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재의 목리 등 5

▲그림 1. 다양한 재색의 활엽수 목재(A)와 착색 처리된 미송 목재(B)
재색에 따라 구분되는 경우
예를 들면, 미국풍나무의 백색 내지 옅은 연분홍색 변재와 적갈색으로 종종 짙은 색의 줄무늬를 지니는 심재는 각각 변재검(sapgum)과 적검(redgum)으로 그리고 유럽물푸레나무(European ash, Fraxinus excelsior)의 암갈색 내지 흑색 심재는 올리브물푸레나무(olive ash)라는 이름으로 별도 거래되고 있다. 이러한 재색은 목리, 문양 등과 함께 어우러져 수종에 따른 독특한 외관을 나타내도록 만들어 주며 재료적으로도 미적인 가치를 더해 주게 되는데 필요에 따라서는 목재에 인공적으로 착색 처리해 귀중재의 대용으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그림 1).

모든 목재는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냄새(odor)를 지니나 시간의 경과에 따라 약해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심재가 변재보다 더 냄새가 강한데 이는 변재와는 달리 심재에 많은 추출물이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지(송진)에 의한 것일 경우 변재가 심재보다 더 강한 냄새를 내게 되는데 이는 변재와는 달리 심재에서는 수지가 생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 원인이 어떻든 간에 냄새는 목재 내에 존재하는 휘발성 물질이 대기로 방출되는 현상에 기인하게 되는데 수종에 따른 함유 물질의 차이로 인해 각기 독특한 냄새를 내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수종 고유의 강하고 독특한 냄새를 지니는 것으로 녹나무, 향나무 등을 들 수가 있는데 이러한 냄새는 목재의 용도를 결정짓게 만드는 중요한 인자가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녹나무나 향나무의 경우 방충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예전부터 양모나 가죽 제품의 보관용 수납장으로 이용돼 왔다. 그리고 스페인삼나무(Spanish cedar, Cedrela odorata)는 담배 보관통으로 예전부터 사용되어 오던 것이며 또한 가장 좋은 목재로 취급받고 있는데 이 목재가 지니는 기름 성분이 담배에 해를 끼치는 곰팡이의 생장을 억제해 줄 뿐만 아니라, 맛 좋은 방향성의 추출물이 담배의 맛을 좋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벌채 직후의 생재에는 어떤 특유의 냄새가 존재한다. 건조 등의 가공 공정을 거치게 되면 냄새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사라지는 경우가 많지만 목재에 따라서는 강한 냄새가 오랫동안 남아있기도 한다. 예를 들면, 호류사(法隆寺) 기둥 등으로 사용되고 있는 수령 1,000년 이상의 편백은 벌채 후 1,300년이나 지났는데도 그 표면을 대패로 2∼3㎜만 깎아내도 편백 특유의 냄새가 감돈다고 할 정도로 그 냄새 성분의 장수에 놀라게 만들어 버리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냄새는 편백의 경우처럼 목재의 가치를 높여주는 특징이 될 수 있지만 반대로 안티아리스(antiaris, Antiaris toxicaria) 목재처럼 아민(amine) 모양의 악취를 풍겨 목재의 결점이 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산성이 강한 서부적삼나무 목재처럼 미량의 냄새 성분에 의해 금속이 부식되는 경우도 있어 목재 이용시 문제가 되기도 한다.

냄새와 마찬가지로 목재의 맛 역시 추출물에 의한 것으로 변재보다 심재가 더 강하며 시간의 경과에 따라 약해지게 된다. 소나무속 등의 수종은 수지로 인해 쓴 맛을 그리고 밤나무속이나 참나무속 등의 수종은 타닌으로 인해 떫은맛을 내게 된다. 맛은 중요한 수종 식별 인자가 되지 못하고 있지만 경우에 따라 수종 식별에 이용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서부적삼나무와 향삼나무는 육안적 및 해부학적 구조 모두가 매우 비슷해 식별이 곤란하지만 서부적삼나무는 약간 쓴맛을 그리고 향삼나무는 매운맛을 지니기 때문에 서로 구분될 수가 있다.

광택은 목재 세포가 빛을 반사하는 능력을 나타내는 것으로 목재 표면은 세포의 절단에 따른 모양을 지니기 때문에 구성 세포의 종류와 크기 등에 따라 미묘한 광반사 특성을 나타내게 된다. 느티나무의 접선단면(판목면)을 예로 들어보면 대형 관공이 모여 있는 춘재 부분, 집합관공이 모여 있는 추재 부분, 목섬유가 밀집되어 있는 부분 등에 따라 광반사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부위에 따라 서로 다른 광택을 보이는 광택감의 움직임이 발생하게 된다.

목재의 단면에 따라서는 횡단면의 광택이 가장 약하고 방사단면이 반사경(Spiegelsch nitt, mirror)으로 불릴 만큼 가장 강한데 이는 방사단면에서 방사조직이 평면으로 넓게 나타나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다음호에 계속됩니다.>
국민대학교 임산생명공학과 엄영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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