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재의 목리 등 4

그림 1. 불균질나무갗의 백참나무(A)와 균질나무갗의 튤립나무(B)
그림 2. 다양한 재색의 활엽수 목재(A)와 착색 처리된 미송 목재(B)
나무갗(wood texture)은 목재를 구성하고 있는 세포의 대소, 정조, 분포 등의 차이에 따른 재면의 상태를 일컫는 용어다. 목재를 구성하고 있는 세포가 평균 이상의 큰 세포로 구성돼 있을 때 그 목재의 재면을 거친나무갗(coarse texture) 그리고 이와 반대로 작은 세포로 구성되어 있는 재면을 고운나무갗(fine texture)이라고 한다. 또한, 목재를 구성하고 있는 세포의 크기에 차이가 작을 때 이를 균질나무갗(even texture) 그리고 크기의 차이가 클 때 불균질나무갗(uneven texture)이라고 한다(그림 1). 일반적으로 나무갗을 관찰하고 판단할 때에는 침엽수재의 경우 가도관의 접선방향 지름이 이용되며 활엽수재에서는 도관요소와 방사조직을 구성하는 세포의 접선방향 지름 및 방사조직의 크기와 단위면적당 분포수에 의해 재면의 상태를 판단하게 된다.

예를 들면, 회양목처럼 산공재이면서 관공의 지름이 작고 방사조직이 매우 좁은 것은 고운나무갗과 균질나무갗을 그리고 졸참나무처럼 환공재이면서 관공의 지름이 크고 방사조직이 넓은 것은 거친나무갗과 불균질나무갗을 지닌다고 한다. 목재 가공에 있어 단단한 추재보다는 연한 춘재가 더 깎기 쉽기 때문에 춘재와 추재 사이의 나무갗 차이는 목공 기술자들에게 있어 중요한 사항이 되고 있다. 예리한 칼날을 이용하게 되면 춘재와 추재 사이의 나무갗 차이에 따른 문제점을 최소화할 수 있으나 사포질하는 경우 춘재에 비해 추재가 부풀어 올라와 있는 융기된 재면의 형태로 마무리될 것이다. 춘재와 추재 사이의 차이가 작은 균질나무갗을 지니는 목재는 일반적으로 가공이나 마무리 작업하기가 더 쉬운 편이다.

목재가 나타내는 색을 재색(wood color)이라고 한다. 정상적인 목재는 대부분 심재가 변재보다 짙은 색을 띠는 것이 보통이며 변재의 재색은 대개 유백색 내지 담황색 계통의 옅은 색으로 수종에 따른 차이가 크지 않다고 보아도 무난할 것이다. 이것은 변재와는 달리 심재에 많은 추출물이 함유돼 있기 때문이며 보통 재색이라고 하면 이 심재의 색을 말하게 된다. 오랫동안 고급 가구용으로 많이 선호돼 온 흑호두나무의 심재는 짙은 갈색 내지 자갈색을 그리고 흑벚나무(black cherry, Prunus serotina)의 심재는 적갈색을 띠고 있다. 칠흑색의 심재를 지니는 흑단 역시 독특한 재색을 지니는 목재의 한 예가 되고 있다.

동인도수자목(East Indian satinwood, Chloroxylon swietenia) 등과 같은 운향과(Rutaceae) 수종의 목재는 주로 황색 계통의 심재를 지니며 미국산 목재 가운데 현저한 황색 심재를 지니는 것으로는 황목(yellowwood, Cladrastis kentukea)을 들 수가 있고 녹색이나 녹갈색 계통의 심재는 튤립나무의 특징이 되고 있다. 그러나 개버즘단풍나무(European sycamore, Acer pseudoplatanus), 오리나무 등처럼 심재와 변재의 재색이 서로 비슷해 구분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목재는 햇빛에 닿으면 변색이 일어난다. 변색의 원인은 수종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햇빛에 닿게 되면 재색이 진해지는 목재 아니면 반대로 재색이 흐려지는 목재처럼 색상, 채도 및 명도가 다양하게 변하게 된다. 이것은 목재 내에 포함되어 있는 물질이 햇빛에 의해 변화되는 것이 그 원인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적뽕나무(red mulberry, Morus rubra)의 심재는 햇빛에 처음 노출되었을 때 적황색 내지 금갈색을 띠지만 곧 짙은 적갈색으로 변하게 된다. 마호가니 심재의 재색 역시 시간의 경과나 햇빛에 노출됨에 따라 갓 제재시의 연분홍색으로부터 짙은 적갈색으로 변하게 되는데 이것이 마호가니가 장식장 제조에 많이 이용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되고 있다. 옅은 황색의 목재는 햇빛에 노출됨에 따라 퇴색되는 일이 많다. 재색은 대개 수종 사이 뿐만 아니라 동일 수종 내에서도 그리고 심지어는 동일한 목재 조각 내에서도 재색에 차이가 나타나게 되는데 일부 수종에 있어서는 재색에 따라 별도로 구분되어 취급되는 경우도 있다.

<다음호에 계속됩니다.>
국민대학교 임산생명공학과 엄영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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