우리는 흔히 보았다. 국민들은 이런 자원이 왜 여기에 방치되고 있을까 하는 의문을 분명 가졌을 것이다. 산에 방치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국산 활엽수를 이용할 시장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왜 시장을 만들지 못했는가 한다면 정책이 없어서 그렇게 됐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떤 정책이 필요한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봉착한다.

시장이 없는 데 무슨 정책이냐? 정책이 있어야 시장을 만들지? 이런 논쟁은 별 의미가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수요다. 시장이다. 수요는 국산 활엽수재를 가공해서 제품을 만들고 이를 사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는 움직임을 감지하는 것이다. 수요가 발생하고 증가한다는 증거를 통해 정책이 만들어져야 한다. 정책수립이 필요하다면 시장에 그런 증거가 있는가 하는 물음에 답이 있어야 한다.

국산 활엽수의 수요처는 가구와 목공예 및 인테리어 소재일 것이다. 특히 90년대 가구제조산업의 붕괴 이후 대다수 제조업체가 중국으로 이동해 수입 활엽수재의 수요마저 사라져 갔다. 시간이 흘러 여기저기 소규모 목공방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변화가 나타났다. 사라져 갔던 활엽수 시장이 만들어진 것이다. 대부분의 공방은 국산 활엽수재가 공급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한정된 수입 활엽수재만으로는 독창적인 제품을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목공예나 인테리어 시장에서도 국산 활엽수재가 공급되길 원하고 있다. 시장은 분명히 국산 활엽수재를 원하고 있음에 분명하다.

어떻게 하면 국산 활엽수재를 공급가능하게 할 것인가? 활엽수재의 특성상 가장 중요한 것은 건조가공이다. 수요량은 점점 늘려가더라도 건조가 돼야 안정된 유통이 가능해진다. 그래서 목재유통센터를 통해 국산 활엽수재를 매입하고 최신 건조시설에서 건조해서 저장하고 판매 공급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 수종에 따라 현저히 다른 매력을 지닌 국산 활엽수는 우리의 정서에 알맞은 가구나 공예품 또는 인테리어 소재로 활용되게 해줘야 한다. 건조해서 공급해 줄 시스템만 갖추면 높은 부가가치를 지닌 활엽수를 땔감이나 펄프원료로 억지로 쪼개서 팔지 않아도 된다. 우리산의 우리목재 우리정서가 수종의 다양성과 함께 빛이 나야 한다. 전통의 발전적 계승도 가능해 진다.

완벽하게 건조할 수 있는 건조시설에 대한 투자는 국산 활엽수재 시장을 만들어 줄 것이다. 이미 건조된 활엽수를 가공해주는 수많은 공방이 있고 그 공방을 통해 가구를 만들어가는 수요가 엄연히 존재하는데 더 이상 망설일 필요가 없다.

귀중한 국산 활엽수재가 땔감 취급 받지 않으려면 산림청은 정책을 세워야 한다. 제재와 건조시설 예산만 있으면 산림조합중앙회 목재유통센터를 통해 시범적으로 운영해 보는 것이 현실적 대안일 것이다. 연간 2천 입방미터의 활엽수 제재목을 공급한다면 60억원 이상의 시장을 만들어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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