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의 측면에서 합판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 예로는 ‘하이펙 의자’가 있다. 하이펙의자는 바닥부분과 등받이가 한 면의 합판으로 이뤄진 의자다. 사람이 앉는 자세의 척추 모양을 본떠 등받이에서부터 앉는 면까지 흐르는 부분이 곡선형을 이루고 있는데 이러한 인체공학적 설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거기에 생산단가가 높지 않아 한번에 많은 양의 의자 수요가 있는 학교, 강의실, 도서관 등에 주로 보급되며 지금까지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와 같은 곡선형의 모양이 가능한 것은 휨가공에 유리한 합판의 특성 때문이다. 원목의 경우 곡선을 만들기 위한 공정이 매우 까다롭지만, 합판은 일정한 압력과 열을 가하는 공정만 거치면 유연한 곡선형이 쉽게 나온다.
최근에는 휨가공 공정이 한층 더 쉬워진 대아우딘社의 ‘성형이 되는 자작 합판’이 등장하는가 하면, 탄력성을 강화시킨 에이스임업의 ‘비치합판’과 같은 혁신적인 제품들도 많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또한, 합판은 다양한 디자인 의자를 통해서 단순한 실용적인 용도를 넘어서서 예술적인 측면까지도 강조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