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류와 미송에서는 수지(송진)가 흘러나올 수 있다. 송진은 일반적으로 로진(rosin)과 터펜틴(turpentine)이 혼합되어 있는 혼합물로 대개 수지(resin)로 불리고 있다. 로진은 일상적인 온도 조건 하에서 부스러지기 쉬운 고체 상태로 남게 되는 물질을 일컫는 용어이다. 반면에 터펜틴은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도 쉽게 휘발되는 성질을 지닌다. 적절한 인공건조 스케줄을 적용하여 목재를 건조하면 목재로부터 터펜틴이 자연스럽게 제거되어 결국 고체 상태의 로진만 남게 된다. 그러나 일반 건축용으로 시판되는 생재상태의 제재목이나 또는 적절하지 못한 건조 스케줄로 건조시킨 제재목에서는 터펜틴이 잔류해 로진과의 혼합된 상태로 남아있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남게된 수지는 순수한 로진보다도 훨씬 낮은 온도에서 용융될 수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수지가 재면으로 흘러나오게 된다. 이런 목재의 표면에 도장을 하게 되면 수지가 도막을 뚫고 흘러 나오거나 도막에 변색이나 기포를 유발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결함은 수지구나 세포내강 내에 갇혀 있던 공기가 주위의 온도 변화에 따라 수축, 팽창하게 되어 수지를 강제로 밖으로 유출시킴에 따라 서서히 발생하게 된다. 태양 광선이 주택의 남쪽 면을 비추는 경우처럼 목재가 가열될 때 가장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일단 끈적끈적한 수지가 재면에 머무르게 되면 터펜틴이 휘발되어 단단한 로진 덩어리들만 염주 모양으로 재면에 남게 되는데 이런 재면에 도장하면 수지가 도막으로 확산되어 변색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낙우송, 티크, 삼나무류 등과 같은 일부 목재에 존재하는 방향성 기름 성분 역시 도장시 문제를 일으킬 수가 있다. 이들 기름 성분은 쉽게 결정화되지 않는 액체 또는 고체 상태의 혼합물로 존재한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자주 쓰이는 많은 종류의 도료에 의해 용해되는 성질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도장시 변색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가 있다. 또한 도막의 건조를 지연시켜 끈적끈적한 상태로 남아있게 만들기도 하며 도막의 주름, 도막 내의 기포 또는 일상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도막의 분해 등과 같은 결함을 유발하기도 한다.

일부 기름 성분은 끓는점이 높기 때문에 목재의 인공건조시 적용한 높은 온도 조건 하에서도 매우 서서히 휘발되는 경우도 있다. 적절한 인공건조 스케줄을 적용하여 목재를 건조만 해준다면 수지나 기름 성분 등에 의해 발생하는 도막의 결함은 대개 줄어들게 될 것이다. 그러나 도장 처리된 제품에 방향성의 향기가 필요한 경우에는 기름 성분이 너무 많이 제거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한다.

폰데로사소나무나 잣나무의 심재에 흰색이나 옅은 색의 페인트를 도장하게 되면 황색 또는 갈색 계통의 변색이 일어나는 경우가 가끔 있다. 이런 변색은 수지구 바로 위에서부터 대개 시작되어 그후 심재 위의 도막 전역으로 확산되어 나가지만 변재의 도막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게 된다.
이 변색은 심재의 수지에 함유되어 있는 특정 물질에 의한 것으로써 페인트 도장시 목재가 축축하게 습윤되어 있는 경우에 대개 발생하지만 건조된 목재에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변색은 태양 광선에 의해 퇴색되기 때문에 외장용 목재에서는 그리 큰 문제의 소지가 되지 않고 있다.

제조 조건에 따른 특성
① 연륜 배열
원목을 제재하는 방법에 따라 연륜의 배열 상태와 그에 따른 도장성이 영향을 받게 된다. 제재목은 판목, 정목 및 추정목 목재로 분류된다. 판목 목재는 정목의 것보다 수축과 팽창을 더 많이 일으키며 또한 더 넓고 짙은 색의 추재를 지닌다. 따라서 정목의 목재를 사용하는 것이 판목의 목재를 사용하는 것보다 도막의 부착력 측면에서 더 바람직할 것이다. 활엽수재의 정목 목재는 판목의 것보다 도막의 부착력이 더 좋으나 침엽수재의 경우에 비하면 그 차이는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② 재면 상태(나무갗)
건조 후의 제재목은 거칠게 제재된 상태 그대로 이용하거나 평활하게 재면을 조정한 다음 이용하기도 한다. 불투명 도료인 페인트는 평활한 정목 목재에서 더 오래 견딜 수 있다. 침투형 착색제처럼 목재의 외관을 심하게 은폐하지 않는 마감재료는 거칠게 제재된 판목 목재에 처리해 주는 것이 더 바람직한데 이들은 거칠게 제재된 제재목에 전원풍의 맛을 부여해 줄 뿐만 아니라 목리와 재면의 질감을 그대로 드러내 보여주는 장점을 지니게 된다. 새로운 합판에 처음으로 페인트를 도장하는 경우 거친 면의 것이 더 많은 양의 페인트를 흡수하기 때문에 평활한 면의 합판보다는 거친 면의 합판에 도장된 페인트 도막이 더 오래 견딜 수 있게 될 것이다.

<다음호에 계속됩니다.>
국민대학교 임산생명공학과 엄영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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