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조직 2

<그림 1> 유럽주목의 수피낭(A), 이태리포플러 혹 조직 내의 수피낭(B), 라디아타소나무의 수지조흔과 수지낭(C), 흑벚나무의 검조흔(D)과 검낭(E), 경단풍나무의 광조흔(F), 백느릅나무의 수식재(G), 삼나무의 흑심(H), 연단풍나무의 벌레구멍(I), 흑호두나무의 조탁공(J).
정상수지구가 발달되어 있는 침엽수재의 목재 내에는 렌즈 모양의 세포간극으로써 수지가 함유되어 있는 수지낭(pitch pocket)이 발달되기도 한다. 수지낭은 수간이 바람에 의해 흔들릴 때 연륜계를 따라 조직의 파괴가 일어나 공극이 생김과 동시에 방사조직 중의 수평수지구가 절단됨으로써 수평수지구로부터 공극 내로 수지가 흘러 들어가기 때문에 발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드물게 정상수지구가 발달되어 있지 않은 침엽수재에도 그 존재가 확인되고 있다. 이러한 수지낭은 한 연륜 내에 갇혀 있게 되며 그 안쪽 표면에는 수지구의 주위의 에피델리움세포와 같은 종류의 세포가 발달되어 있다. 수지낭을 지니고 있는 목재에서는 내부로부터 수지가 흘러 나와 미관을 손상하게 되고 이용 시 지장을 초래하는 일이 있다. 한편, 활엽수재의 경우 흑벚나무 등의 벚나무속 수종에는 침엽수재의 수지낭처럼 연륜계를 따라 검 물질이 함유되어 있는 검낭(gum pocket)이 발달되어 있기도 하다(그림 1의 C~E).

경단풍나무, 황철나무 등에서 보이는 것으로써 과다한 광물질의 존재로 인한 올리브색 내지 녹갈색 또는 갈색의 줄무늬 변색부를 광조흔(mineral streak)이라고 하는데 박테리아 등의 작용에 의해 탄산염과 금속염이 결합되어 생기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그림 1의 F).

일반적으로 침엽수재의 생재함수율은 변재가 심재보다 더 높은 것이 정상적이지만 심재 가장 바깥쪽처럼 심재 일부분의 함수율이 변재의 함수율보다 비정상적으로 더 높은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심재를 수식재(wetwood)라고 한다. 솔송나무속, 전나무속 등에서 자주 관찰되고 있다. 한편, 활엽수재의 심재와 변재 함수율 관계는 침엽수재와 상당한 차이를 보이게 되는데 대개 심재와 변재의 함수율이 거의 동일하지만 심재의 함수율이 더 높은 경우마저도 있다. 따라서 활엽수재의 경우에는 앞에서 언급한 수식재의 개념을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부적절하기는 하지만 느릅나무속, 사시나무속 등에서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식재는 이상조직의 형성에 의한 것이 아니라 혐기성 박테리아에 의해 수분이 축적돼 발생하게 된다는 견해, 뿌리나 가지의 노출된 심재로부터 수간의 심재로 수분이 흘러 들어가 발생하게 된다는 견해 등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완전하게 밝혀져 있지 못하다. 사시나무(Populus tremuloides)의 수식재의 경우 정상재와는 달리 장파장의 자외선을 쪼였을 때 줄무늬 모양의 황색 형광 발하게 되는데 이는 박테리아의 작용에 의해 형성된 수식재의 특징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식재의 조직에는 할렬이 발생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겨울철에는 함유 수분의 동결에 의한 상렬의 발생으로 인해 할렬이 더욱 증대된다. 그 결과 강도적 성질이 낮을 뿐만 아니라 건조 장해, 변색 등 때문에 목재로서의 가치가 줄어들게 된다. 삼나무의 심재는 일반적으로 옅은 적색을 띠지만 생장 조건이나 품종에 따라서는 흑갈색을 띠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심재를 黑心(black heart)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재색뿐만 아니라 함수율이 현저하게 높고 건조가 곤란해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등 상품 가치가 낮아 목재 이용에 있어 하나의 결점으로 취급되고 있다(그림 1의 G~H).

나무좀과(Scolytidae)와 긴나무좀과(Platypodidae)에 속하는 천공충의 유충이 생재나 살아있는 수목의 변재를 그리고 히라다나무좀과(Lyctidae)의 유충은 활엽수 건조재를 갉아먹는다. 이처럼 곤충의 침해에 의해 생긴 구멍 가운데 대략 지름이 1.6㎜(1/16inch) 보다 작은 것을 미세한 벌레구멍(pin hole), 1.6∼6.4㎜(1/16∼1/4inch)인 것을 작은 벌레구멍(worm hole) 그리고 6.4㎜(1/4inch)보다 큰 것을 큰 벌레구멍(grub hole)이라고 부른다. 나왕류나 메런티류 등이 천공충의 침해를 받기 쉬운 목재에 해당된다. 나왕류나 메런티류의 합판이나 단판 표면에서 지렁이가 꿈틀거리며 기어가는 듯한 상해의 흔적이 자주 관찰되고 있는데 이것은 지렁이(cross bar)라고 불리는 것으로 수목의 생장 과정 중 수피와 목재 사이에 곤충의 유충이 침입해 어린 조직을 갉아먹기 때문에 생기게 된다. 또한, 새에 의해 쪼여 생긴 구멍으로써 목리 배향이 다소 흐트러지게 되며 수피낭을 동반하는 경우도 더러 있는 조탁공(bird peck)도 있다. 이들은 모두 목재의 미관적 가치를 손상시키기 때문에 하나의 결점으로 취급되고 있다(그림 1의 I~J).

<다음호에 계속됩니다.>
국민대학교 임산생명공학과 엄영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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