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숙재

<그림 1> 흑가문비나무의 형성층시원세포 나이에 따른 미숙재의 폭 변화.
<그림 2> 미숙재로부터 성숙재로의 이행에 따른 목재 성질의 변화(A), 시트카가문비나무의 마이크로피브릴 경각과 강성 사이의 관계(B) 및 침엽수 미숙재 부위에서의 틀어짐(C)과 교주균열(D).
미숙재(juvenile wood)는 수목의 일생 동안 수간의 중심부, 즉 수(pith) 주위에 발달되는 2차목부 조직으로써 세포 길이가 안정돼 있지 못하고 매년 1% 이상의 신장률을 나타내는 목재를 일컫는다. 이러한 미숙재의 폭은 수종 고유의 특성이 되고 있으나 환경 조건에 따라서 달라질 수도 있다. 또한, 흑가문비나무(black spruce, Picea mariana) 10본을 조사해 본 결과 나이가 어린 형성층시원세포는 나이가 든 형성층시원세포보다 더 여러 해 동안 미숙재를 발달시키게 되기 때문에 수간의 하층부로부터 상층부를 향해 감에 따라 미숙재의 폭이 점점 좁아져 원뿔곡선 모양을 보이게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그림 1).

활엽수와 침엽수 모두에 있어 미숙재의 세포 길이는 성숙재(mature wood)의 것보다 짧다. 침엽수의 성숙재 세포 길이는 미숙재 세포의 길이보다 3~4배 정도 더 긴 반면 활엽수의 성숙재 세포는 미숙재보다 대개 2배 정도 길이가 더 길다. 세포 길이 이외에도 세포벽 구조 역시 차이를 보이게 된다. 미숙재의 경우 추재 세포의 양이 더 작으며 얇은 세포벽을 지니는 세포가 차지하는 비율이 더 높기 때문에 성숙재에 비해 미숙재의 비중이 더 낮고 따라서 강도적 성질도 더 낮아지게 된다. 그리고 성숙재에 비해 미숙재에 나선목리가 발달하는 경향이 더 큰 편이다(그림 2의 A). 이처럼 미숙재는 성숙재보다 전반적으로 재질이 더 나쁜데 특히 침엽수의 경우 더욱 그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면, 미국산 침엽수 미숙재의 비중은 성숙재에 비해 대개 10~15% 정도 더 낮으며 미숙재의 강도적 성질은 성숙재의 것보다 약간 낮은 경우도 있으나 보통 15~30% 정도 더 낮은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세포벽 내에서 2차벽의 S2층 마이크로피브릴 경각은 압축이상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미숙재의 것이 특징적으로 더 큰데 S2층의 마이크로피브릴 경각이 커지게 되면 목재의 횡방향 수축률은 작아지나 축방향 수축률이 커지게 되고 휨강도, 강성, 인장강도 등과 같은 강도적 성질은 낮아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미숙재의 축방향 수축률은 성숙재의 것보다 3~10배 정도까지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모든 미숙재가 축방향으로 과도한 수축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건조시 실제 길이가 오히려 늘어나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아마 수간 중심부의 생장응력인 압축응력 때문에 그런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한, 성숙재에 비해 미숙재는 사용 중 틀어짐(warping)이나 교주균열(cross-grained check) 등이 일어나기 쉽고 미숙재로부터 생산된 단판은 더 거칠고 찢어짐이나 이할(裏割, lathe check)이 더 많이 발생하게 된다(그림 2).

앞에서 서술한 내용들은 미숙재의 사용 시 많은 문제점이 발생하게 됨을 시사하게 된다. 특히, 강도적 성질이 특별히 중요한 인자가 되고 있는 신뢰성있는 구조 설계에 있어 빨리 자란 수목으로부터 생산된 목재를 성숙재와 미숙재의 구분 없이 사용하는 경우 상당한 문제점이 발생하게 된다. 미숙재는 낮은 강도적 성질과 큰 수축률 모두로 인해 건축용으로는 대개 그리고 집성재용으로는 특히 문제가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낮은 강도, 나선목리의 발달, 과도한 수축률 및 가공이나 사용 등에 있어서의 문제점 발생이라는 모든 상황을 고려해 볼 때 미숙재는 다양한 목재 제품용으로 대개 바람직한 것이 되지 못하고 있다.

<다음호에 계속됩니다.>
국민대학교 임산생명공학과 엄영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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