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목재신문 이명화 기자
문화재청은 2005년 용역을 통해 문화재수리 표준품셈에 대해 기초조사를 실시했고 지난해 상반기 문화재수리 표준품셈 개정 결과를 발표했다. 개정 결과를 두고 한쪽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잘못 책정된 품셈이라 말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문화재공사 수백개를 조사해 시연한 결과 얻어진 합리적인 품셈이라 말한다.
 
한옥은 대부분 민가건축보다는 관급공사가 많은데, 한옥의 대중화를 위한 업계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문화재청이 발표한 문화재수리 표준품셈은 과연 대표성을 가진 품셈이 맞는가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

품셈이란 하나의 공종에 대해 어느정도의 수량으로 얼마만큼의 인력이 투입돼야 공사할 수 있는지를 말해주는 것으로, 설계단가는 표준품셈에 현재 노임단가를 곱해서 계산된다.

한옥은 건축공사 표준품셈의 적용을 받기보다는 문화재수리 표준품셈의 적용을 받는다. 문화재수리와 이에 준하는 공사의 예정가격 산정은 본 표준품셈을 활용하게 돼있다. 현장 여건이 다양한 한옥과 사찰 공사에서 기준이라고 할 수 있는 표준품셈은 매우 중요하다. 한옥 시공 현장에서 어느정도로 삯을 지불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되며, 인부의 작업량에 따라 건축물의 용도와 품격이 달라진다.

평서까래와 선자서까래, 기둥 치목, 장여 치목, 굴도리, 납도리 등 기계가공인지 아니면 사람이 직접 치목하는지에 따라 한옥은 보여지는 것이 달라진다. 품셈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기준이 되지 못한다면 누군가는 이득을 얻고 누군가는 손해를 입게 된다. 합리적인 기준이 아니라면 표준이라고 할 수 없다.

한옥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늘어갈수록 보급 한옥에 대한 연구와 세미나가 많아지고 있다. 이같은 관심의 시작은 콘크리트 주택의 갈증에서 벗어나 목구조에 대해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한옥이 보급화 되는데 가장 기초가 되는 표준품셈은 그 기준이 매우 타당해야 하고 합리적이어야 한다.

따라서 표준품셈을 수립하기 위해 용역을 발주한 문화재청은 문화재수리 표준품셈에 대해 대표성이 얼마나 신뢰도를 갖췄는지 확인해야 한다.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합리적인 기준이 맞는가를 조사해야 하고, 문화재청의 말대로 기준이 적합하다면 업계가 제기하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귀를 기울여야 한다. 한옥은 다른 목구조와는 달리 수많은 노하우와 기술이 집약된 주택이므로 한옥이라는 특수성을 잘 이해해야 한다.

개정될 여지가 있다면 하루빨리 업계의 목소리를 듣고 문화재수리 표준품셈 모니터링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업계가 피해를 받지 않도록 해야하고 나아가서는 소비자가 한옥을 외면하지 않도록 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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