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느껴지는 가구용어를 쉽게 풀이한 책이 있다. 경상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환경재료과학과 문선옥 교수의 손을 거친 가구사전과, 실용 가구용어사전이 바로 그것이다. 가구 전공자, 건축·인테리어 관련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물론이고 비전공자도 알기 쉽게 가구를 이야기하고 있는 이 책들은 가구의 형태와 명칭을 보다 근본적으로 이해하는데 커다란 도움이 되고 있다. 문선옥 교수를 만나 책에서 그녀가 말하고 있는 가구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봤다.

 

 

 

 

 


 

 

 

 

 

 

 

 

 

 

 

 


구를 글로 쉽게 배우다
국내에 다른 디자인 관련 분야의 사전은 대부분 출판된 것에 반해 산발적인 연구는 있었으나 가구관련 사전은 아직 출판된 적이 없어서 가구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들과 관련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해 한국학술진흥재단(현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책을 집필하게 됐다.
특히, 실용가구용어사전은 최근에 역서 ‘가구사전(Dictionary of Furniture)’ 이후에 국내에서 출판되는 두번째 가구사전이며, 한글가구사전으로는 첫번째이다. 이 사전은 1,200개가 넘는 가구용어와 500여개의 관련 그림이 수록돼 있고, 한국 전통 가구, 가구 목재, 가구 재료 및 기법, 가구 및 세부 명칭, 가구 관련 양식 등 5개의 부분을 순서대로 분류 정리했다. 이 사전의 편찬 목적은 가구 전공자들 뿐만 아니라 비전공자들에게도 이 사전의 용어들이 어떤 분류의 용어에 속하는지 알려주고 있다.
실용가구용어사전과 가구사전은 없는 부분들이 서로 보완이 돼 있으므로 같이 보면 가구 전문가 뿐만 아니라 비전문가들에게도 매우 유용한 책이다.
예를 들어 실용가구용어사전에는 실려있지 않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사용하는 ‘의자’, ‘소파’, ‘탁자’ 등의 용어는 가구사전에 알기 쉽게 그 종류와 함께 설명돼 있다.
그리고 가구사전에는 없는 ‘장’, ‘농’, ‘반닫이’, ‘경대’ 등의 한국전통가구 관련 용어는 실용가구용어사전에 잘 설명돼 있다.
두개의 사전을 하나로 출판할 수도 있었지만 세계 가구 역사를 중심으로 담은 가구사전은 역서로 한국전통가구 부분은 아주 미비하므로 실용가구용어사전에 그림과 함께 자세히 담게 됐다. 따라서 두개의 사전을 같이 참고할 것을 권장한다.

가구사전, 그리고 실용가구용어사전
이 두책은 내용과 형식의 두가지 측면에서 서로 다른점을 살펴볼 수 있는데 내용에서 가구사전은 역서로서 가구디자인을 시대별로 양식, 운동, 재료, 기법, 인물 등을 중심으로 전후 맥락을 이해하도록 한 책이다. 특히 세계 가구디자인의 역사를 바탕으로 용어를 언급한 반면에, 실용가구용어사전은 한국 전통 가구의 용어를 중심으로 정리한 책이다.
가구 사전에서 중국가구와 일본가구에 대해 역사적인 전통, 배경, 특징 등에 관해 자세히 언급한 반면에 한국가구에 관해서는 매우 짧게 개괄적인 면만 언급해 한국가구를 역사적으로 이해하는데 부족한 면이 많아 이점을 특별히 보완하면서 가구 목재, 가구 재료 및 기법, 가구 및 세부 명칭, 가구 관련 양식부분과 함께 정리했다.
형식적으로 가구사전은 전체 용어를 가, 나, 다 순으로 정리한 반면에 실용가구용어사전은 한국 전통 가구를 중심으로 가구 목재, 가구 재료 및 기법, 가구 및 세부 명칭, 가구 관련 양식의 5개 분야로 나눠 가, 나, 다 순으로 정리해 각 부분별 살펴보도록 정리했다.
실용가구용어사전은 현재 가구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보다 이해하기 쉽도록 500여개의 그림을 가구사전에 있는 그림과 중복되지 않도록 넣었으며 중복된 그림은 한 페이지에 정리해 비교하기 쉽도록 했다. 예를 들어 서구의 다리 및 발 형태, 선반세공 등의 그림은 함께 모아서 형태를 한번에 파악하도록 했다. 각 그림의 설명은 중복이 되므로 가구사전을 보면 자세히 알 수 있도록 정리했다.

