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기업주식회사 Ⅸ

1981년 6월, 인니에 합판공장 건설 추진
1970년부터 인도네시아에서 원목벌채사업을 해 온 동화기업은 1981년이 되자 인도네시아에 합판공장을 건설할 것을 추진한다. 동화기업이 인도네시아에 합판공장 건설을 추진하게 된 이면에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원목수출규제정책이 한 몫을 하고 있다. 1981년 6월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국의 임산자원 보호와 합판공장 육성을 위해 자국 내에서 원목벌채 사업을 하고 있는 외국인 업체가 합판공장을 짓지 않으면 원목수출을 못하게 하는 정책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인도네시아에 이미 합판공장을 갖고 있는 원목개발업체는 원목 벌채량의 80%를 수출할 수 있게 했고, 합판공장을 건설중인 원목개발업체는 원목 벌채량의 70%를 수출할 수 있게 했다. 합판공장이 없거나 짓지 않고 있는 원목 개발업체는 원목을 벌채한다 해도 일체 수출을 금지토록 하는 법령을 만들었던 것이다.
이에 따라 필리핀, 대만, 한국 등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있는 원목개발업체들 대부분은 이때부터 합판공장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울며 겨자먹기 식이었다. 동화기업(회장 승상배, 당시61세) 역시 합판공장을 짓지 않고는 원목수출을 할 수 없게 되자 인도네시아 정부에 합판공장을 건설할 것을 신청했고, 1981년 6월 건설허가를 받고 칼리만탄 발릭파판지역에 월산 1750㎥규모의 합판공장 건설을 추진하였던 것이다. 자의반 타의반이었다.

1982년, 동명목재의 합판기계 구입
동화기업은 1981년 6월,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합판공장 건설허가를 받고, 1982년 4월부터 합판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이에 앞서 동화기업은 1980년부터 문을 닫고 있는 동명목재의 합판시설 중 일부를 구입해 인도네시아 합판공장을 짓기로 했다.
1982년 동화기업에서 합판기계 구입업무를 담당하고 있던 서경부(당시 부장) 씨의 증언에 따르면 동화기업은 산림청으로부터 600만불을 지원받아 동명목재 합판기계 구입에 나섰다고 했다. 승상배 회장(당시 62세)은 서경부 부장과 함께 기차를 타고 부산을 방문해 호텔에서 3박4일동안 묵으면서 동명목재의 중고합판기계를 일일이 점검하고 쓸만한 기계를 구입했다.
당시 인도네시아 정부는 외국인 원목개발업체가 합판공장을 지을 때 중고합판 시설의 도입을 일체 불허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을 때였는데 동화기업은 동명목재의 3개 라인의 중고합판시설을 구입해서 깨끗이 닦고 수리를 한 후에 페인트칠을 해 마치 새 기계인양 해서 인도네시아로 가져갔다.

1983년 6월, 인니에서 합판공장 가동
일산 2만2천매 생산규모
동화기업은 1982년 4월부터 총 1600만 달러를 투입(기계구입비 포함), 칼리만탄 발릭파판 지역에 3개 라인 규모의 합판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착공한지 일년만인 1983년 4월 준공식을 가졌고, 5월초부터 시험가동에 들어갔으며 6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이 합판공장은 3개 라인 일산 2만2천매 규모로 이곳에서 생산된 합판은 미국과 중동에 수출했다.
합판공장의 이름은 코리아와 인도네시아의 이름을 따서 ‘코린도(KORINDO)'라고 지었다.
당시 인도네시아 합판사업은 한국의 합판업체들이 원목 구득난 및 원목 가격 상승으로 미국 수출도 잘 안되고 사양길을 걷고 있을 때라 오히려 급성장을 했다.
자의반 타의반 지은 합판공장이 효자노릇을 하게 된 것이다. 승상배 회장은 이때를 돌이키며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승상배 회장은 일 년 가운데 절반이상을 인도네시아에 오가며 현지에서 작업을 독려했다.

코린도(KORINDO) 합판공장
코린도 합판공장의 현지인 직원은 2,000여명. 공장월급날인 매월 마지막 토요일은 코린도 마을을 활기차게 한다. 수십 척의 롱보트(long boat)가 음식물 등 생활용품을 가득 싣고 마을로 몰려온다. 코린도는 인도네시아에 한국의 이름을 심어가는 기업이다. 코린도의 사훈은 애국애사(愛國愛社)이다.
코린도는 합판공장으로 출발해서 신문용지사업, 신발사업, 컨테이너 사업, 금융, 건설, 화학 등 30여개의 계열기업을 거느린 인도네시아 30대 그룹의 하나로 성장했다. 오늘날은 종업원 2만 여명, 한국인 직원 300여명을 거느린 대기업이 됐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웬만한 사람이면 다 아는 중견그룹이다. 한국에서 정식으로 투자승인을 받은 회사는 인니동화개발 뿐, 나머지는 모두 현지 업체 또는 외국기업과 합작으로 만들어진 것이 대부분 코린도의 모체는 한국기업이지만 실제로는 인도네시아 기업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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