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산림과학원 재료공학과 심국보 박사


우리나라 목조건축의 찬란한 역사는 현존하는 문화유산이나 문서에 남아있는 기록물을 통해 입증되고 있다.
현대 기술로도 재현이 불가능하다는 높이 80미터에 달하는 황룡사 9층 목탑, 1300년이 넘게 건재한 부석사 무량수전, 단일 목조건축물로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종묘, 서울 한복판에 자리하여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경복궁과 창덕궁에서부터 우리 조상이 지내셨던 소박한 초가삼간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삶은 목조건축과 함께 하여 왔다. 
한때 사그라지던 목재문화는 근래에 되살아나고 있다. 탄소저장고인 목재의 이용이 기후변화를 억제한다는 점, 목재가 재생 가능한 유일한 천연자원이라는 점, 환경에 가장 친화적이며 사람에게 유익한 재료라는 점과 같은 목재의 장점이 널리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우리의 뼛속에 저장된 목재에 대한 그리움이 되살아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철골조나 강화 콘크리트로 지어진 고층 빌딩의 입구와 같이 이목이 집중되는 위치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목재 또는 목재무늬 마감재는 우리의 목재에 대한 선호도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예이다.
목재 이용을 촉진하기 위한 ‘목재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한 법률’과 같은 제도, 목재관련 한국산업규격(KS)의 산림청 이관 등은 되살아나는 목재이용 흐름을 촉진하는 제도이다.
우리 선조의 목재이용 방식은 우리 산에서 자라는 나무를 가장 알맞게 이용하도록 특화되어 있었다.
비교적 큰 단면의 목재를 가능하면 적게 가공하고 철물을 사용하지 않고 건축물을 완성하는 우수한 건축방법도 그중 하나이다. 빠른 경제성장으로 생활의 여유를 찾기 시작하면서부터 도입한, 작은 목재를 연속적으로 사용하여 집을 짓는 북미식 경량목조건축 양식도 우리의 목재이용 문화에 어울리도록 큰 목재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등허리를 지질 수 있는 뜨끈한 온돌과 다양한 실내외 공간의 활용도 한국화된 목조주택의 특징이다. 
목재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목재이용이 증가할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목재이용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잠재되어 있는 우리의 목재 문화를 되살리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빨리 더욱 풍부한 목재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2018년 서울에서 개최되는 세계목조건축대회가 기여하기를 바란다. 조금씩 되살아나는 목조건축이 급격히 증가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단독주택 위주의 목조건축을 중대형의 목조건축으로 전환하고, 어디에서나 쉽게 목재를 만지고 느끼는 날을 앞당길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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