전통가구를 알리다
한마디로 말하기는 힘들지만 개인적으로 한국 전통가구의 매력은 전체적으로 국내산 목재의 가장 아름다운 목리 부분을 조화롭게 맞춰 자연이 살아 숨쉬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구조적으로 견고한 짜임 및 이음, 간결한 디자인 구성, 다양한 백동 및 거멍쇠 금속 장석 등을 들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부분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본인의 제3회, 제4회, 제5회 개인전에 나타내려고 했다.
지금까지 5회의 개인전을 열면서 3회부터는 한국 전통목가구를 좀더 현대공간에서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전통가구에서 사용된 다양한 국내산 목재를 활용 및 대체하면서 제3회는 유실수인 노령 밤나무를 활용한 밤나무 가구전, 제4회는 다양한 국내산 목재의 재색에 초점을 맞춘 목가구전, 제5회는 열처리 목가구전을 열었다.
좌식생활에 사용했던 것을 입식생활에 적합하도록 하기 위해 현대공간에서 활용도가 높은 콘솔, 다용도 탁자, 스탠드 거울 및 조명등, 다용도 서랍장 및 수납장, 와인장, CD장, 화장대 겸용 콘솔, 펜던트 및 스탠드 조명등, 소파용 탁자, 2인용 소파, 침대 등을 개발했다.
전통적으로 좌식생활에서 사용한 반닫이, 머릿장 등을 복잡한 구조와 조각 장식을 단순화 시키고 하단의 수납 부분은 다리 또는 서랍을 넣어 화장대 겸용 콘솔, 서랍장, 와인장 등으로, 평상은 앉는 부분을 살려서 침대 또는 소파로 입식 생활에 적합하도록 개발했다. 목재는 전통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한 느티나무 대신에 밤나무, 벚나무, 먹감나무, 오동나무, 가죽나무 등의 목재를 사용해 국내산 목재의 재색의 조화를 나타내려 했다.

새로운 시도, 열처리 목재
2011년 12월에 ‘열처리(Heat-treated wood) 목가구전’을 서울에서 열었다. 최고의 친환경 재료이며 목재의 최고의 단점인 함수율에서 치수의 안정성을 주는 열처리 목재의 자연스러운 재색을 활용한 블랙 앤 화이트(black &white) 디자인 컨셉에 의해 개발됐다.
탄화목 또는 열처리 목재는 고온(160~230℃)에서 처리한 목재로, 목재의 방흡습성과 치수 안정성이 좋아지며, 고온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열가수분해가 발생해 목재 부후균(腐朽菌)이 좋아하는 영양 물질이 감소돼 균류 및 충류가 목재 내부에서 번식하는 것을 막아주므로, 내부성(耐腐性) 및 내구성(耐久性)이 높아진다. 이러한 강점으로부터 열처리 목재는 뒤틀림 없이 가벼워 가공하기 쉬우며 온도가 높아지면서 밝은 색부터 흑단과 같은 어두운 색이 목재의 겉과 속이 똑같이 나타난다.
따라서 이러한 강점을 살려 미니멀리즘(Minimalism)의 상징인 단순성, 반복성을 디자인에 적용하고, 열처리 목재에 최고의 부가가치를 주기 위해 최고의 소목장의 솜씨로부터 한국전통목가구의 간결함·우아함이 내재된 침대, 서랍장, 콘솔, 펜던트 등 13점의 일품생산의 희소성에 의한 경제성을 높이는 명품 가구 개발을 했다.
결론적으로 뒤틀린 목재가구의 단점을 보완, 어두운 색에 주로 사용되고 있는 고가의 장미목이나 흑단 대용의 저렴한 목재를 사용해 열처리 목재가구 개발로부터 열처리 목재의 부가가치 및 활용도를 높이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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