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춘만 前 이건산업(주) 대표이사 現 호서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좋은 와인과 관련한 오크통 이야기를 하였다. 여기서는 병마개로 사용되는 코르크에 대해서 알아본다. 코르크는 주로 참나무 껍질에서 추출한다. 작은 조각으로 부숴서 압축 성형하여 여러 소재로 사용하지만 고급 와인의 마개는 자연 그대로의 두꺼운 껍질에서 추출한다. 가볍고 탄력이 있으며 기밀성이 강하여 코르크로 만든 병마개는 와인의 생명을 보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와인이 흐르지 않도록 막아주면서 미세한 산소의 호흡을 가능하게 한다. 코르크를 생산하는 참나무는 굴참나무로 우리의 산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산을 오르며 껍질이 두툼한 참나무를 발견하면 손으로 눌러보라. 탄력이 있고 쑥 들어가는 느낌이 강하면 필경 굴참나무일 것이다. 전세계 코르크의 50% 이상은 포르투갈에서 생산되며 코르크 생산은 포르투갈의 중요한 산업이다.

포르투갈에서는 일반적으로 굴참나무(포르투갈에는 코르크 참나무)가 25~30년 정도 자라 흉고(가슴 높이) 직경이 60㎝ 정도에 이르렀을때 첫 수확을 하며 첫 수확된 제품은 품질이 좋지 않아 저급 제품 생산에 사용된다. 와인 마개에 사용되는 코르크는 최상급으로 첫 박피가 있은지 약 20년 후부터 채취하는 껍질을 사용한다. 즉 와인 마개는 최소한 50년 이상된 굴참나무에서 생산되며 20년에 한 번정도 나무가 수명을 다할 때까지 몇차례에 걸쳐서 수확된다.
껍질 추출은 아주 어려운 작업으로 속살에 상처를 주지 않는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 채취시 속살에 상처를 주게 되면 껍질 바로 안쪽에 위치하고 있는 형성층이 다치게 되어 나무는 죽게될 수 있다. 그야말로 나무의 입장에서는 껍질이 벗겨지는 아픔을 겪는다.

코르크는 병마개 외에도 바닥재, 악기재, 내장재, 배드민턴 셔틀콕, 마루, 낚시의 찌, 신발 바닥재 등으로 사용된다. 전통적으로 야구공의 중심부도 코르크를 사용한다. 코르크의 속성이 탄력이 강하므로 충격 흡수에 매우 효과적이다. 최근 바닥재로도 사용이 늘고 있으며 적당한 탄력이 느껴지는 바닥은 그 감촉도 좋고 요즘 문제되는 층간 소음도 상당부분 줄여줄 수 있어 새로운 소재로 관심을 끌고 있다.

근래 와인의 소비가 급증하며 코르크 조달에 차질이 생기면서 화학제품을 사용한 병마개를 많이 볼 수 있으며 주로 호주산 와인에서 볼수 있는 것처럼 금속 재질의 마개를 돌려서 오픈하는 소주병 스타일의 병마개를 사용하기도 한다. 편리함과 저렴한 가격 때문에 저가 와인은 이러한 대체재를 사용하지만 아직도 대다수의 고급 와인은 코르크 마개를 고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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