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주택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는 무엇인가?
농어촌 주택의 문제는 농촌 지역 전반에 걸쳐진 경제적 빈곤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습니다. 빈곤층이 노령화된 세대라는 특징이 있고 대부분 주택 개선에 대해 부담 능력이 없습니다. 노인들은 자녀에 대한 의존감이 크기 때문에 자기결정력이 부족하죠. 자녀세대의 지원 역시 양극화와 개인주의로 인해 자녀의 지원을 받기도 쉽지 않습니다.
반면, 대부분의 거주자인 노인은 자녀 가족들의 방문을 위해 큰집을 유지하거나 살던 집을 지키려는 속성이 강합니다. 또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심리도 주택 개량에 있어 장애물이 되고 있어요. 농어촌 주택은 도시와는 달리 시장 차원에서 공급이 거의 불가능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정부가 주택 문제를 시장에만 의존해 왔던 관성은 농촌 지역의 주택 정책에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정부는 농어촌 주택문제를 사유재산 증식의 하나로 간주해왔기 때문에, 농촌주택 문제의 특수성을 외면해 왔습니다. 따라서 오직 주택자금 융자정책만이 시행됐을 뿐이죠. 하지만 그 정책 수혜는 주택을 신축할 수 있는 여력을 가진 비교적 형편이 나은 주민들에 국한됐습니다. 정작 주거복지 정책의 수혜자가 돼야 할 농어촌 주택의 노인들은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사실상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는 노인과 빈곤층이 많은데 이들에게는 이러한 정책들은 그림의 떡일 수 밖에 없습니다.

농어촌 주택 연구, 현재 어떻게 마련돼 있나?
농어촌에는 등재되지 않은 무허가 건축물이 많습니다. 마을에는 대장이 없는 건축물이 최고 절반에 달하는 경우도 있죠. 아직도 도시와 농어촌 마을을 구별하는 세밀한 조사와 분류가 잘 돼 있지 않습니다. 농촌주택의 문제에 대한 연구는 거시적인 통계자료에 의존해 있습니다. 실질적인 내용과는 많이 다릅니다. 이에 따라 나타나는 가장 큰 문제는 농촌 주택 문제의 특수성과 심각성이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습니다. 대부분의 연구에서 농촌주택의 노후도는 건축연한에 따른 것만 구별하고 있는데, 리모델링이나 집 수리, 그리고 단열 개선의 관점에서 보면 건령과 무관한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수리나 개선이 불가능한 구옥(뼈다귀집), 리모델링이 가능한 주택으로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구옥에 사는 사람의 경제력에 대한 조사가 없다면 농어촌 주택 문제에 대한 정책방향을 수립할 수 없습니다. 현장과 동떨어진 부정확한 주택 통계자료는 현장의 실상을 왜곡하고 실효성없는 정책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통과된 농어촌 리모델링 특별법, 어떻게 보완돼야 하나?
농어촌 리모델링 특별법은 진일보된 정책이기는 하나 기존에 환경부에서 추진하던 슬레이트 개선사업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무엇보다 농어촌 주거복지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구옥에 사는 노인들에게 비용지원이 있어야 합니다.
30년 이상된 주택에서 슬레이트를 철거시 회수비용에만 지원하는 것보다는 구체적인 보조금의 형태로 지원돼야 할 것입니다. 농어촌 주택이 목구조로 리모델링 되기 위해서는 비용지원을 통해서 실질적인 통제수단을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비용지원을 통해 목조주택 시공 품질의 기준을 만들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농촌주택 문제에 대해 도시지역보다는 훨씬 강화된 주거복지정책이 필요합니다. 도시지역의 주거복지정책이 시장의존적이라면 농어촌은 시장적 공급체계가 작동하지 않으며 노령화 비율이 훨씬 높습니다. 상대적 빈곤에 허덕이는 농촌지역에서는 공공주도적인 정책이 필요합니다. 즉, 융자위주의 정책을 과감하게 벗어버리고 지원위주 정책으로 전환돼야 합니다.

주대관 대표 프로필
약 력: (사)문화도시연구소 대표 (주)엑토건축 대표
        성균관대 건축학과 겸임교수
연구내용: ①농업농촌마을의 주택관련 현장조사자료
        (주대관, 최수명_2007년)
연구내용: ②어떤 농업농촌마을의 주택 및 거주자 현황
        (주대관_201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