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의 해가 밝았습니다’라고 외치던 고건시장의 목소리가 귓가를 맴도는 듯 한 데 벌써 1년이 되어 간다. 며칠 남지 않았다. 2003년이 온다.

 올 한해 가장 기억에 남은 사건이 있었다면 우리국민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신감, 희열, 만족, 감동을 주었던 월드컵의 신화를 국민의 가슴속에 자리했다는 것이다. 

지워지지 않을 기분 좋은 추억 때문에 다 잊고 살 것 같은 기분이었으나 현실은 이내 어두운 그림자를 길게 드리우고 있다.

작년 이 때쯤에는 다가구 다세대주택의 재건축이 활발하게 이루어져 목재업계가 때 아닌 특수를 누렸다. 그러나 지금은 작년과 비교하여 볼 때 아무런 매기가 없어 저마다 울상이다. 한해를 보내는 어깨가 무겁게 느껴질 뿐이다. 

목재업계는 건설경기와 연관성이 높은데 건설경기는 10년을 주기로 상승과 하락하는 패턴을 보여주었고 목재 경기 또한 같은 경향을 띠었다. 지금은 하락하는 시점이다. 

경기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데에는 오랜 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당연한 귀결이라 생각하기 쉬우나 이런 생각이 지배적인 것도 따져보면 지나치게 의존적인 목재산업의 현실이기도 한다.

목재인의 입장에서 보면 2002년 한해에 괄목한 만한 성장을 보인 업종은 마루, 목조주택, 방부, 조경시설재, 부엌가구, 표면가공, 건조가공 등을 꼽을 수 있다. 전통적인 제재산업은 대규모화되어 가는 추세에서 많은 중소규모회사들이 문을 닫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들 업종은 창고업, 종합건재업 등으로 전환해 가고 있다. 

이제 목재산업은 시멘트 일변도인 건축문화와 화학제품이 주가 된 바닥문화를 극복하는 가장 친환경적 소재로 각광 받고 있다. 바닥뿐만 아니라 건물의 외장까지 목재가 사용되고 있다. 이는 매우 커다란 변화이다. 

목재인은 이 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 천연소재가 우리주변에 자연스럽게 쓰이는 의식이 자리잡고 현대인의 각박한 삶에 여유와 다양함은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소재는 목재가 단연 으뜸이다. 우리가 경기침체를 막연하게 우려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주거환경개선이라는 대명제를 충실히 풀어간다면 목재시장은 매우 커질 것이다.

시멘트 문화에서 목재문화로의 대전환이 목재인 앞에 놓여 있는 것이다.
산림청에도 목재이용과가 신설되어 목재인의 행정적 법규적 제도적 어려움을 해소해 주게 된 이 한해는 어느 해보다 값진 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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