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욱좋은집연구소의 소장이자 광장건축사사무소 대표를 맡고 있는 이현욱 건축가. 그는 자택을 직접 땅콩집으로 설계하고 건축해 땅콩집의 열풍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이다. 땅콩집으로 대한민국 목조 건축 대전 본상을 수상한 바 있는 그는 국내외의 땅콩집 사례들과 땅콩집의 장단점에 대해 소개하기도 하고 단독주택 촉진법, 단독주택 전문화 등을 위한 ‘땅콩집 선언문’을 발표하는 등 주거 문화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일각에서는 땅콩집에 대한 열풍이 수그러들었다고 보는 시각도 일부 있지만, 땅콩집을 통해 주거문화의 패러다임이 변하기 시작한 것은 우연이 아니며, 아직까지도 땅콩집에 대한 열풍은 건재하다. “실제로도 주거문화는 눈에 띄게 변화하기 시작했고, 땅콩집에 대한 열풍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목구조는 주거문화를 바꾸는 데에 긍정적인 시너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하는 이현욱 소장을 만나 목조주택 및 목구조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국내 목조주택의 입지, 어디까지 왔나?
주거문화와 패러다임이 많이 바뀌었고, 땅콩주택에 대한 열풍 또한 마찬가지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결혼하기 전에 집을 사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땅을 사서 집을 짓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30대 부부들이 유모차 끌고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보러 다니던 시절은 지났다. 이제는 ‘땅’을 보러 다니고 있으니 동네 부동산 업자들도 놀라고 있다. 아파트가 아니고 땅을 찾고 있는 시대가 왔다는 것은 주거문화의 패러다임도 많이 바뀌고 있음을 뜻한다.
이러한 주거문화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목조주택 또한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겠다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는데, 이는 아이를 위한 선택이기도 하다. 콘크리트로 지어진 집 보다는 당연히 목재로 지은 집이 아이를 위해서도 좋다고 판단하는 이들이 많다. 평당 얼마가 들어가느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 사람의 라이프 방식과 수준에 맞게 집을 지으면 된다. 만약 예산이 2억 뿐이라면 2억에 맞는 집을 충분히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주거문화의 패러다임과 관련해 앞으로는 목조주택 시장이 훨씬 활성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건축가로서 느끼는 목구조와 목재의 매력?
건축재료로써 목재의 매력은 ‘빠르다’는 데에 있다. 최근에는 프리컷 공법 등 다양한 공법을 바탕으로 더욱 빠르고 안정적으로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 목조주택은 작은 집을 지을수록 유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벽이 두꺼우면 같은 평수라도 집이 작을 수 밖에 없는데, 목구조로 집을 짓게 되면 콘크리트보다 훨씬 많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목재 자체에 장점이 많다는 것 또한 매력이다. 단열 성능이 좋다는 점은 빼놓을 수 없는 목재의 매력이며 이는 에너지 부분에서도 효율적이다. 내구연한의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목재는 구조 변경이 타 자재에 비해 쉽다. 콘크리트로 지은 집은 개조시 벽을 부수다 보면 건물 전체가 흔들린다. 진동에 의해서다. 개조하는 것 자체가 어렵고, 장비가 필요하지만 목구조로 지어진 집이라면 톱만 있으면 해결된다. 벽을 새로 만들기도 쉽고 무엇보다 구조변경 자체가 어렵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유지 및 보수도 쉬워서 500년 이상씩 사용이 가능하게 된다.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종종 볼 수 있는데, 그들은 집을 대대로 물려받아 고쳐서 사는 것이 익숙하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부수는 것 자체가 어려우니 집을 리모델링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경우가 많지만, 목구조로 지었을 경우에는 오랫동안 유지되는 집을 지을 수 있다.

목구조 업계가 앞으로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면?
주거문화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목구조의 대중화, 정착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돈이 많은 일부의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주거문화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목구조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연구개발이 가장 좋은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앞으로 DIY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도 예상한다. 가구로써의 DIY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예컨대 골조를 전문가가 시공하면, 마감은 스스로 할 수도 있을만큼 대중화가 이뤄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 물론 시공이 따라줘야 가능한 일일 것이다.

최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가 있다면?
1평 집짓기에 도전하고 있다. 1평만 가지고도 집을 충분히 지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10평으로 네 식구가 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돈을 모아서 ‘내 집’을 지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목조주택 시장도 활성화 될 것이고, DIY와도 접목이 가능하다고 본다.
그 집에 주거하는 이의 수준에 맞춰 집을 짓는 데에 관심을 갖고 있다. 여기에는 콘크리트보다 목구조가 상당히 유리하다. 실제로 올해 다섯채 정도의 1평 주택 사례를 모아 내년 경 책으로 출판할 계획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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